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과 25년 동행 … 위기마다 지켜주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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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과 25년 동행 … 위기마다 지켜주신 하나님
  • 이석훈 기자
  • 승인 2015.06.04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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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김이 있는 교회 ②나눔의 집
▲ 1990년 남양주 퇴계원에서 3명의 장애인과 시작한 나눔의 집은 29명의 대가족으로 늘어났다. 홍수 등 잦은 피해로 경기도 포천으로 이동했지만 법인 설립이 되지 않을 경우 시설이 폐쇄될 수 있어 박창진 목사는 날마다 기도 중이다.

25년을 하루 같이 정말 가족 같은 나눔으로 장애인들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시 내촌면에 위치한 ‘나눔의 집’(대표:박창진 목사, 원장:최양자 사모, 031-532-1111). 이곳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는 교회공동체 이름 역시 ‘나눔과섬김교회’(경기노회 소속)이다.

 

갈 곳 없는 전신마비 장애인 돌보다가 1990년 첫 공동체

장애인 자활과 인식개선 기여 “희망이 생겼다” 간증도 넘쳐

사회복지법인 인가 위해 기도

 

법인 설립 안될 경우 시설 폐쇄, 지자체 법인 기준 일시로 낮춰

100평 이상 증축해야 허가 대상 

“우리 가족들 흩어지지 않도록 도와 정성을 나눠달라” 호소

 

▲ 박창진 목사

# 간절한 기도제목 ‘건물 증축’

박창진 목사에 의해 설립된 나눔의집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한 중증장애인 30여명과 생활공동체를 이루어 살고 있는데 현재 사회복지법인을 인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증축이라고 하는 현안에 부딪혀 온 가족들이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2005년 1층으로 건축된 현재의 120평 공간으로는 법적인 수용인원이 17명이지만, 현재 29명이 생활하고 있다. 따라서 증축을 하지 않고 법인을 받게 된다면, 12명의 인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기에 함께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증축 밖에는 없는 상황이다.

120여평이 증축되면 34명까지 수용이 가능해 오히려 6명 정도의 새 식구를 받을 수 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어떤 시설보다 가족 같은 분위기 때문에 한 번 들어오게 되면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말은 규모에 비해 많은 직원을 운영함으로써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야기다.

1990년 4월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시작한 나눔의집에서부터 2000년 이곳에 온 이후 지금까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게 있는 현실이 그와 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장애인들의 상황을 수시로 파악하여 재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재활교육을 시켜 스스로 일할 수 있게 돕는가 하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길도 열어주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이곳의 중증장애인들끼리 결혼하여 인근의 임대아파트로 독립하는 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한 10년 전 이곳에 온 신명희 자매(35세)는 박 목사의 도움으로 2년에 걸쳐 초, 중, 고 검정고시에 합격한 후 금년에 강남대 사회복지학과에 합격하는 기쁨까지 맛보았다.

뼈가 약해지는 병으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어떤 시설에서도 받아주지 않아 집에만 있다가 우연한 기회로 나눔의집에 오면서 새로운 삶을 찾게 된 좋은 사례가 되었다.

 

# 법인 허가 받아 더 많이 해주고파

이곳 식구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지만 아직까지 사회복지 법인이 아니기에 경제적 환경이 넉넉지 않은 상황이다. 이곳의 식구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법인을 소망하며 기도제목을 나누었는데 하나님께서 기도의 답을 주셨다.

금년 4월 경기도에서 장애인법정시설에 대한 사회복지법인 설립 조건을 완화하는 발표를 한 것. 그래서 나눔의집은 오랜 세월 기도하며 소망하던 사회복지법인을 설립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원래는 법인자부담금이 10억원이었으나 한시적으로 대폭 낮춘 것이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꼭 법인으로 가야한다.

지금까지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시는 까마귀 같은 후원자들의 지원으로 살아왔는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후원금이 대폭 줄어들어 더 이상은 후원금만으로는 운영이 어렵게 됐다. 또한 사회복지법인이 되지 않은 시설들은 추후 시설폐쇄가 전망된다.

특히 법인이 되면 생활비를 비롯한 시설운영비를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게 돼 장애인 가족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더욱 간절하다.

이와 같이 오랜 세월 사회복지법인의 소망을 기도하며 응답을 받고 잠시 기쁨의 과정 속에 있었지만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했다. 현재 이곳은 120여평 규모의 작은 시설이다. 하지만 현재 시설의 규모로는 법인 허가가 나지 않는다. 최소한 100평 정도 증축이 되어야만 법인허가가 가능하다.

중요한 사실은, 시설 증축이 되지 않으면 법인 허가도 어렵고, 그렇게 되면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창진 목사는 말한다. “저희는 가족입니다. 여기 모여 살고 있는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나님의 가장 아픈 손가락이지요. 누굴 보내고 누가 남을 수 있는 건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미어져 옵니다.”

나눔의집 가족들은 항상 기뻐하며 기도했고, 범사에 감사하며 살아왔기에 이번 일에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기도하고, 같이 살았던 가족들과 같이 지내기 위해 사방팔방을 다니면서 노력하고 있다.

이곳 가족들이 헤어지지 않고 같이 지내려면 2층에 120평 정도의 시설이 더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건축비가 약 5억원 정도 필요하다. 내년도 예산을 받으려면 6월 말까지는 법인 설립이 완료돼야 하기에 법인 설립과 건물 증축은 하나의 기도제목이기도 하다.

 

# 장애인들에게 희망 주기 위해 시작

이곳 30여명의 장애인들은 사회복지사가 없으면 생활이 어렵다. 특히 중증 장애인들은 혼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늘 옆에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 박창진 목사 역시 휠체어가 없으면 움직이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이다.

박 목사는 2세 때 소아마비를 심하게 앓고 난 뒤 두 다리를 쓰지 못했다. 5세에는 팔까지 못 쓰게 됐고 얼마 안 가 입도 돌아갔다. 그러나 6세 때 손이 조금씩 움직였고 7세에는 혼자 밥도 먹었다. 박 목사는 두 손을 돌려준 하나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병원 선교를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목뼈가 부러진 전신마비 장애인을 만났고 돌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매일 이 장애인을 찾아 정성을 다했다. 식사부터 대소변 받아내는 모든 일이 박 목사의 몫이었다.

이후 장애인에 대한 그의 관심이 깊어졌고 정성과 관심만이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결국 1990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나눔의 집’ 문을 열었다. 오갈 데 없는 장애인 3명을 데리고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 왕숙천 둑에 버려진 원두막으로 무작정 이사를 했다.

1992년 서울 방배동 백석신학교를 다녔고 96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1년도에는 백석대에서 ‘장애인 범죄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 사회적 요인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나눔의집은 설립 이후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음악회와 지방장애인 초청 서울나들이, 연극후원의밤, 나눔의집 돕기 연예인축구대회 등을 통해 인지도를 넓혔는가 하면, 세 차례의 큰 홍수를 당해 결국에는 남양주시 퇴계원에서 포천시 내촌면으로 이전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그는 감사한 일이 더 많았음을 고백한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지금도 꾸준히 3~4팀의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하여 식사봉사를 해주고 있으며, 기업은행 본사에서는 3년째 연간 부식비 전체를 지원해 주고 있는 것.

또한 “백석총회 역시 남양주시에서 홍수를 당했을 때 많은 지원을 해주었으며, 학교 설립자인 장종현 목사가 당시 거액을 후원해 큰 힘이 되었다”고 박 목사는 전했다.

 

# 안식처로서 재활프로그램 진행

박창진 목사는 ‘영혼구원, 안식처, 재활교육, 사회계몽’을 설립 취지로 밝혔다.

‘영혼구원’이란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이게 예수를 전하므로 참 삶을 살게 하고 평생 안고 가야할 짐을 복음을 통해 극복함으로써 소망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안식처’란 버림받아 갈 곳 없는 장애인들에게 공동체 삶을 통해 진정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자는 것으로 그들이 쉴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다.

‘재활교육’이란 생활교육과 인성개발을 통해 육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교육하려는 것이다. ‘사회계몽’이란 문서와 알림사역을 통해 장애인들이 처한 현실과 그 배경을 바르게 이해하여 그 고통을 함께 나눔으로 진정한 내 이웃임을 알게 하고 서로 사랑하는 기쁨이 사회에 퍼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철학을 보다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으로 생활 재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세수하기, 밥먹기, 이닦기, 옷갈아입기, 용변 후 신변처리 등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기본이 되는 기초생활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의료 재활 프로그램이다. 질병 예방에 신경쓰며 영구적인 장애를 입은 가족들에겐 운동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연 1회 종합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세 번째는 교육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읽기 쓰기 등 기본적인 교육은 물론 검정고시 학습을 통해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네 번째는 문화 재활 프로그램이다. 그림 그리기, 노래부르기, 연극, 영화 관람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함께 해봄으로써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 돈독한 정도 나눈다. 다섯째는 사회 재활 프로그램으로서, 이와 같은 여러 프로그램을 포괄하는 내용이다. 즉 신체적, 정신적 장애인들의 잠재능력을 개발하고 교육하여 어떤 환경에서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사회의 중심인물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이다.

“능력있는 한 사람보다 사람의 마음을 가진 지체들이 모여 섬김과 나눔으로 함께 짐을 나눠지고 갈 여러 동역자들의 힘이 꼭 필요합니다.”

사회복지법인 설립과 건물 증축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나눔의집은 지속적인 기도의 후원자와 봉사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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