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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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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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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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훈 목사 / 안산영광교회

“이번 주에는 놀러 가는 거 아니래!”
어렸을 때, 그날이 무슨 날인지는 몰랐지만, 목사님께서는 우리들이 놀러 가지 못하게 하셨다. 아마 몇 주간 목사님의 이런 지시들이 계속되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학생들끼리 매일 저녁 함께 교회에 모여서 기도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는 일들을 삼가고, 가끔 여행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친구들과 시골에 여행가는 일들도 자제하고, 교회 친구들과 자주 놀러 다녔지만, 그 때만큼은 친구들과 놀러 다니는 일도 자제했다.

당시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목사님께 가르침을 받았고, 그 가르침을 받은 대로 친구들과 함께 순종하였다. 어린 시절이기에 무슨 때인지도 모르고, ‘경건’이라는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목사님의 가르침을 받아 지도하는 대로 순종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지나고 보니 아마 그 때가 사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단순한 고난주간뿐 아니라 그 이전부터 “경건한 삶에 힘쓰라”고 설교하시고 가르치셨으니,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때가 바로 사순절 기간이었다. 목사님께서 얼마나 엄하게 가르치셨는지 마치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 같은 기세로 가르치셨기에 우리들은 모든 놀이를 중단해야 했고, 매일 저녁 함께 교회에 모여 기도해야 했고, 죄를 회개하며 경건에 힘쓰도록 가르침을 받았다. 사순절이 돌아오면 이렇게 해야 되는 것으로 생각하며 자라왔다.

그러나 이제는 사순절이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 매일 저녁 모여 경건에 힘쓰기 위한 기도를 하는 것은 고사하고 세속에 물들어가고 있는 신앙이 되어버리고 있다. 지나고 보니 엄하시기는 했어도 목사님의 가르침이 좋았고, 힘들었지만 순종했던 기억들이 나의 신앙의 에너지가 되었다. 이제 우리에게 돌아온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주님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에 동참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주님의 고난과 부활의 영광을 기대하는 사순절을 기억하라.

첫째,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으심과 영광의 부활을 기억하라. 교회 안에 고난과 부활의 신앙이 점점 사라지고 세속의 신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기복주의와 세속주의가 우리의 신앙을 병들게 하고 있다. 신앙의 본질인 고난과 영광의 부활을 회복하는 사순절로 만들어 가라.

둘째, 주님의 십자가를 기억하며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라. 단순한 기억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직접 동참하라. 주님이 세상을 섬겼던 것처럼 세상을 섬기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는 것이다. 병든 자들과 눌린 자들과 가난한 자들을 섬겨주려면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 고난을 피하지 말고 예수의 흔적인줄 알고 기꺼이 맞이하라.

셋째,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하며 새로운 삶을 살기로 결심하라. 자신은 항상 의로운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죄를 찾지도 않고 회개하지도 않고 근신하지도 않는다. 죄를 회개하지 않으면 신앙의 진보가 없다. 세속에 물들어가는 내 자신의 죄악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또 결심하라.

넷째, 세속적인 생각을 합리화시키지 말고 속사람을 강건하게 만들기 위하여 기도생활에 힘쓰라. 이유 없는 무덤이 없듯이 이유 없는 세속화가 없다. 합리화시키지 말고 말씀에 비추어 세속화와 싸워나가며, 속사람을 강건케 하기 위하여 기도하라. 말씀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말씀이 내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 왜냐하면 인간은 약하기 때문이다.

다섯째, 부활의 영광을 바라보며 나도 부활한다는 소망을 가지고 주님께 영광을 돌리는 삶에 올인하라.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세상을 이길 수가 없다. 영적 전쟁에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싸워나가라.

이번 사순절은 나의 죄악을 고백하고 근신하여 새로운 그리스도인의 삶을 추구해 나가는 기회로 승화시켜 나가자. 이번 사순절을 놓치면 다시는 속사람을 강건케 할 기회가 없다는 각오로 사순절을 지켜 한국교회의 새로운 영적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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