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 어렵게 하는 학원 ‘주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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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성수 어렵게 하는 학원 ‘주말수업’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7.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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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민단체,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 촉구…석연치 않은 토론회 무산 논란
▲ "공부와 쉼의 균형을 회복해야 합니다"

2015년 사교육비 총액은 33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학생 1인당 사교육비는 23만 9천원에 이르고 있다. 청소년들의 주당 학습시간도 OECD 평균 33.9시간보다 월등히 많은 49.4시간으로 가장 많으며, 주말 평균 학원수강 시간은 중학생 2.33시간, 고등학생 3.21시간이나 된다.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세계은행(World Bank) 김용 총재는 “한국 교육제도는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학생과 가족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며 “대입제도를 개선해 학생들의 심리적 부담과 사교육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3) 수학분야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지만, 자아효능감은 조사대상 65개국 중 62위에 불과했다. OECD 국가 중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는 최하위였다.

특히 1990년대에는 학원들이 자체적으로 자제했던 ‘주말 수업’이 주5일제 도입 이후 활성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또 학원법에서 10시 이후 수업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 점도 학원들이 주말 수업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현장에서는 보고 있다.

문제는 주말 수업이 늘어나면서, 그렇지 않아도 과도한 사교육으로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31조에서 ‘아동(만18세 미만)은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고 밝힌 내용은 우리 청소년들에게는 갈수록 먼 이야기가 되고 있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보면, 학원들의 주말 수업은 다음세대들이 온전히 주일을 지키는 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더욱 우려되는 대목이다.

이에 지난해부터 교육단체와 시민단체들이 뜻을 모아 주말에는 고된 학습노동을 중단하자는 실천운동으로 ‘쉼이 있는 교육’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독교사단체 ‘좋은교사운동’, 한국YMCA 전국연맹, 서울YWCA,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청소년과놀이문화연구소, 아이건강국민연대,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가 동참해 ‘쉼’과 ‘학습’이 조화와 균형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쉼이 있는 교육'은 지난 29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를 촉구하고,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정된 토론회가 무산된 데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쉼이 있는 교육’이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과 함께 지난 29일 국회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정책토론회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좋은교사운동 김진우 공동대표는 토론회가 무산된 배경에 대해 “지난 금요일(24일) 갑자기 김상민 의원실에서 ‘당 지도부’가 반대해 토론회를 개최하기 어렵게 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원내대표와 정책위 의장까지 축사하기로 했던 토론회를 무산시킨 당 지도부가 누구인지 문의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쉼이 있는 교육’에 참여하는 단체들은 당초 오후에 예정됐던 토론회 대신 오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원휴일휴무제’를 법제화를 정부와 정치권에 촉구하고 토론회 무산에 대해 규탄했다.

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시간을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으로는 입시경쟁 자체를 완화해야 하지만 단시일 내에는 어렵고 경쟁 자체가 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며 “경쟁을 하더라도 넘지 말아야 할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는 측면에서 ‘학원휴일휴무제’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또 “학원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학원휴일휴무제를 추진할 수 있는 저력을 지닌 정치인을 찾기 어렵다”며 “정부와 국회는 이익단체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학생과 학부모들의 절실한 고통에 응답해 법제화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토론회 무산배경에 학원계의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추측하면서, 조만간 토론회를 재추진하겠다고 밝히고 현장에 있는 기자들에게 토론회 자료집을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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