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네팔구호, 현지 역량강화 높이 평가”
상태바
“한국교회 네팔구호, 현지 역량강화 높이 평가”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7.30 10: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D·WD 중장기 복구 본격화, 23일 현지 긴급좌담회 중간평가 가져
▲ 한국교회봉사단은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네팔 3차 구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돌아왔다. 네팔 구호사업이 중장기 복구단계로 전환된 가운데, 현지에서 긴급좌담회를 갖고 그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과제를 점검해봤다. 사진은 왼쪽부터 천영철 사무총장, 공동상임단장 정성진, 유만석 목사.

재난 초기 긴급구호활동을 전개해온 KD·WD는 지난 20일~25일에는 현지를 방문해 3차 구호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3차 프로젝트는 누와코트 임시교실 지원사업과 박타푸르 임시거주지 마련을 사업방향으로 정하고 앞으로 21만 달러를 집행하게 된다.

특별히 한국교회 네팔지원 사업이 중장기 사역으로 전환됐다는 점에서, 네팔 구호사업에 대한 중간평가와 향후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인식에서 출발해 취재진은 네팔 현지에서 구호단 대표들과 긴급좌담회를 가졌다.

현지 일정이 빠듯해 네팔 숙소 로비와 경유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긴급좌담회를 진행했으며,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공동상임단장)와 수원 명성교회 유만석 목사(공동상임단장), 천영철 목사(사무총장)가 함께했다.

- 한국교회 네팔 구호사업에 대한 중간평가를 한다면?

정성진 목사(이하 정성진)= 아이티 지진에서 우리를 교훈을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티 구호활동은 우리의 경험 미숙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은 바 있습니다. 모 교단에서는 재정 때문에 적지 않은 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그런 것을 보면 한국교회가 직접 사람을 투입해 일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목사(공동상임단장)

네팔 1,2차 긴급구호를 진행하면서 우리는 현지 파트너가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특별히 KD·WD는 이번 방문기간 한국교회가 해외교회와 함께 구호활동을 전개하는 의미에서 세계루터교회연맹(LWF) 네팔지부와 협약을 맺었습니다. 특히 어느 선교지보다 선교사들 간 연합이 잘되고 있는 네팔선교사협의회와 협력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천영철 목사(이하 천영철)=KD·WD는 현지에서 믿을 만하고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단체들과 협력할 것을 방향으로 정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네팔선교사협의회와 초기 단계부터 이미 협력해왔고, 30년 전부터 네팔에서 활동하고 있는 LWF 네팔지부와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지금까지를 봐서는 매우 효과적인 방향으로 여겨지고, 현지에 힘을 더 실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여집니다.

- 한국교회가 연합해서 구호활동을 전개한다는 의미는 무엇이고 그 역할은 어떠해야 할까요?

유만석 목사(이하 유만석)=한국교회가 어떤 성과주의나 실적 과시주의에서 탈피했으면 좋겠습니다. 교단 이기주의, 개교회주의 때문에 그동안 일관성 있게 지원되지 못하고 서로 경쟁적인 구호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교회가 창구를 단일화해서 공평한 분배, 현실성 있는 구호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대신 연합봉사기관은 한국교회가 모은 헌금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실무자들이 구호금을 집행할 때 꼼꼼하게 영수증 하나까지 확인하고, 지원 물품들을 사진으로 찍는 것을 직접 지켜보면서, 처음 구호 현장에 동행한 저는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서 언급된 것처럼 구호활동에 있어 한국교회의 연대 필요성이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말에는 주요 교단들이 한국교회 ‘네팔구호 연석회의’를 구성했는데요.

천영철=아이티나 필리핀 구호활동을 하면서도 한국교회 안에 연합을 위한 시도들이 있었습니다. 이번 연석회의도 같은 취지에서 6~7개 교단들이 뜻을 모았습니다. 연석회의는 재정창구를 일원화하자는 것이라기보다는 정보를 서로 교류해 중복지원을 피하고자 하는 목적에 만들어졌습니다. 간사단체를 맡은 KD·WD는 앞으로 지원 상황을 업데이트하고 더 많은 교단들이 참여해 하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정성진=연석회의는 일종의 낮은 단계의 방식은 연합인데, 이런 경험을 살리면 공고한 연합으로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한국교회가 봉사로 하나 되자는 게 목표입니다. 향후 재해가 발생할 경우 이런 연합을 통해 전체가 하나 되고, 긴급구호와 재정지원도 한 우산 아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네팔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한국교회 성도들의 모금액이 예상 외로 상당했습니다. 모금액 집행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 수원명성교회 유만석 목사(공동상임단장)

유만석= 피해규모가 아이티나 필리핀 때보다 작았지만, 언론 등을 통해 긴급지원 필요성이 잘 나타나 한국교회 안에 모금이 잘 이뤄졌습니다. 무엇보다 선명하고 투명한 자금집행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입니다. 많은 NGO들이 구호활동 과정에 행정비를 지나치게 지출하고 있다는 우려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교봉은 그런 부분을 자체 운영비를 최소화하고 성금을 최대한 현지에 많이 전달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정성진=‘시민단체에 시민이 없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NGO들의 문제는 조직이 거대화되면서 비용을 조직운영에 많이 쓴다는 것입니다. 조직을 어떻게 슬림화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 단체는 좀 더 순수성을 유지하며, 모범적이고 철저한 행정처리가 필요합니다.

천영철=한교봉은 교회를 기반으로 하는 봉사단체입니다. 교회들을 멤버십으로 하고 있고, 교단 연합적 성격으로 지도부를 구성해 한국교회 총의를 모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서울시에 등록해 공개 모금을 하고 있어, 기금을 목적에 맞게 집행하는 것은 당연한 과제입니다.

-재난이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예를 들어 예장통합의 경우 긴급구호자금을 두고 있어 재난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이 우선 시작하는데, 이런 점에 대한 생각은?

천영철=재난이 발생했을 때 모금을 신청해 승인을 받는 데 일주일 정도가 걸립니다. 당장에 지원 자금이 통장에 없을 때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한 재난지역을 위해 모금된 금액의 일부를 남겨뒀다 다른 곳에 사용해서도 안됩니다.

그동안은 재난 초기 이사로 참여하는 목사님들의 지원으로 긴급구호를 진행했지만, 긴급구호를 위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성진=긴급구호금 마련 시스템은 매우 일리 있는 지적이고 필요해 보입니다. 긴급구호금에 대해 더 검토하고 이사회에서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KD·WD는 국내외 구호활동을 위한 역할을 나눠지고 있습니다. 북한 구호사역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가요?

▲ 한교봉 천영철 목사(사무총장)

천영철=광복70주년, 분단 70년이라는 시점에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한 구호사업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현재 북한 디아코니아 사역을 추진 중에 있으며, 조만간 통일부에 법인등록을 허가하면 통일시대를 대비한 활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국내외 뿐 아니라 북한을 위한 구호사역으로 확대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가면서 네팔 지진피해 이재민들이 잊혀 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한국교회 향한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유만석=네팔선교사협의회도 그렇고, 한교봉도 지진피해를 입은 교회의 재건사업은 모두 올 하반기로 미뤄놓았습니다. 이재민들을 위한 주택과 학교를 먼저 짓도록 한 것은 매우 칭찬할 만한 결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교봉의 궁극적 목표는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현지 교회들의 복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한국교회가 네팔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정성진=주민들을 먼저 돕기로 선교사회가 결의했다고 들었습니다. 현지 선교사들이 참 지혜롭습니다. KD·WD의 지원이 네팔교회와 선교사들의 입지를 견고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진행 상황을 잘 파악해가며 4차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관심이 중요합니다.

천영철=많은 교회와 교인들이 모금에 동참해 주셔서 한교봉은 지금까지 약 6억원 정도를 네팔에 지원하였습니다. 중장기 복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는데, 향후 효과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후원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