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의 누나 같은 사역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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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들의 누나 같은 사역자가 되겠습니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3.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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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군종 목사로 선발된 예장백석 ‘남소연 강도사' 인터뷰

국방부는 지난 1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 군종목사 선발하고 최종합격한 2명의 여성 목회자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 군종병과가 시작된 지 66년만에 첫 사례다.

그 주인공 중 한 사람은 올 4월 목사안수를 받는 대한예수교장로회 백석총회 남소연 강도사(31·성남수정교회), 다른 한명은 예장통합 정은해 목사(35·대구신암교회)다.

▲ 군종병과가 만들어진 지 66년만에 첫 여성 군종목사로 선발된 남소연 강도사. 개척자로 길을 연 남 강도사는 어머니, 누나의 손길로 장병들을 돌보겠다는 각오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여성 군종목사 선발에 대한 공고를 낸 후, 군종목사 파송 11개 교단 중 여성목사 안수를 허용하고 있는 6개 교단에 추천을 받았다. 남소연 강도사는 신원조회와 신체검사, 면접시험을 거쳐 최종 합격한 것이다.

군종사관 후보생 자격으로 입대를 앞두고 있는 남 강도사를 다시 만난 것은 지난 20일 대백석총회 본부에서였다. 옆에는 남편인 유성진 전도사와 백마부대에서 주일마다 설교하고 있는 백석대 김창제 교수(법정학부)도 동석했다.

남소연 강도사가 군종목사에 지원하게 된 동력은 주변의 적극적인 추천과 격려였다.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눌 때부터 당당하고 적극적인 모습이 왜 주변 목회자와 대학교수, 부모님, 심지어 남편까지 추천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했다. 특히 군인으로 미8군에서 통역했던 친할아버지의 영향도 있었다.

사실 군종목사에 합격한 기쁨이 크지만, 결혼한 지 이제 일 년이 된 신혼부부가 당장 떨어져 지내야 하는 안타까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나 이 부부에게는 문제가 아니었다. 남편 유성진 전도사 역시 아내 남소연 강도사와 함께 군 복음화 현장에 뛰어들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미 군선교연합회에서 훈련을 받고 있고, 유 전도사 역시 외조사역을 기꺼이 감당하겠다는 생각이다.

“아내가 정직한 목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에게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정직한 군목으로 살며, 생명을 살리는 군목이 되길 도와야죠.” 시선을 마주한 부부에게서 신뢰가 전해진다.

▲ 남편 유성진 전도사는 아내 남소영 강도사의 군종목사 도전을 적극 추천했다. 자신 역시 군 선교 사역에 동참하기 위해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남소연 강도사는 아직 군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했다. 그럼에도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격오지 사역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오는 4월 21일에는 충북 괴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에 입영해 군종사관 후보생으로 약 9주간의 거친 훈련을 받게 된다. 일반 사병들의 기초군사훈련 6주보다 길다.

남 강도사는 군대를 배우는 차원에서 TV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열심히 보고 있다며 웃는다. TV 보다 실제 훈련이 덜 힘들지는 않을 터.

“훈련을 받을 때는 이를 악물고 버텨야죠. 제 나름의 구호도 정했습니다.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함께 하시도다’를 외우면서 훈련을 받을 겁니다.” 당찬 모습으로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무사히 훈련을 마친다면 남소영 강도사는 군종목사이자 중위로 임관하게 된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군종 목회자가 되고자 할까?

“병사들에게 치유와 돌봄으로 어머니의 손길, 누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또 잘 먹여야죠. 하고 싶은 사역은 병사들 안에 중보기도가 많이 일어나게 하고 소그룹을 활성화시키고 싶어요.”

이제 남소영 강도사는 여성 목회자로서 누구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게 됐다.

“여성목사라고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말씀에 근거해서 복음전파의 사명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이 꿈꿀 수 있는 영역이 확대됐고, 먼저 길을 열게 돼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함께한 김창제 교수는 “젊은 청년들이 입대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것을 진중사역 중 많이 본다. 대화하고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한데, 남 강도사는 영적 능력과 섬세함을 가지고 장병들을 돌보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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