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전쟁, 역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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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근, 전쟁, 역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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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7.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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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일 목사 / 동네작은교회

메르스가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진정 국면으로 돌아서기를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옛날 말로 하면 역병이라고 불렀던 전염병은 사실 한두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국가적 재앙이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고 범위가 넓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재앙이기에 전염병은 국가의 문제이며 정부가 최우선으로 사태를 종료시켜야 할 중차대한 문제이다. 발생의 원인으로 개인의 처사를 비판하거나 한두개의 병원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메르스 사태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구약에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이 악을 행하고 공평과 정의가 무너져 버릴 때 마지막 카드로 던지신 세 가지의 도구가 바로 기근과 전쟁과 역병이었다. 원래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사랑하시고 그들을 통해 이 땅 위에 하나님의 통치를 실현하시며 복의 근원으로 삼기를 원하셨다. 하나님은 그들을 복주시고 그들의 존재를 통해 온 열방이 다시 하나님께 돌아오기를 기대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본래의 목적을 잃어 벼렸고 약속을 잊은 채 제멋대로 패악의 길로 들어갔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던지신 상황은 바로 기근과 전쟁과 역병이었다.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으시는 하나님의 속마음은 어서 빨리 회개하고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호소였다. 혹독한 상황이 와서야 그들은 재를 뒤집어쓰고 눈물을 흘리고 다시 왕으로 부터 시작해서 모든 백성이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이 일상에서 충분히 그분의 뜻을 이스라엘에게 알리셨다. 일반적이며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이 존재해 있었다. 기근이나 전쟁이나 역병이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방법으로 그분의 뜻을 보여주시는 통로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를 통한 계시였다. 왕은 하나님을 대신해서 이 땅의 통치를 이루게 되고 제사장은 백성들을 돌보며 그들의 연약함을 하나님께 아뢰며 하나님을 가까이 모실 수 있게 하고 선지자는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을 가감 없이 지도자들과 백성들에게 증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 세 가지의 역할이 제대로 작동될 때에는 기근과 전쟁과 역병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그러나 왕과 제사장이 타락해 제멋대로 패악질을 하고 선지자의 계시가 더 이상 백성들의 귀에 들려 지지 않게 될 때 이스라엘은 여지없이 심판의 상황으로 빠지게 되었고 그들은 기근과 전쟁과 역병으로 고통의 시절을 보내게 되었다.


오늘 한국의 상황에서 적용해 볼 때 메르스와 극심한 가뭄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리신 하나님의 마지막 카드와 다르지 않다. 세계최고의 의료기술과 전 국민을 IT로 연결해 내는 정보기술, 세계가 놀라는 초고속 성장의 경제적 잠재성 등은 방역에 구멍이 뚫리고 나면, 수개월 비만 내리지 않아도, 북한의 핵미사일 소식 앞에 속수무책이다. 즉 이 상황은 우리가 무엇을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본질적인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의 기능이 다 무너져 버린 것이다. 그들이 전부 타락해 버린 것이다.


더 이상 보편적이고 일상적이며 상식적으로 들을 수 있는 하나님의 음성이 전부 차단되고 거부되고 막혀버리는 형국이 된 것이다. 동성애 축제가 메르스의 원인이라는 SNS 메시지를 수 도 없이 받아 보았다. 크리스천들은 더 이상 서로를 속이지 말았으면 한다. 동성애 죄악을 암시하는 소돔성이 멸망한 것은 그들의 최악에 큰 문제가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 속에 의인이 있으면 기꺼이 그 심판을 물리실 마음이 있었던 분이다. 그분과 아브라함의 대화가 성경에 버젓이 나와 있고 의인 열 명을 찾아 그 성에 들어가 롯을 만나는 사건이 창세기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데 의인 열 명이 없이 멸망한 소돔과 고모라의 심판에서 동성애를 원인으로 찾아서 그걸 한국사회와 교회에 적용하겠다는 발상은 더 이상 우리가 언약의 백성, 아브라함의 후손임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한국사회가 멸망하고 타락한다면 그것은 동성애 축제가 아니라 의인으로 살기를 포기한 한국교회 때문이다. 이 땅에 의인 열 명을 찾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는 바로 한국교회이다. 베드로 사도가 말했듯이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역할 감당하기를 포기하면 이 나라는 기근과 역병과 전쟁의 상황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가뭄과 전염병으로 온 나라가 도탄에 빠져 있다.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의 역할이 무너졌다는 신호이다. 우리가 스스로 인정하듯 한국교회가 지도자로 부터 시작해 심각하게 타락해 버렸다. 기근과 역병이 일어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이다.


메르스 때문에 악수를 삼가라고 주보에 게재하고 성도들의 모임을 줄줄이 취소하고 아이들을 교회에 보내지 않는 이 지경에 이른 것이 한국교회이다. 과연 기근과 역병이 끝날 수 있을까? 왕과 제사장, 선지자로 부름받은 교회들이 이 지경이면 소망이 보이지 않는다. 비상 구국기도회라도 열어야 되지 않을까?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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