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선교 2등?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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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선교 2등? 결코 아니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5.03.3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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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 마민호 교수, ‘선교 리서치 전문가 과정’서 밝혀
▲ 선교단체 리더들을 위한 선교 리서치 전문가 과정이 지난달 27일 서초구에 위치한 방주교회(담임:반태효)에서 열렸다.

소프트 파워는 군사력, 경제 등의 물리적인 힘을 지칭하는 '하드파워'에 대응되는 개념이다. 이것은 강제력 등의 물리적인 힘이 아닌 자발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매력을 말한다. 지식과 기술, 정보는 소프트파워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선교에서도 하드파워가 아닌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마민호 교수(한동대 국제지역연구소 소장)는 지난 27일 서초구에 위치한 방주교회(담임:반태효)에서 열린 ‘선교단체 리더를 위한 선교 리서치 전문가 과정’에서 한국 선교계에 요구되고 있는 ‘리서치선교의 중요성’을 소개했다.

"앎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

마 교수는 먼저 “선교사는 스스로가 지역전문가임을 자각하고, 전략적 선교 퍼실리테이터(촉진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아는 만큼 산다. 자녀들에게 비싼 돈을 들여 학교를 보내는 것도 아는 만큼 살게 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것은 어색함과 딱딱함을 돌파한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앎이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라고 선교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에서의 지식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이 세계선교 2대 강국이라는 말도 파송 수라는 하드파워의 측면에서 봤을 때 하는 이야기”라며 “날이 갈수록 소프트파워가 강조되는 세상 속에서 선교현장에 대한 연구 자료 하나 쉽게 찾을 수 없는 한국 선교를 결코 2등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 교수는 “손자병법에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이 나온다. 이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로, 지역연구라는 개념이 여기서 나온다. 선교도 마찬가지”라며 “전세계에서 지역연구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한동대 마민호 교수는 “날이 갈수록 소프트파워가 강조되는 세상 속에서 선교현장에 대한 연구 자료 하나 쉽게 찾을 수 없는 한국 선교를 결코 2등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 없이 전략 없고, 전략 없이 승리 없다"

한국 선교에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전략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마 교수는 우리 안에 “왜 전략이 없는지에 대한 반성이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략이라는 것은 가장 빠른길을 찾는 것이다. 전략이 나오려면 첩보와 정보가 있어야 하는데, 어디가 약하고 어디에 군대가 주둔해 있고, 어디에 지뢰가 있는지 모르면 전략이 나올 수 없다”며 “대상 지역에 대한 첩보와 정보를 모으는 것이 리서치와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가 주체가 되는 한국식 선교 리서치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마 교수는 “그동안 우리가 서구권에서 만들어 낸 전략을 그대로 가져다가 썼는데, 잘 쓴 것도 있지만 우리와는 맞지 않는 것이 많았고, 이것이 선교의 효용성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문화와 정서로 읽어낸 전략이어야 우리나라 사람이 그것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다”며 “이는 모국어로 말씀을 읽어야 은혜가 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마 교수는 또 “선교지를 잘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 땅에 대해 잘 알아야하는데, 연구하는 사람 즉 아는 사람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선교의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선교의 전략은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변한다”며 “선교의 시대성을 안다면 지역연구는 모든 선교의 기본이고, 전략적 선교를 위한 필수적 선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선교사는 다스리는 사람"

이날 강의에서 마 교수는 “선교사는 다스리는 사람이며 왕 같은 존재”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나님이 큰 왕이라면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진 우리는 작은왕이라는 것. 특히 “우리가 다스리는 영역은 우리가 알고 마음에 품고 기도하는 모든 땅인데, 기도한다는 것은 안다는 것이고, 안다는 것은 기도하라는 것”이라며 “우리가 알지 못하면 제대로 기도할 수 없고, 다스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많은 중보기도팀들이 현장의 최신 소식이 없어, 이미 지나간 기도정보를 가지고 기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해외에 나가있는 선교사들이 사명을 가지고 선교지의 정보들을 모아 중보기도에 사용하도록 보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 교수는 또 에베소서 4장을 인용하며 “선교사는 의와 진리와 거룩으로 지음 받은 왕같은 제사장이며 그 땅에서 하나님의 말씀으로 옳고 그름을 다스리는 자”라며 “그렇기 때문에 선교단체에서 선교사를 훈련시킬때는 리서치선교사이자 지역전문가, 전략적 선교 퍼실리테이터 등 다양한 정체성을 부여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선교사는 선교지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미리 알아야 하고, 그 나라의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도 밝아야 한다. 이를 통한 선교 전략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은 필수!"

마 교수는 마지막으로 리서치에 이은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를 생산하고 보급하는 연구기관과 언론기관이 네트워킹의 ‘몸체’를 형성하는 것.

그는 “이 ‘몸체’는 중립성과 종합성을 필수로 한다”며 “새들이 모여 회의하려면 새들이 앉을 수 있는 나무가 있어야 하듯이, 선교단체와 교회의 정보가 계속 흘러가려면 연구기관과 언론기관이 대화하면서 부분적인 연합을 통한 네트워킹을 형성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연구의 필요성과 함께 연구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의 보급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제작한 문서가 캐비닛과 컴퓨터 안에 갇혀있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 마 교수는 “한국교회 성도들과 현장 선교사들에게 자료가 전달되도록 잘 만드는 것 뿐 아니라 보급에도 신경을 써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그 일에 기독 언론사와 방송국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서 연구진들이 계속적인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사무총장:한정국, KWMA) 훈련분과위원장 이용웅 선교사는 “그동안 한국선교는 전문성과 전략이 결여돼 있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선교현지 조사 방법론과 연구방법을 제시하여 선교사와 선교단체 지도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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