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는 목회자 정서 건강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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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회는 목회자 정서 건강에서 시작”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07.01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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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교회, 피터 스카지로 목사 초청 ‘건강한 교회 세미나’

성장 지향주의는 교회 건강성의 적

하나님과의 동행보다 사역에만 집중


‘건강한 교회’에 대한 피터 스카지로 목사의 대안은 ‘정서’다. 특히 강조된 부분은 ‘정서적으로 건강한 영성’.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건강한 교회를 원한다면 정서적으로 건강한 영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난 29일과 30일 양일간 온누리교회 양재성전에서 열린 ‘건강한 교회 세미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피터 스카지로 목사, 제리 스카지로 부부는 “미국은 물론 유럽이나 아시아 등 여러 나라들을 방문했지만 많은 교회들이 비슷한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있었다”면서 교회의 건강성에 대한 관심이 한국교회를 넘어 세계적인 관심사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확인했다.

# ‘과도한 업무’ 교회와 사회 닮은꼴

스카지로 목사가 지목한 교회의 건강성을 해치는 주 요인은 성장 지향주의와 과도한 업무. 교회와 사회가 별반 다를 것 없이 하나의 흐름을 보인다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다.

▲ 피터 스카지로 목사는 '건강한 교회'로의 변화는 '정서적으로 건강한 목회자의 영성'이 담보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교회들이 너무 바쁘고, 너무 많은 일을 하며, 빨리 성장하려고 한다. 그리고 많은 교회들이 숫자와 크기에 집착한다.” 스카지로 목사는 이를 이유로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이제 관심의 방향을 돌려 ‘정서적 건강’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건강한 정서가 바탕이 되지 않은 기독교 영성은 자기 자신 및 하나님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뉴욕에 뉴라이프펠로십교회를 설립해 사모와 함께 18년 동안 사역한 이후 얻은 결론이기도 하다.

스카지로 목사 또한 사역의 한계성을 경험한 목회자. “개척 이후 교회가 부흥하고 성장하는 등 사역의 열매가 있었지만, 이것이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많았다”는 고백은 많은 목회자들 또한 이런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에 부딪힌 제리 스카지로 사모는 남편의 교회를 떠나 다른 교회에서 사역을 시작했고, ‘정서적 건강과 영성’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문제가 내 안에 있었고, 결국 정서적인 것이었다”는 말도 덧붙인다. 스카지로 목사 또한 “교회가 성장하고 많은 일들을 하면서 사역에 집중하다 보니 신앙 속에서의 중요한 주제들을 지나쳤다. 숫자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속 사람은 부패하고 영혼은 메마르고 아픈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 자기 만족을 위한 사역 지양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영성은 사역은 물론 개인의 영적 건강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 병들어가는 영성의 징후들은 생활 전반에서 발견되는데, 그 징후들은 10가지로 요약된다. △내 만족을 위해 하나님의 일을 한다 △분노, 슬픔, 두려움의 감정은 즉시 억누른다 △음악, 미술, 기쁨 같은 욕구는 왠지 사치라고 생각한다 △발목을 잡는 과거를 덮어두려고만 한다 △‘속된 것’과 ‘거룩한 것’을 칼같이 나눈다 △하나님과 동행하기보다 사역에만 바쁘다 △사람과의 갈등은 무조건 피한다 △상처, 약점, 실패는 철저히 은폐한다 △내 한계를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판단한다는 등이다.

▲ '내 만족을 위해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생각은 병들어가는 영성의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다.

스카지로 목사는 “이런 징후가 나타났다면 영적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건강한 정서가 바탕이 되지 않은 영성은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치명적”이라며, “목회자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한 영성’을 위한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의 건강성과 정서적 건강성을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은 ‘안식’. 스카지로 목사는 일주일에 하루를 온전히 휴식하는 안식일로 삼을 것을 제안하면서, 멈춤, 쉼, 기쁨, 관상(하나님께 오로지 마음을 기울이는 것)의 기본 요소를 통해 정서적 건강을 회복할 것을 권고한다.

# 안식년은 철저하게 지킬 것

안식일은 무엇보다 ‘멈추는 날’이라는 것이 스카지로 목사의 주장.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기 전에는 일을 멈출 수 없는 것이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을 멈추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우리가 활동을 멈춘다고 해서 세상이 절대 무너지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가 애쓰지 않아도 하나님께서 우주만물을 잘 돌보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두가 일을 멈추어도 될 만큼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을 멈추었다면 다음은 쉬어야 한다. 스카지로 목사는 “일을 멈추고 쉰다는 것은 우리의 인간 됨과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존중하는 일”이라며 쉼의 중요성을 말하고, “기쁨을 주는 일이나 자신을 충전시켜 주는 활동이면 무엇이든 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안식일을 섬길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우리를 섬기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안식은 삶의 속도를 늦추고 사람들에게 주의를 집중하며 그들 안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날로 정의한다. 그리고 하나님께 오로지 마음을 기울이는 관상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라고 말한다.

가능하다면 ‘안식년’을 가지는 것이 좋다. 일을 멈추고 쉬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마음을 기울이기 위해서는 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안식년(安息年) 제도. 사역 7년째 해를 온전히 쉬는 것과 함께, 매년 한 주나 두 주, 또는 그 이상의 시간을 휴가로 보내는 방법을 선택해 신앙 수련회나 컨퍼런스에 참석하거나 넉 달이나 여섯 달을 주기로 교외로 나가 철야 시간을 갖거나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수련의 시간 혹은 교회 내 성도들과 그룹으로 선교여행을 떠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한다.

“땅도 경작을 쉬고 묵혀 두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듯이 목회자들 또한 안식년을 통해 더욱 풍성한 열매들을 나누며 살게 된다”고 스카리지 목사는 말하는데, “온전한 안식을 누리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사역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라며 목회자들이 정서적 건강과 영성 회복을 통해 교회의 건강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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