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2백억' 모금으로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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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2백억' 모금으로 정면돌파
  • 승인 200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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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제2금융권에서 돌아온 어음 5억6천만원을 막지 못해 최종부도 처리된 학교법인 고려학원의 부채는 현재 드러난 액수만 2백억원.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일뿐 실제 부채는 9백74억원에 이른다. 재단 부채가 1백44억원, 고신대 부채가 73억원, 병원 부채가 7백56억원 등이다.

부채 규모는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된 비상총회 시 학교법인 사무국장의 보고를 통해 드러난 것으로, 2백억원은 교육인적자원부의 기채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의 악성·불법부채를 말한다. 2백억원의 해결이 시급한 것은 바로 이 때문. 교육인적자원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의 부채이기 때문에 보호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고신총회(총회장:이선목사)는 고려학원의 부채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학교법인의 자산이 공시지가로 1천6백7억원, 현시가대로라면 3천억 원을 상회해 부채비율을 앞서는 탄탄한 기반을 갖춘 상태라는 것.

그리고 현재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고신의료원의 수익금으로 이를 갚아 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더해 총회가 2백억원 모금을 결의,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 등으로 난국타개를 위한 전방위적 포석을 갖추었다는 분석이다.

고신총회가 비상총회를 통해 결의한 내용 중 골자는 ‘고려학원의 부채해결을 위해 2백억원을 모금한다’는 것. △교회 부동산을 담보하고 융자받되 원금과 이자는 교단에서 책임진다 △복음병원 영안실과 주차장, 구내식당 임대 등 5개가 그 방안이며 그 중 이 두 안이 가장 확실하고 책임성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교회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 받는 방법은 “나중에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복음병원이 끝내 회생하지 못할 경우 부동산을 담보로 융자를 신청한 교회들이 상당한 위험에 처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비상총회에 모인 성도들은 이 방법을 받아들이고 시행하기로 했다. 이제 남겨진 과제는 2백억원이라는 거금을 어떻게 모금하느냐는 것.

총회가 결의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교인들이 얼마나 호응하고 어느 정도의 헌금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교인들을 설득하지 못하면 가장 믿었던 데서 가장 큰 실패를 맛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2백억원이 모금되면 관선이사체제가 끝나는지, 복음병원이 정상화되는지에 대한 것도 문제다. 그리고 관선이사들이 물러간 이후의 병원 운영도 문젠데, 부실 경영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구조개혁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도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제일 큰 문제점은 2백억원 모금건. 고신총회의 결집력이 가장 필요한 시점이라할 수 있는데, 모든 욕심에서 떠난 총회적인 관심과 행동만이 결국 총회와 고려학원을 살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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