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무덤이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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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무덤이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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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2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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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 / 신촌성결교회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부활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예수의 부활은 이 세상에 새 소망을 주신 시간이다. 인류에게 지워진 가장 무거운 짐이 죽음인데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인류에게 죽음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모든 무덤에는 인간의 무능력, 눈물과 탄식 그리고 썩어야 하는 모든 한계들로 가득차 있는 곳이다. 그런데 예수님의 무덤은 텅비어 있었다. 모든 복음서들은 예수의 무덤이 텅비어 있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 의미는 이런 것이다.   

하나는 부활이다. 사람들은 무덤을 고집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사람들은 그 무덤을 크고 호화롭게 꾸며 놓았다. 옛날 무덤을 보면 그 안에 별 것을 다 갖다 넣어 두기도 하였다. 군왕들의 무덤에는 생필품까지 다 넣어 주었다. 거기에는 부활사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님에게는 무덤이 단지 3일만 필요했다. 부활하는 사람에게는 무덤이 그리 중요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죽음에 대한 준비는 많이 하셨지만 무덤에 대한 준비는 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의 무덤이 여전히 가득 채워져 있었다면 그것은 자랑거리가 아니다. 무덤은 빈무덤이어야 한다. 

그리고 해방이다. 빈무덤이라는 말은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해방받으셨다는 말이다. 무덤은 어둡고 캄캄하고 비좁은 공간이다. 그런데 빈무덤이라는 말은 그 공간에서 나왔다는 말이고 이 나왔다는 말은 자유해졌다는 말이고 자유해졌다는 말은 해방받았다는 의미이다. 만약 예수님이 지금까지 무덤에 그냥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비좁은 무덤안에 여전히 갇혀 있다는 말이고 그랬다면 오늘 성지 순례자들은 모두 아리마대 요셉이 만든 무덤을 찾아가 장사진을 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성지 순례객들 가운데 우리들도 섞여 있을 것이고 그 속에 나의 모습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은 3일 만에 부활하셨고 그래서 그 무덤은 빈무덤이 되어버렸다. 부활 생명은 그렇게 땅속에 가두어 놓는다고 가두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수님의 무덤이 비어있었다는 것은 부활하였다는 것을 의미하고 해방 받아 자유해졌다는 의미이다.

또 그 무덤이 비어있었다는 것은 예수님이 승리하셨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예수를 잡아 죽여서 무덤에 묻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좌파, 우파 상관없이 오로지 예수를 잡아 죽이는데 모두 한통속이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마침내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다. 불의의 세계는 서로 원수였다가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서는 손을 잡고 뜻을 모은다.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서 평소 원수였던 바리새파와 사두개인파가 뜻을 모았고 헤롯과 빌라도가 한마음이 되었다. 로마 군인들과 유대인들도 예수를 잡아 죽이는데는 한마음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이 죽어 무덤에 묻히던 날에 그들 모두가 안심하고 잠을 잤을 것이다. 이제는 모든 문제가 끝났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만약 그들의 생각대로 그것으로 끝이였다면 이 세상은 더 이상 소망없는 세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십자가의 의미는 퇴색하고 말았을 것이고 진리나 복음은 영원히 패배했을 것이고 예수님이 전한 천국이나 가르침도 다 쓸데없는 일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예수님의 무덤은 빈무덤이었다. 그 말은 예수님이 승리하였다는 말이고 진리가 승리하였다는 말이고 어둠속에서 빛이 승리하였다는 말이다.
 
 그 날 제사장들과 유대인들이 그리고 빌라도나 헤롯이 몰랐던 것이 한가지 있었다. 그것은 부활생명은 누가 가두고 밟고 불태워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그것을 몰랐을 것이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에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부드럽고 연한 새싹들이 돋아난다는 이 간단한 진실조차도 그들은 몰랐던 것이다. 하물며 부활 생명이 어찌 무덤에 갇혀 있겠는가. 돌을 굴려 막아 놓는다고 해서 어찌 막아지겠는가. 빈무덤은 승리의 상징이다. 부활, 그것은 인류에게 주어진 축복이다. 은혜이다. 선물이다. 어두운 이 세상에 이 부활로 다시 한번 밝아지고 잃어버리고 살아가는 소망이 충만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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