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주 하나님은 창조의 질서를 무질서로 돌리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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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주 하나님은 창조의 질서를 무질서로 돌리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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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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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으로 어두워진 이집트 백성
▲ 이경직 교수

3일 동안 이집트 전역을 덮은 어두움은 이집트의 정체성 자체를 무너뜨렸다. 이집트 백성은 태양 신 라(Ra)가 이집트의 파라오를 보호하고 그의 왕권을 상징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태양의 나라 이집트에서 3일 동안 태양을 볼 수 없게 되었다. 태양신의 보호를 받는다는 파라오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학대하던 이집트 백성은 이제 식물인간 상태에 빠져들었다. 이집트 백성은 이전에도 일식을 경험하고서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잠시 동안 이루어지는 일식 앞에서 그들은 그들의 태양신이 일시적으로 패배했지만 다시 승리를 거두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이집트 전역을 뒤덮은 어두움은 한 나절이 아니라 3일 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집트 백성은 3일 동안 태양을 보지 못하는 사태를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게다가 ‘3일’이라는 기간도 이집트 백성에게 알려진 것이 아니었다. 그 어두움은 예측할 수 없는 기간 동안 오래 지속될 수도 있었다.


이집트 백성은 케프리(Kepri)를 아침의 태양신으로, 라(Ra)를 낮과 정오의 태양신으로, 아툼(Atum)을 저녁의 태양신으로, 아톤(Aton)을 햇살의 신으로 숭배했다. 그들은 흑암의 밤 이후에 이른 아침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매일 제사를 드렸다. 흑암의 재앙은 태양과 관련된 이집트 신들이 모두 거짓 신들임을 입증하였다. 태양과 달을 눈으로 지니고 있다는 호루스 신이 가짜 신임을 입증하였다. 이 재앙은 파라오가 태양의 아들이 아님을 입증했다. 이 재앙은 여호와 하나님이 하늘의 최고신이심을 입증하였다.


3일 동안 이집트 백성은 서로 알아볼 수조차 없었다. 영적 어두움이 지배한 이집트 백성의 마음 상태를 드러내었다. 죽음의 밤을 예견케 하는 전조적 재앙이다. 이집트 백성이 하던 활동은 모두 중지되었다. 오늘날도 도시에 정전이 3일 간 있다면 약탈과 혼란만 있을 것이다. 질서의 상징인 빛이 사라진 어두움의 상태는 질서의 나라라는 이집트에 혼돈만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질서의 수호자라는 파라오는 무력하다. 창조의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에게 빛과 질서를 주시지만 불순종하는 자에게 그들이 세운 질서를 무너뜨리심으로써 혼돈을 주신다.


파라오는 흑암의 재앙을 만났을 때 하나님께 죄 용서를 더 이상 구하지 않는다. 도리어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내어보내지 않으려 한다(출 10:27). 그는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으려 했다. 파라오는 “너는 나를 떠나가고 스스로 삼가 다시 내 얼굴을 보지 말라. 네가 내 얼굴을 보는 날에는 죽으리라”(출 10:28)고 모세를 협박한다. 모세는 “당신이 말씀하신 대로 내가 다시는 당신의 얼굴을 보지 아니하리이다”(출 10:29)고 대답한다. 그의 대답처럼 파라오는 모세의 얼굴을 다시는 보지 못한다. 파라오는 모세를 보기 직전에 홍해에서 수장된다.


하나님께서 이집트에 “흑암을 보내사 그곳을 어둡게 하셨으나 그들은 그의 말씀을 지키지 아니하였”다(시 105:28). 이 흑암은 손으로 “더듬을 만한 흑암”이었다(출 10:21). 이는 먼지와 같은 물질이 대기를 가득 채움으로써 태양 빛이 이집트 땅에 전혀 도달하지 못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동일한 태양이 빛나고 있었지만 고센 땅과 달리(출 10:23) 이집트 땅에는 그 빛을 막는 물질 때문에 흑암만 있게 되었다. 이는 하나님의 계시의 빛인 말씀을 전적으로 거부하는 파라오와 그의 백성들의 마음 상태를 반영하기도 한다. 메뚜기 재앙 때에도 이집트에는 어두움이 있었다(출 10:15). 메뚜기들이 온 땅을 덮어 태양 빛이 이집트 땅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흑암 재앙의 경우 메뚜기보다 더 많고도 짙은 먼지 등이 이집트를 채움으로써 이집트 땅에는 빛이 전혀 없게 되었다. 이는 파라오와 이집트 백성이 하나님을 더욱 거부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을 때 “흑암이 깊음 위에 있”었다(창 1:2). 하나님은 “빛이 있으라” 하심으로 흑암과 혼돈을 질서로 바꾸어 주셨다. 빛이 어두움을 몰아낸 것이다. 세상의 빛이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을 때, “제육시로부터 온 땅에 어둠이 임하여 제구시까지 계속되”었다(마 27:45). 파라오는 “자기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고후 11:13)하는 사탄처럼 자신의 태양의 아들이자 질서의 창조자로 자처한다. “이 세상의 신”은 “믿지 아니하는 자들의 마음을 혼미하게 하여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고후 4:4) 한다. 그러하기에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자들에게는 “캄캄한 어둠이 예비 되어” 있다(벧후 2:17). 하나님은 불순종한 천사들도 “큰 날의 심판까지 영원한 결박으로 흑암에 가두셨”다(유 6). 하나님은 질서뿐 아니라 무질서의 주인이시기도 하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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