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률 속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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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률 속 교회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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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7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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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모 목사(내일을여는집 이사장)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이 1998년 IMF 이래로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에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11.1%로 직전월 1월에 비해 1.9%나 늘어났다. 청년실업률이 가파르게 올랐다. 정부당국은 계절적 요인도 한몫을 한다고 하지만, 1999년 7월 11.5% 이후 약 16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의 수치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 선 이후 2013년 8.5%, 2014년 10.9%, 2015년에 11%가 넘었으니, 거의 해마다 청년 실업률은 높아만 가고 있다. 정부 당국의 발표가 이러한데, 실제 청년 실업자는 100만이 넘을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각 대학마다 졸업생은 졸업을 최대한 연기하고, 도서관마다 취업준비생으로 바글바글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 실업률과 더불어 일자리의 질이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고용 70%를 정책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고용률은 악화되었고, 70%의 공약수치를 맞추려는 당국의 고육지책은 비정규직을 양산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고용시장을 더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시 이런 고용시장의 혼란은 청년과 노인 세대간의 갈등으로 나타난다. 우리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배달업이나 주유소에 있는 청소년들과 노인들의 일자리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교회에서도 그대로 큰 고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 해 2월 명지대 성악과를 졸업한 ‘취준생’(취업준비생)인 김혜연(23세)은 매일 아침 7시부터 커피전문점에서 시급 5580원을 받고 4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커피전문점에서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오후에는 피아노 학원에서 주 3일간 6시간씩 피아노를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니깐 주 3일은 10시간씩 아르바이트를 뛰고, 나머지 시간은 취업 준비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시간당 5580원을 벌어, 정규직 교수가  투잡으로 하는 레슨에 18배가 되는 시간당 10만원짜리 아르바이트 수강을 받고 있다. 그나마 수입의 대부분을 월세와 식비로 쓰는 다른 청년지방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은 편이다. 여기서 보듯 우리 사회의 양극화의 문제나 부자들의 도덕적 해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4월 1일자 금융권의 관련 보도에 따르면, 외국계 시티은행은 실적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영업점 56곳을 폐쇄하고 전 직원의 15%에 해당하는 65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수장은 연봉 근로소득 25억원과 퇴직금 46억원 등 총 71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국내계 메리츠화재는 전 직원의 16%에 해당되는 406명을 퇴출시켰지만, 그 수장은 8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심지어 그는 지난 2012년에 회사의 순이익이 69%나 감소했지만, 그는 연봉 89억원과 배당금 47억을 더해 총 136억원을 챙겼다고 한다. 대부분의 은행권의 사정이 이러하고, 대기업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금융권을 감시하는 사정당국이 손 놓고 있는 것을 볼 때 자본과 권력의 유착은 너무나도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이 분명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힘없는 이들에게 전과되어 최고의 청년실업률, 최고의 자살률, 최고의 이혼률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교회는 이 가운데 있다.

한국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거대 자본의 횡포에 대해 주저없이 고발해야 하고 그 병폐를 증언해야 한다. 더 나아가 도덕재무장 운동과 같은 신앙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물신주의 배격과 자본주의의 한계를 넘어 설 수 있는 성경연구와 신앙교육, 그리고 대안사회를 향한 구체적인 플랜을 세워 청년들에게 대안사회의 비젼과 꿈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마다 청년을 위한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을 통한 지역사회운동을 전개했으면 한다. 먼저 지역사회의 이슈(cause)와 청년 일자리를 연계해 보거나 마을공동체의 비젼과 창업을 연계해 볼 수도 있다. 생태운동과 평화운동에 대한 관심과 비젼을 심어주고 역시 일자리와 창업을 모색해 볼 수 있다. 그동안 교회가 축적한 해외 단기선교의 경험을 살려 선교사 지원중심에서 청년중심으로 선교사역의 버전을 변화시켜 청년 해외연수를 겸한 해외봉사활동을 지원해보는 것도 한 벙법이다. 교회가 농촌교회를 도와 주던 방식을 달리하여 농촌교회에 청년 실무자를 고용하여 파견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회가 청년에 대해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갖는다면 교회주변이나 교회의 선교비젼 가운데 정부나 NGO의 지원을 받아 만들 수 있는 청년 일자리는 너무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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