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 바닥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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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 바닥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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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2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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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목사 / 꿈의교회

작년부터 언젠가 보겠다고 생각만 하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었던 다큐멘터리가 있었습니다. 이것의 이름은 <히든 킹덤(Hidden Kingdom)>으로, 영국의 BBC 방송국에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총 3부작으로, 인간의 눈으로 보기 힘들었던 작은 동물들의 세계를 그린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작년부터 계속 보겠다고 생각만 하다가, 오랜만에 여유가 되어서 1부를 보았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의 1부는 새끼 ‘긴코땃쥐’를 다루고 있습니다. 긴코땃쥐는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작은 쥐로, 초원에 자란 풀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풀 숲 안에 자신의 둥지를 만들어서 새끼를 키우기도 하고, 또한 풀 숲에 자기가 다닐 길을 만들어서 그 길을 다니며 먹이를 잡든지 혹은 천적을 피하며 살아가는 동물입니다.
 1부의 주인공인 새끼 ‘긴코땃쥐’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고아가 됩니다. 어미가 자신을 살리기 위해 천적을 다른 곳으로 유인하다가 죽는 바람에 고아가 된 겁니다. 보호해주고 가르쳐주고 키워줄 존재가 없어진 그는 스스로 세상에 뛰어들어서 생존하는 법을 터득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서 먹는 법, 천적을 만나면 피하는 법 등을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어미가 닦아놓은 길을 수시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먹이가 될 곤충을 보고 두려운 나머지 먹이를 잘 잡지 못해서 놓치기도 했고, 무심코 돌아다니다가 천적이 살고 있는 주변까지 가는 바람에 천적에게 먹힐 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시행착오를 조금씩 줄여가면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제 매사에 자신감이 생긴 그는 자신의 영역을 더욱 열심히 돌아다녔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살던 ‘긴코땃쥐’에게, 감당하기 힘든 일이 닥쳤습니다. 거대한 코끼리가 공중에서 코를 풀 밭으로 내리더니, 그 코로 풀을 들어올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곧 이어, 아작아작 풀이 먹히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더니 또 다시 코로 풀을 뜯어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코끼리가 한번 풀을 뜯을 때마다 자기 몸을 숨겨줄 풀이 없어졌을 뿐만 아니라, 풀이 뽑히면서 흙이 우수수 떨어져서 정리한 길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끼리가 다 먹고 나서 용변을 보면, ‘긴코땃쥐’의 입장에서는 길 한가운데 큰 산이 만들어지면서 이동에 심각한 방해를 받게 됩니다. 게다가 하늘에서 번개가 치면서 자연적인 불이 나는데, 이 불이 나면 모든 풀 밭이 타면서 ‘긴코땃쥐’의 생존기반이 사라졌습니다.


외부에서 온 시련으로 인해 자신의 생존기반이 사라진 절망적인 상황에서, ‘긴코땃쥐’가 보여준 모습은 실로 놀라웠습니다. 그는 엉망이 된 길을 다니며, 원점에서부터 다시 정비했습니다. 또한 그는 다 타버린 풀 속에서 다시 자신의 둥지를 정비하고, 먹이를 찾아 다녔습니다. 그는 자신의 기반이 엉망이 되면, 다시 그 바닥에서부터 자신의 인생을 시작했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오늘 이 하루에 주어진 자신의 삶에 충실하며 열심히 산 겁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 자신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로부터 어려운 일이 닥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최근에도 메르스, 가뭄 등 우리는 그저 당해야 하는 일들 때문에,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일들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은 희망이 없다고 말합니다. 과연 희망이 없을까요? 앞에서 본 지금 ‘긴코땃쥐’처럼, 내가 서 있는 이 맨바닥에서 열심히 사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내가 지지할만한 터전이 있든지 없든지,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다윗도, 바울도 모든 것이 완벽하게 갖춰진 곳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의 자리에서 사명을 감당하셨습니다. 상황에서 희망을 찾기 전에, 먼저 일어서서 희망을 만들어보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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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미 2015-06-25 05:57:50
그동안나를후원해주었서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