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을 위한 외침, 다시 ‘통일’을 부르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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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국을 위한 외침, 다시 ‘통일’을 부르짖자”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7.2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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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70년, 다시 ‘애국(愛國)’으로 되돌아가자

올해로 광복 70년을 맞이했지만, 통일은 여전히 우리 민족의 오랜 숙원으로 남아있다. 1945년 외세에 의한 강압적 분단 후 오늘날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큰 은총으로 800만 성도라는 복음의 결실을 이루게 됐지만, 북한의 실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참담한 상황이다. 북한주민은 극심한 가난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으며, 지하교회 성도들은 정치적 탄압과 인권 유린으로 고난당하고 있다. 
민족 분단의 비극 속에서 십자가의 사랑을 전하고, 그 사랑으로 하나 됨을 말해야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평화통일’은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통일을 위해 기독교인들이 붙잡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무엇일까. 광복 분단 70년을 맞아 본지는 통일을 위한 기초적 가치를 ‘나라 사랑(애국)’에서 찾고 이를 위한 그리스도인의 역할과 과제를 모색했다.

▲ 분단의 이념적 장벽을 허무는 일은 나라를 위한 간절한 ‘기도’에서부터 시작된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는 매주 목요일 저녁 통일을 위해 뜨겁게 기도하는 구국기도회를 열고 있다. (사진제공: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신앙의 실천, ‘나라 사랑’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이웃을 사랑할 수 없듯이 나라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세계를 사랑할 수는 없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민족을 사랑할 수 없고, 민족을 사랑하는 것을 배우지 않고서는 진정한 인류애를 배울 수 없기 때문이다.

정종훈 교수(연세대)는 “기독교 신앙은 하나님 나라의 확장으로서 나라 사랑을 요구한다. 성서와 기독교 신앙 전통이 전하는 하나님 나라는 죽음 이후 시작되는 내세적인 나라가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 가운데 이미 시작됐고, 시작되어야 하는 나라”라며, 우리나라 위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려는 노력이 ‘나라 사랑’의 실천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도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애국심’을 신앙의 실천으로 생각했다. 한국의 초대 기독교인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갖는다는 말은 곧 애국심을 갖는다는 말과 같은 것으로 여겨졌다. 일제강점기 한국교회는 일제의 침략에 대한 민족 해방과 봉건적 사회질서에 대한 민중해방을 선교의 과제로 인식하고 투쟁했다.

이는 “한국교회가 지닌 가장 흥미 있는 양상의 하나는 애국심”이라고 표현한 1895년 미국 북장로교 해외 선교부가 발행한 로버트 F. 스피어 총무의 ‘한국선교보고서’에서도 잘 나타나있다.  

그러나 기독교의 ‘민족애(民族愛)’는 타민족에 배타적인 ‘애국주의’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애국주의가 지나치면 다른 나라의 애국주의와 충돌함으로 국제적 갈등과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기독교 신앙이 말하는 민족애는 성경적이고 복음주의적 견해로 자기 민족을 사랑하듯 타 민족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는 보편적 가치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애국’은 통일 향한 관심에서 시작

민족 분단의 현실에서 진정한 ‘애국’은 남북통일을 향한 관심으로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은 매우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통일세대라고 할 수 있는 ‘다음세대’의 통일 의식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2012년 학원복음화협의회가 글로벌 리서치에 의뢰해 전국의 대학생과 대학원생 1천35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북통일이 반드시 돼야 한다”는 응답자는 6.8%에 불과했고, 심지어 “통일될 경우 통일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응답자는 62.6%나 됐다.

분단의 역사는 길어지고 있고, 민족의 이질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부담과 북한 정권에 대한 혐오감을 이유로 통일을 반대하는 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제강점기 구국을 말하고 일선에서 독립을 외쳤던 한국교회의 애국애족 신앙도 흐려져 가고 있다. 주도홍 교수(백석대)는 그의 저서 ‘통일로 향하는 교회의 길’에서 6.25전쟁 전후 한국교회가 북한 공산당이 가한 적대의식의 체험들로 인해 한국교회가 ‘체험적 반공주의’로 경직됐으며, 그 결과 성경이 말하는 본질적 사랑까지 놓치게 됐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1990년대까지 한국교회는 그토록 ‘오직 성경’을 강조하다가도 북한을 향해서는 어느 순간 이데올로기적 강한 증오를 숨기지 않았다. 아니 강한 반공이 깊은 신앙이라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고 설명한다. 진정한 마음의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불신과 대결의 냉전 반세기를 살아가며 우리 마음에 쌓인 증오의 장벽, 분단의 장벽부터 허물고 화해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것.

이어 그는 “‘십자가의 복음’은 이 모든 이념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할 힘과 능력이 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교회는 잘못된 사상과 이념의 노예가 된 북한 동포들을 터부시하며 미움과 타도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긍휼의 대상이며 선교의 대상, 예수님의 사랑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데올로기로 인한 갈등 속에서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민족을 품고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있다. 그는 바로 민족 복음화운동의 선구자이자 CCC(한국대학생선교회)의 설립자 유성 김준곤 목사다.

그는 6·25 때 공산군에 의해 아내와 부친을 잃고, 철저한 반공주의자로 살아왔다. 그러나 복음적 사랑을 통해 진정한 민족애를 깨달으면서 이를 실천에 옮겼고 꾸준히 민족복음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민족복음화를 통한 세계복음화”라는 그의 꿈은 남한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었다. 

김준곤 목사는 먼저 한반도에 예수 혁명으로 인한 민족의 복음화를 강조했다. 그에게 성령은 통일의 영이었다. 특히 그는 매일 오후 1시에 1분 동안 남북통일과 민족, 세계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는 ‘1.1.1 기도운동’을 일으켰다. 지금도 ‘1.1.1 기도운동’은 CCC를 중심으로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퍼져나가고 있다. 

#다시 ‘사랑’으로 통일을 부르짖자

분단의 이념적 장벽을 허무는 일은 나라를 위한 간절한 ‘기도’에서부터 시작된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사무총장 이관우 목사는 “성서의 위대한 인물들은 모두 애국자였다. 대표적으로 모세, 느헤미야, 예레미야, 바울 등 구약의 선조들의 중심에는 민족을 향한 기도가 살아있었다. 예수님도 장차 멸망당할 위기에 있는 예루살렘을 보며 눈물 흘리셨다”며 “나라를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민족과 통일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성경에서 민족 회복에 대한 메시지는 ‘회개’에서부터 시작된다. 올해가 분단 70년인 만큼 2015년은 우리 민족에게 특별한 기회의 시간이 될 것”며 “민족 열조들이 범했던 죄를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할 때 통일이라는 큰 축복을 허락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통일이 되면, 고난의 영성으로 무장된 북한교회 성도들과 함께 민족복음화와 세계 복음화를 위해 크게 쓰임 받는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교회의 중심의 구국기도 운동’을 제안한 이상규 교수(고신대)는 “지금은 구국기도가 단순한 보수교회 차원의 움직임으로만 읽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모든 기독교인은 이웃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더욱이 분단의 현실 속에서 한국의 기독교인들은 평화통일과 구국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성경적인 태도”고 설명했다.

분단 70년이 되는 올해 어떠한 이데올로기와 이념 논쟁을 떠나 무엇보다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다시 통일을 말하고, 나라를 위한 뜨거운 기도의 불길을 일으켜야 한다. 또한 통일에 대한 부정적 태도의 원인이 되는 경제적 부담에 대한 염려와 남북의 이질감을 극복하기 위해 교회가 일선에 나서야 할 때다. 

김준곤 목사가 생전에 남긴 글이다. “한 손에 쌀을, 한손에는 복음을 가지고 가면 5년 이내에 북한 동포의 80퍼센트가 예수 믿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7천만의 복음 민족이 태어나는 고고의 소리를 들어봅시다. 우리가 조금 더 감격해야 되겠고, 힘을 내야 되겠고, 눈물이 있어야겠습니다. 동족을 사랑하려면 복음과 사랑을 주어야 하고, 그 사랑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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