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한교연, 8월 통합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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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한교연, 8월 통합은 가능할까?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4.27 10: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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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파송 이단검증위원 전권 없어... 한교연 내부도 반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영훈 회장이 이단 재검증이 끝난 후 이르면 오는 8월 한국교회연합과 통합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이영훈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기독교대한하나님의 성회 실행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입장을 밝히고 상당히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목사가 밝힌 로드맵은 “5~6월 본격적인 검증작업을 벌인 뒤 공청회를 열고 7월까지 검증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이 부분에 대한 결론이 나면 오는 8월쯤 한교연과 통합 선언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훈 목사의 발언에 대해 통합 파트너인 한국교회연합 양병희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통합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전제 조건은 이단의 척결이며, 이 모든 것이 충족되면 한교연 임원회, 실행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다룰 일”이라고 말했다.

양병희 목사의 주장대로 통합을 위해서는 절차가 필요하다. 하지만 절차와 상관없이 교계 일각에서는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고, 한기총의 이단 검증을 냉소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 이유는 마치 한기총이 어떠한 결론을 내리면 그것이 한국교회 전체의 결론인 것처럼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기총이 한국교회 전체가 공감할 이단 검증을 마치더라도 그것을 교단이 받아들일 지 여부가 남아 있다. 한교연에 소속된 교단이 38개인데 한기총은 그 중 통합과 백석 두 곳에만 이단검증위원 파송을 요청했다. 두 교단 모두 한기총의 이단 검증에 찬성의 입장을 표명한다고 하더라도 한교연 소속 36개 교단이 공감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아직 이단검증특별위원회가 첫 모임도 열지 않은 상황에서 이영훈 대표회장의 상당히 성급한 발표가 아닐 수 없다.

# 교단 파송 이단검증위원 어떤 권한 있나

한기총이 이단검증 위원 파송을 요청한 곳은 예장 합동, 통합, 백석, 고신, 감리교, 기하성, 그리스도교회협의회, 기성, 침례교 등 9교단이다. 이 가운데 감리교, 기하성, 침례교, 백석, 그교연 등 5개 교단이 위원 명단을 보냈고, 합동과 통합은 당초 입장과 달리 유보적이며 고신과 기성은 파송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한기총은 통합과 합동, 기성 등에서 최종 파송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한기총의 이단 재검증이 한국교회를 하나로 모으는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이어 각 파송위원의 이단검증 활동과 공청회 후에는 모두가 공감할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한기총의 오류가 발견된다. 교단 파송 검증위원들이 이단 문제에 대한 ‘전권’을 갖지 못했다는 것. 침례교 조원희 총무는 “이단검증위원을 파송하긴 했지만 특별한 역할을 부여했다기 보다는 한기총의 입장을 청취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 한기총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아 한사람의 개인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 수 없다. 한기총이 검증 결과를 내놓는다고 해도 우리 교단의 입장은 아니다. 의견을 주고받는 통로 정도로 위원의 역할을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예장 백석 이경욱 사무총장도 “한기총이 이단 검증에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듣는 정도고, 우리 총회의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며 “한기총이 모두가 공감할 이단 검증 결과를 내놓는다고 해도 그것을 받느냐 아니냐는 다시 총회에 상정할 문제”라며 8월 전에 어떠한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 8월 통합선언 가능할까?

8월까지 한교연과 통합선언이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대표회장 간에 선언적의미의 기자회견을 여는 정도는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전제 조건이 있다. 한기총 이단검증특위의 결론이 “이단에 대한 판단은 교단에 있다”며 각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존중하면 된다. 예장 고신 역시 “이단 검증과 해제는 교단의 몫이다. 한기총에 전문위원을 파송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한기총 분열 이전처럼 이단의 문제를 교단에 맡기고 회원 교단 결의들을 공표하면 가장 최상의 마무리를 할 수 있다. 한기총이 이런 입장을 밝힐 경우, 한교연과 대화를 시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한기총이 이단 재검을 ‘교단 신학 존중’으로 마무리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기총이 이번 재검증에서 다룰 교단은 다락방 류광수 측과 평강제일교회 고 박윤식 측이다. 박윤식 목사의 경우 이미 고인이 됐다는 점에서 신학검증을 하는데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류광수 목사 측은 이미 한기총 회원으로 들어오면서 상당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기총 내부 인사들과의 교류도 깊다. 다시 이단으로 정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교연 내부에서는 “한기총이 류광수 목사에 대해 객관적인 검증을 하고자 했다면 류광수 목사의 영입으로 갈라진 개혁B 측에도 위원 파송을 요청했어야 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혁 증경총회장 황인찬 목사는 “우리 교단은 다락방의 영입으로 분열의 아픔을 겪었다. 이단 재검의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교단의 입장이 존중되지 않는 연합활동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 남아 있는 이단 옹호자들도 처리해야

 한기총의 과제는 또 있다. 류광수, 박윤식 측에 대한 신뢰있는 검증이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한기총 깊숙이 자리하고 있는 이단 의심자 혹은 이단 옹호자들에 대한 처리문제다. 최근 한기총 내 중직을 맡고 있는 내부 인사가 한기총 이름을 걸고 ‘안식교’의 이단 재검증을 선언했다. 한기총 일각에서는 “이단 사냥꾼에 의해 오랫동안 고초를 받았다”는 이유로 정통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는 집단에 대한 재론을 진행하고 있다. 한기총이 특별위원회를 통해 이단 재검을 한다고 해도, 내부에서 계속 해제 움직임이 있는 한, 한국교회 전체의 공감대를 얻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기총 일각의 이단해제 움직임을 감지한 한교연 바른신앙수호위원회는 지난 24일  즉각 성명을 내고 “이단 사이비로 규정된 집단을 해제하려는 재검증 작업이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를 재평가한다는 등의 한국교회 질서를 혼란케 하는 기관 및 단체는 그들의 신학과 신앙적 입장을 한국교회 앞에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한기총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와 함께 “이단 사이비 규정 및 해제는 회원교단에서 실시하는 것이지 연합기관에서 실시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만약 연합기관에서 규정 및 해제를 하였어도 회원교단에서 거부하면 아무런 효력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한편, 한기총은 “아직 통합과 합동이 위원 파송을 안 해 기다리고 있다. 첫 위원회가 모인 후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올 것”이라며 이단 검증이나 공청회가 어떠한 모양새로 진행될 지는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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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 2015-04-27 20:44:18
그러니까 이단으로 정죄된 사람은 이단 아니더라도 다시 재검 할 필요 없다?
한번이단은 영원한이단이다 . 이단을 쫓아 내야 연합한다? 참 다들 교만한 사람들이네요

아담 2015-04-27 20:36:53
바벨론에 망하고 앗수르에 망하고 하나님 섬기는 사람들이 왜???
한국교회 약화되고 유럽교회같이 되어봐야 정신 차릴까

아담 2015-04-27 20:33:01
분열 하는 것이 한국사람들 특성
어짜피 합동은 보수 통합은 애큐 매니칼 반드시 둘이 갈라진다
합하려고 하는것이 무리다 겸손해지지않으면 절대 볼 수없다
하나님을 이용해서 권력을 쥐려는 예수님 죽인 힘가진 유대인과 뭐가 다른가

아담 2015-04-27 20:26:01
박윤식 류광수 이단이면 이단 안 걸릴사람없다
우리 목사님도 실수 많이 했다 신학교 졸업정도한 목사가 목회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해도 덮어주고 이해해주니 성장도하고 부작용도 있지만
끝까지 우리 성도들이 인내한 것도 한국교회 성장에 한 몫을 한것이다

내눈에 들보는 못보는 목사들 하나님 앞에 서야한다 교권 다툼이 한국 정치권과 똑 같다
한심한 인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