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우리의 회개를 위해 복을 거두시기도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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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우리의 회개를 위해 복을 거두시기도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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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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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심판의 경고 앞에서의 자세
▲ 이경직 교수

일곱 번째 재앙을 겪을 때 파라오는 사람을 보내어 모세와 아론을 불렀다(출 9:27). 모세와 아론에 대해 격식을 갖춘 셈이다. 항복 선언을 통해 파라오는 우렛소리와 우박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우렛소리와 우박을 그치게 해달라는 부탁을 모세와 아론에게 한다.

이전에 파라오는 파리떼 재앙 때 이집트에서 하나님께 희생 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출 8:25). 모세가 그 제안을 거부했을 때 파라오는 광야로 가더라도 너무 멀리 가지 말라고 했다(출 8:28). 그러나 이번에 그는 출애굽에 대해 단서조항을 붙이지 않는다. “내가 너희를 보내리니 너희가 다시는 머물지 아니하리라”(출 9:28).

모세는 파라오의 회개와 약속이 거짓임을 알았지만, “내 손을 여호와를 향하여” 펴겠다고 대답한다(출 9:30). “우렛소리가 그치고 우박이 다시 있지 아니할” 것이다. 파라오의 거짓된 회개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일곱 번째 재앙을 거두시는 이유가 있다. “세상이 여호와께 속한 줄을” 파라오가 알도록 하기 위해서이다(출 9:29).

하나님은 “내일 이맘때면 내가 무거운 우박을 내리”겠다고 하셨다(출 9:18). 개구리 재앙 때 파라오는 하나님의 개입이 없이 개구리가 없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서 ‘내일’ 개구리들을 제거해달라고 했다(출 8:10). 그러나 일곱 번째 재앙에서 파라오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내일’이라는 시한을 두지 않는다. 그는 하나님 앞에서 완전히 항복한 것처럼 보인다. 모세는 파라오의 요구를 받고 곧바로 하나님께 기도했으며, 하나님께서는 곧바로 응답하셨다. 파라오는 그 재앙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분명히 믿었다. 그 재앙을 거두어주실 분도 하나님이심을 믿었다. 그러나 그에게 하나님은 재앙을 주시거나 재앙을 거두시는 분일뿐이다. 그는 하나님을 주님으로 섬기는 새로운 삶을 살 생각이 없었다. 이것이 그의 한계였다.

하나님께서 설정하신 ‘내일’이라는 시간을 선용한 사람들이 있다. 종들과 가축을 집으로 피하여 들인 파라오의 신하들이다. ‘집’은 인간이 보호를 받는 곳이다. 오늘도 세상에 속해 있지만 하나님의 종말론적 심판의 경고를 듣고 ‘하나님의 집’인 교회 안에서 안전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기뻐하신다.

일곱 번째 재앙은 그 이전의 재앙들과는 다른 방향, 즉 하늘로부터 온다. 하나님의 통치는 땅에서 뿐 아니라 하늘에서도 유효하다. 노아의 시대에도 하나님은 그분을 대적하는 세상에게 대홍수 심판을 내리셨다. “그 날에 큰 깊음의 샘들이” 터졌을 뿐 아니라 “하늘의 창문들이 열려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다(창 7:10-11). 유황과 불처럼 하늘에서 내려오는 재앙은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재앙이다(창 19:24). 그러나 자비로우신 하나님은 일곱 번째 재앙을 통해 이집트를 완전히 파괴하지는 않으신다. “보리는 이삭이 나왔고 삼은 꽃이 피었으므로 삼과 보리가 상하였으나”(출 9:31) “밀과 쌀보리는 자라지 아니한 고로 상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출 9:33).

그러나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은 하나님의 자비를 다시 한 번 무시했다. 파라오가 “비와 우박과 우렛소리가 그친 것을 보고 다시 범죄 하여 마음을 완악하게 하니 그와 그의 신하가 꼭 같”았다(출 9:34). 일곱 번째 재앙이 그쳤을 때 그들은 오뚝이처럼 그들의 옛날로 돌아갔다. 들에 있는 종들과 가축들이 우박 피해를 입었지만 기득권 계급인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에게는 아직 기댈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 자라지 않은 밀과 쌀보리였다. 일곱 번째 재앙이 비록 끔찍했지만 그들이 생각하기에 미래가 전적으로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그들은 하나님께서 베푸신 자비를 회개의 기회로 삼지 않고 하나님께 계속 대적하는 이유로 삼았다. 여덟 번째 재앙에서 하나님께서 메뚜기들이 “우박에 상하지 아니한 맡의 모든 채소를 먹게” 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는 하나님이 베푸신 은혜를 하나님을 대적하는 근거로 삼는 경우가 있다. 하나님은 그 은혜를 거두심으로써, 우리가 더 이상 그 은혜를 악용하지 않도록 하심으로써 우리가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나아오도록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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