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하는 산 너머 전원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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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정말 행복해하는 산 너머 전원 교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04.2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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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회, 세상을 섬기다(2) 의왕 말씀전원교회

가슴을 열고 문화의 접촉점 찾는 교회로 재탄생

매년 5월 ‘영산홍 대축제’ 열어 지역사회와 소통


서울에서 남태령을 넘어 과천의왕간 도로를 10분여 정도 달리다 백운호수쪽으로 빠져 고갯길을 넘어가면 모락산 기슭에 자리잡은 말씀전원교회(담임:방석진 목사)가 보인다.

교회 앞마당에는 아이들을 위한 에어바운스가 설치돼 있고, 천막 하우스 안에도 놀이기구인 트램펄린이 있다. 아이들이 교회에 오면 집에 가기 싫어하는 곳, 자연에서 몸으로 부딪치면서 성장해 가는 곳. 그곳이 바로 산 너머에 있는 말씀전원교회다.

# 차세대 지도자를 세우는 목회

▲ 말씀전원교회 담임 방석진 목사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교회’는 말씀전원교회를 설명하는 또 다른 수식어다. 언제 교회를 찾아오더라도 즐겁게 뛰어 놀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 방 목사의 생각. 그래서 아이들이 뛰노는 것을 예쁘게 본 성도들의 헌금으로 교회 마당에 에어바운스와 트램펄린을 설치했다.

에어바운스가 설치되는 주일날이면 교회 앞을 지나가던 자동차들이 되돌아 오기도 한다. 대부분 “여기서 조금 놀다 가면 안 될까요?”라며 묻는단다. 대답은 언제나 “오케이.” 이런 이유로 주일날 말씀전원교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머리에 허옇게 김이 올라오도록 뛰고 솟으며 소리친다. 그 자체가 놀이고 운동이다.

“엄마들이 주일날만 되면 걱정 아닌 걱정을 해요. 아이들이 집으로 가려고 하지를 않기 때문이죠.” 에어바운스 하나가, 트램펄린 하나가 교회를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곳으로 바꿔놓을 줄은 방 목사도 몰랐다.

‘차세대 지도자’들을 위한 목회는 말씀전원자연학교로 이어진다. 여기서는 유치원, 어린이집, 주중 숲속체험학교, 야외수업 등이 진행되고, 초등학생에서부터 중고등학생들을 위한 주말 숲속학교자연학교와 영성 세미나도 진행한다.

1천 권 이상의 장서가 마련된 어린이 전용 도서관인 ‘숲속 책마을’은 아이들이 잣나무 숲에서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했다. 독서의 폭을 넓힐 뿐 아니라 자연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했다.

그렇다고 말씀전원교회가 처음부터 이런 교회는 아니었다. 교회를 찾아오는 새 가족이 없었고 아이들도 없었다. 30~40대가 고작해야 3~4 가정뿐이었고, 거기에 더해 예배가 마치면 모두들 밥만 먹고 돌아가는 교회였다. 방 목사는 이 교회에 부임한 이후 “차세대를 육성해야 한다”, “주일학교를 살려야 한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했다. 아이들을 위한 열정 때문이었다.

# 지역사회의 필요를 공급하라

말씀전원교회. 의왕시에서도 ‘영산홍축제 하는 교회’로 유명하다. 5월이면 교회 뒤편 모락산을 빨갛게 물들이는 영산홍 때문이다. 영산홍꽃은 모두 방 목사를 비롯한 말씀전원교회 성도들이 심었다. “매년 5월이면 그 교회에서 영산홍축제를 열어요.” 의왕시가 아닌 안양시에서 만난 사람들도 말씀전원교회를 이렇게 기억하고 설명한다.

▲ 영산홍대축제가 시작되면 교회 뒷산은 영산홍꽃으로 빨갛게 물든다.

영상홍축제가 시작되면 하루에 5~6백여 명의 방문객들이 교회로 찾아온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의왕시에서 주최하는 ‘두발로데이’에 참가하는 운동객들까지 모여들면 그야말로 교회는 꽃 반 사람 반이 된다.

한껏 달뜬 등산객들의 목소리에 꽃내음이 묻어나고, 교회 뒤쪽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영산홍꽃이 군락을 이룬 모락산으로 자연스레 오르게 된다. ‘늘 개방된 교회’. 5월 축제 때뿐 아니라, 교회 옆에 있는 약수터와 로고스 전원 갤러리에서는 머릿속까지 맑게 하는 약수와 유명 작가들의 그림들을 언제고 볼 수 있다. 바리스타가 내린 핸드드립 커피는 전원카페에서 맛볼 수 있고, 수익금은 의왕시 고천중학교와 우성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한다.

방 목사는 “교회가 문턱을 낮추고 지역사회와 시민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 존재할 이유를 찾아야 하고, 교회가 있는 지역의 필요를 찾고 적극적으로 공급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 방 목사의 생각이다.

이렇게 하는데 7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말씀전원교회도 처음에는 그냥 시골에 있는 교회였다. 그러나 이제 이름 그대로 말씀전원교회로 다시 태어났다. “교회를 일주일에 한 번 사용하는 곳으로 닫아 놓지 말라”고 충고하는 방 목사는,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다 하고, 문도 열어라. 교회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눈을 열어 접촉점을 찾아야 한다. 가슴을 열고 문화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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