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반전이 준비된 인생 시나리오, 하나님이 쓰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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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반전이 준비된 인생 시나리오, 하나님이 쓰셨다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5.03.17 23: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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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 배달부’에서 이름난 작가로 변신
▲ 인생의 바닥을 치며 어려움을 겪을 때 만난 아내는 김황성 작가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었다. 말 그대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그에게 일어났다.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그는 아내를 만나고 나서 예쁜 딸을 얻었고 쓰는 영화 시나리오마다 좋은 결과를 얻었다. 새로운 작품을 준비중에 있는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되면 성극 사이트를 운영해서 재능의 십일조를 바치고 싶다고 말한다.

영화 ‘7번방의 선물’의 김황성 작가

얼마 전 KBS 1TV ‘인순이의 토크 드라마-그대가 꽃’에 영화 ‘7번방의 선물’의 시나리오를 쓴 김황성 작가가 출연했다. 1,280만명이 감상한 ‘7번방의 선물’은 코미디가 가미된 멜로드라마 장르로서는 처음 1천만을 넘겨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에 김 작가의 구치소 경험이 실제 녹아있다고 고백해서 화제가 됐다.

“창피한 일인데요, 7번방은 사실 제가 예전에 두달 반 머물렀던 구치소의 방 번호입니다. 구치소에 갔더니 방마다 번호가 있었습니다. 1번, 2번, 3번은 다 독방이고요. 4번방부터는 폭력이나 살인, 6번방은 마약, 7번방은 경제사범들이 있는 방이었습니다. 제가 바로 7번방에 있었죠. 시나리오를 쓰면서 그 경험을 빌려와 7번방이라고 했는데, 그것이 제목까지 될 줄은 사실 몰랐습니다.”

들어간 구치소가 7번방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한때 광고제에서 상도 받고 광고회사에 카피라이터로 취직하여 남부러울 것 없는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새로운 꿈을 가지고 회사를 나온 그는 비디오방을 차렸다가 친한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돈을 떼인다. 때마침 IMF로 온 나라가 경제적 불황으로 신음할 때였다.

고시원에 기거하면서 막노동을 하다가 추락하는 사고를 당한다. 다행히 딱딱하지 않은 급결시멘트 위로 떨어져 목숨은 건졌지만 일반 시멘트에 비해 독성이 몇배 강한 급결시멘트의 독성 때문에 상처에 피고름이 나는 등 큰 상처를 입었다.

“회사에서 나가라고 하더군요. 그쪽 바닥에서는 ‘한번 다친 사람은 또 다친다’는 속설이 있답니다. 그래서 저보고 나가라는 겁니다. 하루 벌어서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형편인데, 다쳐서 일할 수도 없죠. 방세 낼 돈도 없고요. 정말 암담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때 옆방에 있던 청년이 제게 제의를 했어요. 하루 한 번 4시에 자기가 부탁한 물건을 등기로 부쳐주면 5만원을 주겠다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물건은 소위 ‘야동’이라고 불리는 음란영상물이었다. 그 청년은 자기가 물건을 우체국에서 부치면 CCTV에 기록될 것을 피하기 위해 그 일을 제안했다. 내막은 알았지만 그 일을 뿌리칠 수 없었다.

당시 막노동하면 하루 일당이 3만 5천원. 그러나 이 일은 한 시간만 수고하면 5만원. 답이 나왔다. 게다가 장남이었던 그의 여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가난한 오빠지만 뭔가 해주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은 편치 않았다. 결국 아버지께 자초지종을 말씀 드리고 함께 경찰서에 자수를 하게 된다. 그때 구치소에서 들어간 방이 바로 7번방.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 있어요. 그때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에 몸에 가려움증이 생겼어요. 반점이 나타나고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고, 너무 가려워 죽겠는 거예요. 그래서 병원에 갔더니, 간이 나빠서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겁니다. 몇 달 동안 술 담배 끊고 지내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구치소에 들어가게 됐잖아요. 구치소에서 병이 깨끗이 나았어요. 술 담배 멀리하고 규칙적으로 살게 되었으니까요. 만약 그때 구치소에 들어가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간경화 등으로 죽었을지도 모르죠.”

자살하려는데 전화가 와

구치소에서 나온 그는 PC방을 차리는 등 사업을 했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의 사업 실패 때문에 가족이 모두 어려움에 처하게 되자 그는 견딜 수 없었다.

“도저히 못 견디겠더라고요. 이번엔 저 때문에 가족 전체가 망한 것 아닙니까. 월세 나가는 전날, 있는 돈 다 털어 소주 두병과 쥐약을 샀어요. 요금이 밀려서 받는 것만 가능했던 핸드폰도 꺼놨죠. 한 두시간 울었던 것 같아요. 쥐약을 먹으려다가, 전화벨 소리에 깜짝 놀랐어요.”

지금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다. 분명히 꺼놓았다고 생각했던 핸드폰이 울렸다. 죽는 것보다 일단 궁금해서 받았다. 동생의 친구였다. 동생이 형의 상태를 염려해서 자기 친구를 통해 그를 살피도록 한 것이다. 다시 생의 끈이 이어졌다. 하나님은 여전히 그를 놓치  않으셨다. 신앙의 인연도 다시 맺게 해주셨다. 일당을 줄 테니 교회 나오라는 어느 여전도사님의 말에 교회를 나갔다. 어느 순간부터 돈 받는 것이 미안해지는 그는 그냥 나가기 시작했다. 남선교회 구역예배 같은 곳에 참석하면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서 또 좋았다.

“그날도 밤늦게 술 마시고 제 인생을 한탄하며 새벽에 집에 가던 길이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터진 겁니다. 교회에 가서 기도하고 싶어졌어요. 그런데 근처의 교회에 갔더니 문이 잠겨있더라고요. 겨우 겨우 다른 어떤 교회의 새벽기도회에 들어갔어요. 한참 기도하는데 등줄기로, 가슴으로 어떤 뜨거운 것이 오는 체험을 했습니다. 그때 제가 과거에 잘못한 모든 것, 제가 기억도 안나던 일까지 떠오르게 하시며, 회개하게 하시더라고요. 그때 처음으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했어요. 그전까지는 그런 체험을 믿지 않았거든요.”

그러나 교회를 나가서도 말벗이 없었다. 그럴 만도 했다. 결혼도 못한 나이 36세의 청년. 게다가 직장도 없다. 당시 103kg이 넘도록 불은 몸에 늘 꾀죄죄한 단벌과 지저분한 신발. 한번은 무슨 찬양시간이었는데 그나마 가까웠던 한 청년 후배가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 “오빠, 신발에서 너무 냄새나!”

기적같은 아내와의 결혼

사람이 그리워서 교회에 갔지만 그리움은 채워지지 않았다. 외로움만 더해갔다. 인터넷의 교회 청년부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한때 카피라이터로 일했고 등단도 해봤던 문학청년의 끼가 그곳에서 폭포수가 쏟아지듯 분출되기 시작했다. 글은 그의 상처를 핥아주었다. 한편 두 편 글을 올릴 때마다 외로움이 씻겨 내려갔다. 소외감이 누그러졌다. 청년들이 글을 보고 재미있다고 난리가 났다. 사람들이 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어느 날 동생이 그 글을 보고 정말 제가 썼냐고 묻더라고요. 그것이 계기가 되어 당시 배우였던 동생의 매니저에게 소개되고, 매니저가 저보고 시나리오를 써보라고 권했어요. 사실 제가 영화를 무척 좋아했거든요. 한때 비디오 가게를 했을 때는 가게 1만 몇 천편의 비디오를 다 봤을 정도였으니까요. 어렴풋이 어떻게 써야 재미가 있는지를 체득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죠. 아마 그때 교회에서 글을 쓰게 되었던 계기가 없었더라면 지금 같은 작가가 되지 못했을 겁니다.”

어려운 처지는 계속 되었지만 하나님께서 그에게 과분한 배필을 만나게 해주셨다. 아내는 유학까지 갔다 오고 3개국어를 할 만큼 재원이었다. 신앙도 좋았다. 반면에 그는 집도 없고, 돈도 없고, 빚은 많고, 직업도 낮에는 경비를 서고 밤에는 시나리오를 쓰는 형편. 기적 같은 결혼을 통해 그의 인생이 전혀 달라졌다. 인생역전을 알리는 팡파르였다. 그때부터 ‘마음이2’, ‘챔프’와 같은 영화들의 각본을 썼다. 그리고 이번에 ‘7번방의 선물’이 세상말로 대박이 났다.

“언젠가 여건이 되면 성극 사이트를 운영해서 재능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는 그의 인생 자체가 한편의 드라마다. 번듯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에서 ‘야동’ 배달부로 전락, 심지어 구치소 7번방까지 떨어졌던 그의 삶 자체가 깜짝 반전이 있는 드라마. 그의 인생 드라마는 오늘도 절망스러운 삶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하나님은 깜짝 놀랄 반전을 준비해놓고 계신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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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7j7@dreamwiz.com 2015-03-20 06:45:48
저작권은 보호 돼야하지만, 이미 신문에 보도 된 것은 저작권 보호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좋은 내용은 많은 사람에게 알리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관심있는 사람들이 복사해서 널리 알리도록 제한하지 않는 것이 복음 확산에 유익입니다. 재배포금지라하니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