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금융그룹을 뺀 국내 30대그룹을 대상으로 <2015년 투자, 경영 환경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 조사에 응답한 29개 그룹 중 24곳이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 ‘일시적인 경기부진’이 아니라 “구조적인 장기불황이 우려된다”고 응답했습니다. 심지어 16개 그룹은 현재 상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쁘다”고 응답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금 우리는 심각한 경제불황 속에 있습니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예측했었지만, 그래도 불황이 다가오니 두렵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사업체 심방을 가보면, 경영자이든 노동자이든 살기 힘들다는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불황이 그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래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던 조사에서 “2017년 이후에야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응답했던 그룹이 절반에 가까운 13곳이나 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 현실을 살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20년이 넘도록 장기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이웃나라 일본 국민들의 심리가 장기적인 불황 속에서 어떻게 되어가는지를 보는 것은 어쩌면 우리가 겪게 될지도 모르는 미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해 보입니다. 지난 2010년 8월에 일본 내각부에서 발표한 <국민생활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남자의 61.2%, 여자의 66.1%가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장기불황 속에서 불만을 가져야 상식적일 것 같은 상황에서, 오히려 “나는 행복하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더 많은 비상식적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더 놀랍게도 ‘자신은 행복하다’고 응답한 정도가 세대별로 달랐는데, 20대가 70.6%로, 30대, 40대, 50대보다 불 같은 청춘으로 현실을 고민해야 할 젊은이들이 오히려 반대로 응답했습니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결과를 한 일본인이 분석했고, 그 연구결과가 얼마 전에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말로 번역, 출판되었습니다. 저자는 여기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일본의 많은 젊은이들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이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나아지지 않을 것이니, 지금 상황에 만족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헛된 꿈을 버리고 현실을 인정했더니 행복해졌다고 응답한 것입니다.
그러나 꿈이 없는 행복이 과연 진정한 행복일까요? 행복은 분명히 우리의 삶에 활력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꿈을 잃은 채 만드는 행복은 인생에 활력을 주기보다 오히려 늘어지게 만들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꿈을 잃은 채 만드는 ‘행복’은 어쩌면 자신의 비관과 체념을 애써 포장하려는 자기 최면에 불과할 뿐입니다. 우리의 삶을 뛰게 하는 진정한 행복은 비관하고 체념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래에 대한 행복을 품는 데서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복이 우리를 승리하는 인생으로 만들어줍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이렇게 물어봅니다. “모든 것이 비관적인데, 어떻게 꿈을 가질 수 있습니까?” 하지만 세상은 분명히 변합니다. 역경은 반드시 순경이 되고, 순경은 언젠가 역경이 됩니다. 혹시 시간이 되시면, 여러분이 살고 있는 주변을 산책해보세요. 하루가 아니라 일주일을 산책해보면서, 작은 풀 한 포기나 가로수의 가지도 자세히 감상해보세요. 멀리서 보면 어제나 오늘이나 달라진 게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하루하루가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조금씩 변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그 변화가 한 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처하고 있는 역경들이 조금씩 순경으로 달라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 좌절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만드실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면서 우리의 일상에 꿈을 담아봅시다. 그러면 우리의 인생에 어느 순간 행복이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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