통일은 전문가 손으로 하는 것 아닌 대중운동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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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은 전문가 손으로 하는 것 아닌 대중운동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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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0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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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욱 총무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 EYCK)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지난 1984년 일본 도잔소에서 남-북 교회 지도자간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 역사적인 만남을 통해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을 향한 교류가 시작되고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논의들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로 지난 2014년에 세계교회협의회(WCC)가 남북교회의 지도자들과 세계 35개 교단 대표 60여명을 초청하여 스위스 보세이에서 ‘한반도 정의, 평화와 화해에 관한 국제협의회’를 가졌다. 이는 정부 차원이나 민간 차원에서의 남?북 간에 만남이 거의 없는 현재의 분단 상황을 고려한다면 역사적인 자리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2014년은 도잔소 프로세스 3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3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루지 못한 통일과 평화와 통일을 향한 남-북 교회의 만남은 아직도 WCC를 통해서만 만나야 한다는 사실은 오늘을 사는 한국교회 통일운동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단면이라 생각한다. 세계교회가 평화와 통일을 위해 한국교회에게 보여준 헌신과 수고는 말로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통일 운동이 쇠락해가는 지금, 크게 진전된 모습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지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 우리나라는 남-북 정상회담을 두 차례나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많은 성과와 국민적 희망을 일으켜 냈다. 국가 차원에서 만들어내는 합의의 결과들은 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이 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뛰어 넘었다. 그렇기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의 대북정책과 통일운동은 한반도의 갈등과 위기를 더욱 높이고만 있는 현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것으로만 본다면 통일을 위해 해야 민간 통일운동이 할 일의 핵심은 정권교체가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통일운동은 대중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 소수 전문가들의 운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높은 수준에서 이야기되는 통일 담론이 아니라, 국민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수준의 대중 운동이 되어야 한다.


통일이라는 그 꿈은 너무나도 막막하다. 5년, 10년, 20년 후의 모습은 어떠할지 상상해 보아야 한다. 그 상상력이 우리를 통일로 가는 한 걸음을 인도해 주리라 생각한다. 우리의 작은 일상에서 통일의 꿈을 꾸고, 통일을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통일은 가정과 직장, 학교와 교회에서 통일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아주 다양하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서로 협력한다면 아주 큰 힘이 될 것이다. 통일의 꿈을 자유롭게 펼쳐나갈 수 있도록 교회가 든든하고 넉넉한 품으로 안아주어야 하겠다.


광복절에 맞춰 발표되는 평화통일 남북/북남 공동기도주일 기도문을 널리 알리는 일과 남과 북의 교회가 한 자리에 모여 예배를 드리는 일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남쪽 교회가 각자의 자리에서 평화통일 기도주일을 한 마음으로 드리는 범 교단적 차원의 운동이 필요하다.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 더 나아가 평화조약 체결의 중요성을 알리는 범국민적 캠페인이 필요하다. 대북제재를 위한 군사훈련에 참여하는 국가의 교회가 자국의 정부에게 군사 훈련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펴는 것도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평화와 화해의 세대를 열어나갈 세대들인 청년들이 우리의 문제를 우리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청년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차세대 지도력 개발을 위해 청년과 여성의 참여를 의무적으로 보장하고 교육/양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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