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관 내 손으로 짓자 ‘십시일반’ 헌금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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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관 내 손으로 짓자 ‘십시일반’ 헌금 행렬”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3.25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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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관 건립에 쏟아진 정성들

과부의 ‘두 렙돈’까지 기꺼이 헌금

“백석인 된 것 자랑스러워” 마음 표현

사고보상금, 결혼축의금 등 사연다양

▲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백석 총회관 건립을 위한 손길이 십시일반 보태지면서 어느새 모금액 100억원의 기적을 낳았다.

총회관 건립 추진을 시작으로 불과 500여일 만에 모아진 총회관 헌금은 100억원에 이른다.

사실 교회 건축이었다면 더 쉬웠을 일이다. 하지만 총회관은 각 교회들이 맡은 사역들을 진행하면서 2차적인 책임을 감당해야 하기에 단돈 10만원의 헌금도 목사 마음대로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적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석 총회관 건립을 향한 열정은 하루도 식은 적이 없다.

곳간도 마르지 않았다.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누군가는 자식에게 줄 돈을 헌금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정성껏 모아온 적금을 깼다. 교회 건축의 어려움 속에서 빚을 낸 교회도 있고, 교회의 형편이 안 되면 목회자 개인이 빚을 내 헌금하기도 했다.

홀로 수백억원의 헌금을 감당할 ‘메가처치’는 없지만 모두 ‘십시일반(十匙一飯)’ 자기 것을 나누는 정성은 누구도 따라갈 자가 없다. 1만원 작은 헌금에서 수억대 헌금까지 모두 소중한 총회관 건립 자산이 됐다. 이것은 교단 역사에 길이 남을 ‘백석’만의 저력이자 살아 있는 간증이다.

총회관 건립의 물꼬는 주사랑교회 최현기 목사가 열었다. 2013년 10월 총회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목돈 1억원을 입금했다. 교회 재정이 아닌 개인 돈이었다. 평소 검소하기로 알려진 최현기 목사 부부는 먹을 것 입을 것 아껴가며 돈을 모았다. 목회자 자녀로 고생만 하면서 큰 아들에게 전셋집이라도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총회관 건립 소식을 듣고 아들, 며느리에게 양해를 구했다. 총회관 건립은 하나님의 계획이자 큰 사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기쁜 마음으로 헌금을 했다. 그 어떤 돈보다도 소중한 헌금이 아닐 수 없었다.

총회관 청소를 하는 미화원 문원식, 김수자 씨 부부는 꼬깃한 만원짜리 100장을 봉투에 넣어 총회 사무국장에게 전했다. 그들은 백석 성도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100만원이나 되는 큰 돈을 총회관 건립에 써달라고 준 것일까.

일주일에 두 번 총회관 청소를 하는 부부는 어느날 총회 벽에 붙은 총회관 건립 현황판을 보게 됐다. 매일 매일 빈칸이 채워지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 부부도 뿌듯함을 느꼈다. “나이든 사람 일거리도 없는데, 총회가 우리 일터니까 우리도 뭔가 보탬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김수자 권사는 하루빨리 좋은 건물이 세워지면 좋겠다고 했다. 매월 50만원의 사례비를 받는 부부. 100만원은 그들에겐 두 달치 월급이다. 이것은 과부의 두 렙돈이기도 했다.

백석 총회관은 지금 한참 활동하는 목회자들이 주인이 아니다. 총회관은 백석을 이끌어갈 다음세대들이 주인이다. 5천 교회가 넘는 대형교단으로 도약하면서 번듯한 총회 건물 하나 없다는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는 장종현 총회장의 말처럼, 총회가 굳건히 뿌리내리지 못한다면 교단의 미래도 불안하게 된다.

이런 마음을 안 것일까. 다음세대 백석의 주역이 될 신학생들도 정성을 보탰다.

지난해 4월 주야간 채플을 통해 총회관 건립 헌금을 했다. 즉석에서 모아진 헌금 265만원과 약정헌금까지 총 1천200여만원의 헌금에 동참했다. 가난한 신학생들에게 265만원의 헌금은 상당히 큰돈이다. 그러나 신학생들은 교단이 든든히 서야 자신들의 목회환경도 좋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주머니 속 동전도 모두 털어넣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충남노회 초대교회 이덕희 목사의 아들은 군 복무중 부상을 입고 받은 사고 보상금을 총회관 건립 헌금으로 보내왔다.

아들 준형 씨는 논산훈련소 중대장으로 근무하던 중 손가락 부상을 입고 600여만원의 보상금을 받았다. 이덕희 목사와 아들 준형 씨는 기도하며 사용처를 하나님께 구했다. 그러던 중 총회관 건립 소식을 듣고 흔쾌히 사고 보상금 전액을 헌금했다. 준형 군은 다음세대 백석을 이끌 목회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주일학교 어린이들도 총회관 건립에 동참했다. 청강교회 주일학교 어린이들은 저금통 헌금을 보내왔다. 결혼식 축의금을 보내온 신혼부부도 있었다. 교단 통합으로 백석인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감사한 마음을 총회관 헌금으로 표현한 이들도 있다.

창원은혜교회 피은혜 목사는 당장 헌금을 마련할 돈이 없어 자신이 소유한 땅문서를 기증했다. 기증한 땅은 5천만원 상당의 가치가 있다.

미주동부노회 강철홍 목사는 자신의 저서 ‘칭의가 은혜를 말하다’를 기증하면서 “책을 팔아 총회관 건립에 보태달라”고 말했다. 강 목사는 최근 300권의 책을 추가로 보내왔다.

선교헌금을 받아 사역하는 해외 선교사들도 백석 총회관 건립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열린 세계선교대회에서 1억300만원을 약정했고, 어려운 중에도 헌금을 보내왔다.

“총회가 있어야 교회도 있는 것”이라며 당회원들을 설득해 헌금을 보내온 여러 교회들과 어려운 형편 중에서도 작은 도움이 되겠다며 10만원, 20만원 정성을 보탠 교회도 있다. 목돈을 내는 것보다 3년을 목표로 매주 총회관 건축헌금을 책정해 보내오는 교회도 있다.

지난해 1월 열린 임시총회에서 전국노회가 총회관 건립에 동참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노회단위 헌금도 줄을 잇고 있다. 부천노회와 충남노회는 노회 분담금을 완납하고 전 노회원이 별도의 건축헌금을 내고있다.

한남노회도 노회 신년연합부흥회를 개최해 헌금 일부를 총회관 건립헌금으로 보내왔으며, 서울남노회도 약정헌금을 완납했다. 경기노회, 하나로노회, 경상노회, 경기남노회, 한남노회, 경남노회, 평남노회, 경충노회, 인천노회, 서울강서노회, 강원노회, 글로벌노회 등이 노회분담금을 납입하는 등 노회단위 헌신도 이어지고 있다.

자비량 목회와 특수 목회 등으로 형편이 어려운 여교역자들도 총회관 건립에 마음을 모았다. 여교역자위원회는 “총회관 건립에 여 목사들도 힘을 보태고 싶다”며 100만원을 보내왔다.

장종현 총회장은 “주님께서는 과부의 두 렙돈을 귀하게 여기셨다”며 “하나님의 일에 게으르지 않고 크고 작은 정성을 쏟아붓는 백석 교회와 백석인들이 자랑스럽다”며 하나님의 축복이 모든 이들에게 임하길 간절히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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