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불붙은 가슴으로 냉랭한 가슴 노크하는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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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는 불붙은 가슴으로 냉랭한 가슴 노크하는 호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04.29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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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수 목사 ‘설교 잘하는 비결’ 제안

‘약점은 반드시 고치겠다’는 의지 필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설교에 대한 전문 방송인들의 평가는 50~60점. 충격적인 결과이기도 하지만 평생 설교만 하고 살아온 목회자들에게도 설교란 그만큼 부담스럽고 어려운 것이라는 반증이다.

목회자들이라면 누구나 ‘잘하고’ 싶어하는 설교. 과연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신학 교수로 있다 대구로 내려가 목회 현장에 뛰어든 이후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듣는 권성수 목사(동신교회)가 ‘설교 잘하는 비결’을 제안했다. 권 목사는 지난 27~29일 열린 ‘제1기 생명사역 컨퍼런스’에서 청중의 입장에서 볼 때 내용이 충실하지 않은 설교는 결국 ‘들을 거리가 없는 설교’라고 규정, 무엇보다 ‘충실한 준비’를 강조했다.

# 준비하지 않은 설교는 청중이 먼저 안다

설교 준비가 부족하면 좋은 설교가 나올 수 없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 권 목사는 “설교를 준비할 때 일주일 내내 준비하지 않고 주일 설교를 토요일에 준비한다든지, 유명 설교자의 설교를 베낀다든지 하는 것은 아예 좋은 설교를 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이며, 설교 준비면에서 직무유기”라고 비판한다.

문제는 설교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설교를 청중이 금방 알아본다는 것. 온전한 설교자가 되겠다면, 일 년 내내 부흥회 강사로 돌아다니다가 본문에서 한 단어를 찾아내고, 성구 열댓 구절 정도를 뽑아 30분 정도 준비하는 설교로 청중을 움직이겠다는 생각은 버리라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설교를 하려면 ‘원고’도 잘 준비해야 한다. 준비가 잘 된 설교라고 해도 설교 원고를 다 소화하지 못하면 설교를 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초보자의 경우 설교 원고를 읽고, 경우에 따라서는 내용을 외워서 완전히 머리에 담으라”고 권 목사는 충고한다.

설교의 깊이 또한 중요하다. 설교에 깊이가 없다는 것은 성경 해석과 해석된 내용에 대한 설명, 필요한 논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 “설교자는 다 아는 것이라고 해도 청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반드시 청중의 이해의 틀과 청중의 언어로 설명해야 한다”고 권 목사는 말하는데, 해석과 설명, 논증이 있을 때 내용이 충실하다는 반응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설교자가 주장하는 내용에 대한 반론을 논박하면서 청중을 설교자의 주장으로 넘어오게 만드는 논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설교자는 어떤 어휘를 사용해야 할까. 한때 문어체 설교가 유행했지만 이제는 구어체 설교를 선호하는 시대. 설교는 글이 아니라 말이기 때문에 구어체가 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설교가 드라마의 매력적인 요소를 다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인 대화를 활용할 수 있다면 효과가 훨씬 더 크다”고 설명한다.

예수님 또한 대화하듯이 비유 설교를 하셨는데, 일상적인 시장용어(market-place language)로 청중과 대화하듯이 설교를 하셨다는 예를 들었다. 설교자의 질문과 청중들의 답변도 대화가 될 수 있는데, “예수님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도 질문으로 던지심으로써 대답을 유도하시고 그것을 통해서 진리를 실천하게 하셨다”고 권 목사는 말한다.

자신도 모르게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범하는 실수가 바로 ‘군소리’. ‘음~~’, ‘애~~’, ‘오늘날’ 등 설교자 자신이 알게 모르게 자주 사용하는 군소리를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라는 표현은 ‘저와 여러분’으로 바꿔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설교자 자신을 말씀에 대한 순종의 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문가 통한 설교 커뮤니케이션도 필요

설교자가 갖춘 좋은 음성과 정확한 발음 또한 중요한 부분이다. 탁탁 끊어지는 스타카토식 발음보다는 분명하고 자연스럽게 발음하도록 노력하고, 안경테를 만지작거린다거나 넥타이를 바로 잡는 행위, 원고지를 만지작 거리거나 마이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등의 불필요한 동작들을 제거하는 것도 청중들을 예배에 집중하게 하는 데 필요하다.

“설교자는 성령의 불을 토해야 한다.” 설교자에게 필요한 ‘열정’에 대해 권 목사는 이렇게 강조한다. 진리를 선포할 때 불을 토하기 위해서는 확신이 있어야 하고, 설교는 불붙은 가슴으로 냉랭한 가슴을 노크하는 불타는 호소라는 것이 권 목사의 주장. “설교가 가슴의 호소라면 설교자의 가슴은 당연히 살아 있어야 한다. 설교자의 가슴은 성령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감격과 감사와 사랑으로 살아 있어야 하고, 진리에 대한 확신으로 살아 있어야 하며, 성령의 감동으로 불이 붙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머’도 빠지면 안 되는 부분. 마음 앞에 놓인 온갖 바리케이드를 치우게 하고, 마음을 열고 설교를 듣게 하는 것은 물론 설교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불러오게 하는 역할을 유머가 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방송 전문가나 국어 전문가를 통해 설교 커뮤니케이션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도 권면한다.

그러나 권 목사는 설교를 잘하는데 방해되는 자신의 약점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약점을 고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신념이 있어야 하고, 고치지 않으면 결국 나의 세계에 갇혀서 나오지 못한다는 위기의식까지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데, “장점은 장점대로 계속 개발해 나가야 하지만, 약점은 반드시 고치고야 말겠다는 강한 의지로 꾸준히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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