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통기타’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 천국에 닿네

십자가 새겨진 통기타로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 이성원 기자l승인2015.06.23 23:42:34l수정2015.06.23 23:44l13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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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만 원짜리 통기타도 5백만 원짜리 소리를 낼 수 있고, 5백만 원짜리 통기타도 10만 원짜리 소리밖에 못 낼 수도 있다. 어떻게 길들이고 쓰여 지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말하는 통기타 전문가 최성일 로그몰 대표. 하나님의 사람으로 잘 길들여져 쓰임을 잘 받는다면 그는 분명 존귀한 존재다. 좋은 기타를 만들고 선행하며 살기 원하는 최 대표가 꿈꾸는 삶이다.

로그기타를 만든 로그몰 대표 최성일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안 나오지만, ‘성구(聖具)’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가구류나 물품을 말한다. 주로 교회에서만 사용하는 강대상이나 회중의자만이 성구는 아니다. 성전에서 하나님을 위해 쓰여 진다면 모든 것이 거룩한 것이다. 여기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쓰여 지도록 만들어진 기타(guitar)가 있다. ‘로그(LOG)기타’가 그것이다. 기타 지판에 십자가와, ‘Lips of GOD’의 약자가 예술적으로 새겨진 이 기타는 하나님께 바쳐진 기타다.

 

뮤지션들이 애용하는 기타

통기타 전문 쇼핑몰 ‘로그몰(www.logmall.com)’ 최성일 대표(서울광염교회 집사)는 지금도 틈날 때면 창고에 들어가 로그기타에 안수를 하며 이렇게 기도한다. ‘하나님, 이 기타가 가는 곳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해주세요.’ 기타를 제작할 때부터 남다른 공을 들였다. 더욱 비싸고 고급스러운 자재를 쓰게 하고, 악기를 만드는 분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공을 쏟고 있다.‘로그기타’는 ‘로그몰’에서만 살 수 있다. 지금도 많은 악기점에서 로그기타를 팔게 해달라고 하지만 공급하지 않고 있다. 사실 그는 고민 중이다. 브랜드를 키우려면 더 많은 악기점에 보내야 하지만 망설여진다. 교회의 성구처럼 사용되기 위해 태어난 로그기타가 아무데서나 막 굴려질까 두렵다. 마구 찍어내는 악기가 아니라 가치와 의미를 따라 고급스럽게 장인 정신으로 제작된 악기라는 뜻을 지키고 싶다.

“교회에서 하나님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기타인데 기타를 파시는 분들이 그런 마인드를 가지고 팔 리가 없잖아요. 단지 돈 벌기 위해 팔리는 기타가 되길 저는 원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 매장에 오셔서 사시는 분들에겐 저는 그 의미도 말씀 드려요. 이 기타는 그냥 악기가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는 악기라고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만들어진 기타가 아니라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데 쓰여 지는 기타라는 신앙철학 때문에 손해 보는 면도 있다. 더 풀어야 하나, 지금처럼 지켜야 하나, 직원들과 이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만 최 대표는 아직도 그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기타 지판에 있던 십자가 모양을 좀 변형한 것은 그의 기타를 애용하는 뮤지션들의 고충 때문이었다.

“처음엔 십자가 모양 그대로였어요. 가수 윤도현 씨나 박상민 씨를 비롯해 많은 분들이 저희 기타를 쓰고 있거든요. 그런데 방송에서 그 기타를 사용하면 지판에 십자가가 나오니까 카메라가 피한다는 거예요. 그런 어려움이 또 있더라고요. 그래서 약간 더 예술적으로 변형을 준 겁니다.”

고집스럽게 제품의 질과 가치를 지킨 결과 많은 뮤지션들이 그의 기타를 애용하고 있다. 함춘호, 신윤철, 김현철, 장기호 등 국내 정상급 뮤지션들이 로그기타를 쓰고 있다. 특히 기독교 신앙을 가진 연예인들에게는 십자가 상징이 있는 로그기타가 더욱 애착이 가는 듯하다.

 

찬양 봉사가 즐거운 ‘교회 오빠’

처음부터 악기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비즈니스를 계획했던 건 아니었다. 그는 교회에서 놀기 좋아하고, 기타치고 찬양하기 좋아했던 ‘교회 오빠’였다. 친구와 후배들과 찬양선교단을 만들어 10년 넘게 활동을 했다. 그때 찬양단 이름이 바로 ‘립스 오브 갓’(Lips of GOD)’, 오늘 그의 브랜드인 ‘로그’(LOG)가 여기서 나왔다.

“함께 찬양을 연습하고 다른 교회 찬양 집회도 가고 군부대나 양로원 위문도 가고 그랬어요. 여름엔 전도여행을 가서 지방에서 전도하기도 하고 어렵게 사는 아이들을 찾아가 도배해주고 장판을 바꿔주고 청소해주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게 참 즐거웠어요. 그래서 지금도 그 정신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찬양하는 게 즐거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뭔가 아쉬웠다. 세상에서 일반 음악하는 사람들에 비해 실력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사람에게 들려주는 음악도 밤낮으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연습하는데 하나님을 찬양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교회에서 주일날 밤늦게 까지 연습을 했더니,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오더라고요. 아예 제가 직장생활하며 모았던 돈을 다 털어서 지하 연습실을 얻었어요. 거기서 찬양단 연습을 열심히 했죠. 어느 정도 실력이 되자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만 이렇게 할 게 아니라 다른 교회 찬양팀 아이들을 가르쳐주면 좋겠다고요. 그래서 전단지를 돌렸는데 정말 배우러 오더라고요.”

이것이 동기가 되어 ‘로그뮤직’이라는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를 개설했다. 당시 ‘사랑의교회’ 찬양팀에서 활동하는 전문 뮤지션들이 동영상을 통해 교회 찬양을 악기별로 가르치도록 했다. 2000년경이었던 그 당시만 해도 동영상으로 찬양은 물론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사이트가 없었다. 인기는 좋았지만 수입은 크지 못했다. 3년여 동안 월급 15만원을 받으며 일을 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 급여를 주고 나면 가져갈게 없었다. 그래도 즐거웠다.

“일반 직장생활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방송국 미디어 영상을 세팅해주는 일이었는데 연예인들도 많이 보고 재미있었죠. 보수도 괜찮았고요. 그런데 일의 특성상 주일날 쉴 수가 없는 거예요. 저는 어렸을 때 주일날 교회 안가면 죽는 줄 알았거든요. 아버지가 장로님이시고 어머니가 권사님이셨던 가정이었으니까요. 결국 그만 두고 이런 저런 알바를 하면서 교회 찬양선교단 활동을 했고, 로그뮤직 사이트를 운영하게 된 겁니다. 배는 고팠지만 주일을 지킬 수 있었고 맘껏 찬양하며 이와 관련된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행복했어요. 그 로그뮤직에서 로그몰이 생겼고요. 이렇게 로그기타가 탄생되었습니다.”

▲ 배우 이민정이 영화촬영에 필요한 기타로 선택한 로그기타. 지판 가운데에 십자가가 눈에 띈다.

저가 통기타도 관리만 잘하면

로그몰은 매년 ‘사랑의 기타택배’라는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군부대나 아동보육시설, 청소년 시설 등 어려운 시설이나 선교지에 기타를 보내주고 있다. 최근에는 네팔 지진 사고 후원 모금 행사를 열었다. 늘 작은 정성이라도 선한 일에 동참하려고 하는 최 대표. 그가 알려주는 통기타에 관한 착한 팁이 있다.

△습도 관리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여름엔 습기가 많고 겨울엔 건조하다. 쇠줄로 당겨있는 기타는 습도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변형이 생길 수 있다. 습도관리를 해주는 용품이 필요하다. △절대 여름에 통기타를 차 트렁크에 넣어 두지 마라. 거기 두면 기타를 버리겠다는 뜻이다. △지하실에 두지 마라. 개척 교회는 대개 지하가 많은데 그런 경우는 비싼 통기타보다는 합판으로 된 것이 오히려 낫다. 합판은 잘 변형되지 않기 때문이다. △벽에 기대 놓지 마라. 유년부 학생의 발도장이 난 기타를 목격할 확률이 높다. 스탠드에 놓거나 벽에 걸어두라. △제일 중요한 건 자주 쳐줘야 한다. 통기타는 자주 치면 칠수록 소리가 좋아진다. 소리가 구멍 뿐 만아니라 나뭇결 사이로 나가면서 소리의 길이 난다. 코드도 낮은 코드부터 하이 코드까지 골고루 쳐줘야 좋다. 사람도 베이스 파트만 하면 소리가 잘 안 올라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것이다. 30만 원짜리 통기타도 2년 정도 잘 길들여서 치면 5백만 원짜리 소리가 나고, 5백만 원짜리 통기타도 너무 애지중지 모셔두기만 하고 관리를 제대로 안하면 10만 원짜리 소리가 난다는 것. 어디 기타만 그럴까. 사람도 마찬가지 아닐까?

“늘 감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하나님 나라에 가서 너 뭐했냐고 물으시면 하나님을 찬양하는 음악을 멋있게 하려고 많이 노력하다가 왔다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게 행복합니다.”

이성원 기자  jos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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