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상태바
우리 아이들
  • 운영자
  • 승인 2015.02.04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인 목사(세계선교협의회 부총무)

아이들이 없어졌다.  동네에서 뛰노는 아이들이 없다. 아파트 단지 마다 멋진 놀이기구를 갖춘 놀이터가 곳곳에 있지만 그곳에 있어야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없어졌다.  어린이들로부터 청소년에 이르기 까지 요새(?) 아이들은 무척 바쁘다.  선행학습에서 부터 특기 학원까지 두루 섭렵하느라고 지친다.  오죽하면 아이들의 시간표관리를 해주는 대행업체가 생겨날 지경일까?  그래서 아이들은 병들고 있다. 도시에서 날마다 아프던 아이들을 시골의 분교에 데려다 놓으니 아토피도 불면중도, 심지어는 편식도 없어졌다는 이야기에 마음놓고 웃을수도 없는 것이 내 마음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는 아이들이 아이로 살아갈 수 없게 만드는 현실때문일 것이다.  열살짜리는 열살짜리 답게, 열 여섯 살은 열 여섯살로 살아야하는데 그럴 수 없어서 생기는 현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이 없어졌다.  교회마다 나름 최선을 다한 일학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도 교회안에 아이들이 없다.  신앙교육을 우선시 한다는 결심을 가졌던 부모들일 지라도 아이의 성적이 조금이라도 내려가면 제일 먼저 중단하는것이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것이다.  주일에도 학원으로 과외로 돌아치거나 밀린 잠을 조금이라도 보충해야하기 때문이다.  신앙교육은 좋은 대학에 붙으면 그때부터 해도 된다고 위안한다.  그러나 그런 결정은 우리 아이들에게 교회는 빠져도 경쟁에서 이겨야한다는 논리를 심어줄 뿐이다.

아이들이 없어졌다.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껍데기만 존재한다.  학교에 와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졸거나, 점심시간에 맛없는 급식을 먹은 후 황급히 사라진다.  선생님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거나 진학상담을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은 철밥통 공무원이고 진학 상담은 더 유능한 선생에게 쪽집게 상담을 받으러 학원으로 가기때문이다.  학교 운동장은 아무도 쓰지 않는 공간이 되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심지어는 아예 운동장이 없어진 학교도 있을 정도이다.  아이들은 물리적으로 학교에 오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져야할 중요한 훈련들과 경험을 잊어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있을까?  우리는 그 아이들을 어디로 내몰고 있을까?  기독교라는 종교가, 믿음의 공동체가 참으로 밑바닥으로부터의 함성을 듣는 것이라면, 세상의 가치관과는 다른것을 살아내는 것이라면 우리들은 정말로 아이들에게 그렇게 가르치고 있는가? 내가 대접 받기를 원하는대로 남에게 대접하라는 황금률을 가르친 적이 있는가? 경쟁에서 지더라도 친구를 배려해라.  돈을 많이 못 벌더라도 사회에 꼭 필요한 일꾼이 되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너 자신을 사랑하고 귀히 여겨라.  무엇보다도 늘 감사하고 행복해라… 이렇게 가르친적이 있는가?

아니면 최소한 나는 내 아이들 앞에 떳떳한가?  무모로, 어른으로, 기독인으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