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통 열흘 앞두고 한교연 ‘봉은사역명 사용 중지 가처분’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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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 열흘 앞두고 한교연 ‘봉은사역명 사용 중지 가처분’ 제출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5.03.20 1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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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중앙지법에
▲ 한국교회연합 최귀수 선교교육국장(왼쪽)과 김훈 홍보기획실장(오른쪽)이 '봉은사역명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찾았다.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양병희 목사)이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봉은사역명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서울 강남권을 관통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이 오는 28일 개통하는 가운데 최근 종교계에서는 ‘봉은사역’명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서울시가 역명에 특정 사찰 이름을 사용해 종교편향을 일으켰다는 내용이다. 이에 한교연은 지난달 27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이영훈 목사)와 함께 ‘봉은사역 명칭 철회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이후에도 성명서를 통해 ‘봉은사역’명을 ‘코엑스역’으로 재명명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개통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서야 ‘봉은사역명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은 한교연을 통해 법원에 제출됐다. 이에 지하철역 개통이 며칠 남지 않은 가운데 가처분 신청이 효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교연 최귀수 선교교육국장은 “개통을 앞둔 9호선 929번 역명이 공정성을 가진 지하철역명으로 바뀌길 기대하며 계속해서 성명서를 냈지만 시정되지 않아 가처분을 내게 되었다”며 “가처분 신청을 비롯해 9호선 929번역 현장 시찰, 긴급토론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귀수 선교교육국장이 제출한 '봉은사역명 사용 중지 가처분 신청'이 접수되고 있다.

뒤늦게서야 한교연이 단독으로 가처분 신청을 하게 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봉은사역’ 명칭을 두고 서울 강남구교구협의회(회장:김인환 목사)가 전면에 나선다 했지만 아직까지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아 한국교회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강남구교구협의회는 지난달 25일 긴급회의를 열고 △100여명의 법률자문단 구성 및 ‘봉은사역’명 사용금지 가처분신청과 본안소송을 제기하고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명 개정을 위한 100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교연이 가처분 소송을 내기 전까지 강남구교구협의회가 내건 사항은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았다. 한기총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한교연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연 이후 ‘봉은사역’과 관련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

‘봉은사역명 사용 금지 가처분’을 직접 제출한 최귀수 국장은 “역명을 제정하는 최종 권한자는 서울 시장”이라며 “비록 개통이 일주일 남은 촉박한 상황에서 가처분을 내, ‘봉은사역’ 명을 변경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향후 서울시장에 대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처분을 통해 한교연은 △서울시 역명 제.개정 절차 및 기준에 따르면 지하철 역명은 향후 분쟁 또는 논란이 될 수 있는 것을 배재하라(제91조 및 서울시 지명위원회 조례 제5조, 행정2부시장 방침 제440호)고 명시되어 있으므로 봉은사 역명 사용을 정지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지하철역명은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해당지역과의 연관성이 뚜렷하고 지역 실정에 부합하는 옛 지명, 법정동명, 가로명 등을 원칙으로 해야하지만 서울시는 문화재청에 등록된 사찰이 아닌 봉은사 명칭을 사용해 역명 제정기준을 무시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정성 상실에 있어 한교연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봉은사 미래위원장과 신도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봉은사의 발전 방향을 집중적으로 고민했던 이해 당사자”라며 △역명 확정 고시를 앞두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봉은사를 방문해 공인으로서 행보가 바르지 못했으며 역명 지정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친일행위 앞장섰던 봉은사에 대한 시민정서 위배 △공공시설 이름을 종교적인 이름으로 명명함으로써 종교편향 야기 △인터넷 여론조사 결과(코엑스역명 선호 55%, 봉은사역명 선호 45%) △봉은사 신도들을 동원해 역명 제정 주민선호도조사를 왜곡한 점 등을 가처분 신청 원인으로 실었다.

한편 공공성과 관련해 ‘봉은사역’ 명칭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에 대해 최귀수 국장은 “대중들이 이용하는 지하철 역명이 특정 종교의 홍보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판단한 내용도 가처분에 담았다”며 “시민단체들과의 협력도 모색하고 싶지만 사안이 시급해 급하게 가처분을 냈다”고 전했다.

한교연은 오는 23일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와 산하 총대들과 함께 서울시가 ‘봉은사역’으로 명명한 지하철 9호선 코엑스 교차로를 직접 시찰하고 서울시의 ‘봉은사역’명이 왜 부당한지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다음날 24일에는 서울 종로 한교연 회의실에서 ‘봉은사역명 왜 잘못됐나’를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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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종교 2015-03-27 00:14:38
종교 편향은 기독교가 독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독교의 폐쇄성, 그리고 기독교의 독단성, 또한 기독교의 안하무인, 기독교의 선민사상이 기독교를 사회에서 왕따시키도록 하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으니... 기독교가 부흥하려면 이들 편협된 사상을 과감하게 버려야 시대에 맞는 종교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