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자연 총장 사퇴… 총신대 사태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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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자연 총장 사퇴… 총신대 사태에 미칠 영향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07.0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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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해결은 김영우 이사장과 차기 임원회 몫으로

최근 길자연 목사가 총신대 총장직에서 사퇴했다. 길 목사의 사퇴와 관련해 총신대 재단이사회는 “개방이사를 신속하게 선임하여 재단이사회를 정상화하는 조건으로 길자연 목사가 총장직을 사임했다”는 공고를 홈페이지에 띄웠다.

길 목사의 정년과 관련된 논란으로부터 총신대와 총회간의 갈등이 시작된 만큼 길 목사 사퇴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지만 향후 사태 해결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다.

길 목사가 전격 자진 사퇴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길 목사 측은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 스스로가 결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사임을 계기로 학교 운영과 총회와의 관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에 대한 조건으로 ‘개방이사’ 선임을 내세운 것.

길 목사가 본인의 거취를 총신대 사태 해결의 카드로 쓰려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백남선 총회장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총회와 재단이사회가 6월 10일까지 재단이사회를 정상화시킨다면 본인은 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거래를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길 목사의 제안에 대해  백남선 총회장이 “총장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다. 총신대는 정관부터 개정하라”며, 단박에 거절하면서 길 총장의 사의는 해결 카드로서 힘을 잃게 됐다.

때문에 100회 총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부와의 재판과 더불어 건강이 좋지 않은 사모의 간병을 위해서도 길 목사가 ‘버티기’보다는 품위 있게 스스로 내려오는 것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총신대와 총회 간 갈등의 골이 단순히 한 사람의 사퇴로 일단락되지 않을 만큼 깊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미 양쪽은 법정공방을 겪으며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임기가 끝나가는 백남선 총회장과 길자연 목사가 물러나면, 총신대 사태의 ‘열쇠’는 김영우 재단이사장과 차기 총회 임원진들에게 넘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우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학교의 주인은 이사회다. 이사회는 국가가 공인하는 법인체”라며 “총신대 이사 가운데 나를 포함해 아무도 학교를 자기 것으로 하려는 사람이 없다. 사유화 주장은 날조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총회와 학교가 각각 교단법과 사회법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김 이사장은 ‘재단이사와 총장의 정년을 70세로 한다’는 교단 결의를 소급적용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총회는 학교법인의 재단이사회에 법적 권한이 있다 해도, 총회 없는 총회 신학교는 존재할 수 없다며 총회의 권위와 법제도 아래 학교가 승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굳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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