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사회학의 실천 과제,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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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회학의 실천 과제,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5.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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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신대, 개교 10주년 및 21세기교회연구소 설립기념세미나 개최

다양한 가치와 정보가 혼재하는 포스트모던시대 속에서 한국교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실천신학의 하위학문으로서 종교사회학의 기능이 강조됐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이요한, 이하 실천신대)는 2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10주년 및 21세기교회연구소(소장:정재영 교수) 설립 기념세미나를 ‘한국교회와 실천신학의 과제’를 주제로 개최했다.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10주년 및 21세기교회연구소 설립 기념세미나를 지난 28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개최했다.

이날 ‘한국교회와 종교사회학의 과제’로 발표한 정재영 교수(종교사회학)는 “사회학의 관점에서 교회와 신앙생활을 바라보면, 모호한 언설로 표현되던 부분이 보다 명확해지고 기독교 신앙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절대 진리를 믿는 기독교 신앙은 도덕적 우월감과 배타성을 갖기 쉬우며 제국주의적 태도를 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사회와 소통할 가능성을 잃어버려 교회를 게토(ghetto)화 시킬 위험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대해 정 교수는 종교의 자유가 있고 다원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이 다른 사람의 것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할 ‘객관적’ 증거는 없다”며 종교사회학을 토대로 보편적으로 이해 가능한 기독교 신앙을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우리의 종교 신념을 일방적으로 주장하거나 강요할 것이 아닌, 대화와 토론을 통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이 사회학을 만날 때 보다 폭넓은 보편성과 합리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두드러진 특징으로 ‘탈제도화 경향’을 꼽았다.

정 교수는 “영국에서는 이미 20년 전에 ‘소속되지 않은 신앙’이라는 개념으로 문제가 제기됐으며 최근 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성교회를 거부하고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성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러한 현상은 ‘가나안 성도’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은 가지고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교회에 나가지 않는 일명 ‘안나가’ 성도들을 일컫는다.

정 교수는 “가나안 성도라고 하면 흔히 ‘선데이 크리스천’과 같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약하고 이름뿐인(명목적인)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조사 결과 교회 출석 당시에 서리집사 이상의 직분을 받은 사람이 26.7%였고, 교회를 다닌 기간 평균은 14.2년으로 이들이 교회를 평균 10년 이상 다닌 사람들”이라며, “또 당시 설문조사 결과 구원의 확신이 분명하다는 응답이 48.1%였고, 90% 이상이 교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들 중 고학력자, 교회에 다녔을 때 직분이 없었던 사람, 구원의 확신이 있었던 사람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목회자의 불만 때문에 교회를 떠났다는 응답이 많은 것이 특징적”이라고 설명했다.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를 떠난 것은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원하는 탈현대인들의 특징과 함께 기성교회에 대한 불만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시대 속에 바른 기독교적 정체성을 강조한 그는 “이들을 섣불리 교화하려고 하거나 제도권으로 흡수하기보다는 그들의 영적인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기성교회에서 수용함으로써 교회를 갱신하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공공종교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신뢰받는 종교가 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 역시 종교사회학의 실천적 과제 중의 하나”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교회와 목회사회학’을 주제로 발표한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는 목회 현장에서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 미자립교회의 생계적 어려움을 제시했다.

현재 한국교회 중 80%정도가 교인 수 100명 미만의 작은 교회라고 알려져 있다. 2005년 이후 개신교 주요 교단들의 교인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예장 통합과 기성, 기장 등 주요 교단은 전년도에 비해 교인수가 8천여 명에서 4만 명까지 감소했다고 보고하기도 했다.

조 교수는 “목회자들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을 고민하며, 지난해 목회사학연구소가천 여명의 목회자를 대상으로 ‘이중직’에 대한 현실과 생각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경제적인 이유로 목회자가 겸직하는 것에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적극 찬성(21.5%)과 찬성(52.4%)의 비율을 합치면 찬성한다고 대답한 인원은 73.9%였다. 실태조사를 위해 교회사역 외에 하고 있는 다른 경제적 활동에는 37.9%가 예라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조 교수는 “교역자들 가운데 약 40%가 현재 실제적으로 경제적 이유로 겸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목회자 겸직을 금지하는 교단들의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목회사회학의 목표는 한국교회와 이 사회의 가교역할을 하고, 교인들이 교회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서도 바른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실천신대는 ‘21세기교회연구소’를 설립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목회 현장에서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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