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키재기는 그만!
상태바
도토리 키재기는 그만!
  • 운영자
  • 승인 2015.04.22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학중 (꿈의교회)

지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도 그 전날인 19일을 ‘장애인 주일’로 지켰습니다. 설교 후에 우리 교회 성도 중에서 현재 회사를 다니고 있는 장애인 청년과 그 어머니의 이야기도 들어보았고, 봉헌시간에는 장애인 학생들이 특송을 했습니다. 예배 후에 마당에서는 장애인 학생들이 직접 색칠한 도자기가 판매되었는데,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은 색감이 참 좋았습니다.


이번 장애인 주일을 보내면서, 저도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도 장애인을 ‘부족한 사람, 그래서 도와줘야 할 사람’으로 생각하고 부담스러워할 때가 많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장애인을 보면 나도 모르게 잔다든지, 혹은 지하철 입구에 앉아있는 장애인을 보고 피할 때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서 자기 혼자 누리기에도 부족한 자신의 시간, 물질, 에너지를 그들에게 나누어줘야 한다는 도덕적 부담감이 크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이번 장애인 주일을 통해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장애인들의 가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회사에 취업해서 우리 사회에 기여를 하고 있는 장애인도 있지만,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작은 기여를 하는 장애인도 많았습니다. 그들이 만든 도자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고, 그들의 특송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따뜻함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장애인은 ‘우리가 도와줘야 할 사람’이 아니라, 소중한 유, 무형의 가치를 우리에게 주는 ‘동료’였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우리는 이런 장애인의 가치를 결과적으로 무시하고, 드러나는 모습으로만 ‘잘난 사람’과 ‘못난 사람’이라는 일종의 ‘계급’을 만든 것이 아닐까요? 그리고 그 계급 안에서 우리 자신을 우월하다고 생각하며, 정작 상대방은 원하지 않는 ‘부족한 사람, 도와줘야 하는 사람’의 낙인을 찍은 것은 아닐까요? 예전에 큰 도토리와 작은 도토리를 땅에 나란히 두고, 20층 건물 옥상에 올라가봤습니다. 그리고 그 둘을 한번 봤습니다. 분명히 가까이에서 보면 차이가 났지만, 위에 올라가니 이 둘의 차이를 볼 수 없었습니다. 도토리들끼리는 서로 자기가 잘났다고 싸울지 몰라도, 사실 그런 싸움은 그다지 의미가 없는 싸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러한 ‘도토리 키 재기’를 그만하고, 서로가 가진 가치들을 존중해야 되지 않을까요? 장애인에 대한 ‘도토리 키 재기’뿐만 아니라, 학벌 간에, 가문 간에, 지역 간에, 동료 간에, 친구 간에 존재하는 수 없는 ‘도토리 키 재기’는 더욱 위험하지 않을까요? 언젠가부터 사회 문제에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당연하게 만연한 집단 따돌림은 우리 사회 안에 이러한 ‘도토리 키 재기’가 얼마나 퍼져있으며, 이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예수님께서는 인간이 정한 기준에 의해서 우열을 가리지 않으시고, 그 모든 것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셨습니다. 예수님과 제자들이 길을 가다가, 선천성 시각장애인을 보았습니다. 이 당시 사회도 장애인은 비웃음과 저주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이 물었습니다. “선생님, 저 사람이 저렇게 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그 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요한복음 8:3)


제자들은 누군가의 장애를 자신들의 우월감의 도구로 삼으려고 했으나, 예수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도토리 키 재기’로 보시고 오히려 그 사람의 장애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선한 도구로 보았습니다. 이것이 그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시각이자, 죄로 인해 죽었던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시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비웃는 그들이나 우리나 사실 똑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서로를 향한 ‘도토리 키 재기’는 그만하고, 대신 하나님의 눈으로 서로를 존중할 수 있는 교회들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럴 때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높임을 받게 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