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조그련의 ‘경고’통신문
상태바
기자수첩-조그련의 ‘경고’통신문
  • 승인 2001.04.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동완 목사) 앞으로 조선그리스도교연맹 중앙위원회(서기장:오경우)가 보낸 전화통지문 한 통이 급하게 날아들었다.
요지는 한국의 기독교 단체들이 북한의 지하 종교조직에 대한 선교활동을 강화하고, 탈북주민의 북한 귀환을 지원하면서 이들을 포교하기 위한 거점을 중국에 설치, 이것이 결국 한국 교회와 조그련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은 물론 연맹의 위상을 훼손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조그련의 이 전통문은 비록 교회협 앞으로 보내진 것이기는 하나 한국 교회 전체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북한 교회와의 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도 있는 현재의 위기상황 앞에서는 한국 교회와 기관들이 북한 선교의 방법론을 재고할 정도로 심각히 받아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동안 한국 교회는 무분별하고 경쟁적인 북한 선교에 대해 자정의 노력을 기울이자는 목소리를 높이기는 했으나 조그련의 경고는 이런 노력들이 전혀 구호로만 그쳤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더구나 한국 교회가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선교 거점’, ‘전도특공대’ 등의 용어가 이들을 더욱 자극, ‘군사적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지도 안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지적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조그련은 교회협이 “남쪽의 그리스도교 공동체 내에서 계속 자행되고 있는 이런 실태에 신중한 주의를 돌리고 더이상 재현하지 않도록 모든 그리스도교 단체들에 주의를 환기시켜 줄 것”을 다시 한번 부탁했다.

북한 선교는 그동안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눈물로 기도하며 일구어 놓은 옥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이 옥토를 잃게 될 상황 앞에서는 뱀처럼 지혜롭고 일면 간사해져야 할 필요성도 있다.

한국 교회의 행동에 대한 조그련의 경고 수위가 높다. 이 경고를 받아들이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공종은기자(jekong@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