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구 감소, 2030세대 폭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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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구 감소, 2030세대 폭 더 크다”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5.01.2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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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28일 설문조사 발표…‘ 종교 있다’ 50%, 20대 31% 불과

통계청이 올해 10년 만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종교인구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통계청 조사 결과를 먼저 전망해볼 수 있는 표본조사 결과가 발표돼 관심이다.

우리나라 국민들 중 종교를 믿는 인구는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젊은 층의 감소폭이 고령층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 따르면, 종교를 가지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종교를 믿는다’고 한 응답자는 50%, ‘믿지 않는다’가 50%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의 앞선 조사에서는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 2004년 54%가 종교를 믿는다고 응답한 바 있으며, 이번 결과는 마지막 조사 때보다 줄어든 경우다.

특히 10년 전 조사에서는 20대의 45%가 ‘종교를 믿는다’고 답했지만, 지금의 20대는 31%만이 종교를 갖고 있다고 응답해 14% 포인트나 줄었다. 또 당시 20대로 예측할 수 있는 30대는 이번 조사에서 38%라고 답해 7% 포인트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한국교회 안에서도 다음세대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갤럽은 “2030세대의 탈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가 지난 2013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13년 발표했던 ‘2012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 결과와도 상당한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한목협이 1998년과 2004년에 조사했던 종교인구 분포는 52.8%에서 57%로 증가했다가 2012년 55.1%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대의 경우도 남자 39.8% 여자 39.5%로 전체 평균 대비 약 15% 포인트 낮은 수준이었다. 

두 여론조사 모두 전 국민에 대한 종교 성향을 예측하기에는 표본이 적은 면이 있지만, 유사한 결과를 보인 것으로 볼 때 200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종교 인구는 감소세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개인생활에 종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매우 + 어느 정도) 중요하다’가 52%, ‘(별로+전혀) 중요하지 않다’가 48%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종교별로는 개신교인의 90%, 천주교인 81%, 불교인 59%, 비종교인 30% 순으로 종교가 개인생활에서 ‘중요하다’고 답했다. 

개신교인은 1984년과 1989년, 1997년 조사에서 96~97% 응답률을 보였지만, 2004년과 2014년에는 90%를 유지해 다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개신교인들은 개인의 삶에 있어 신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또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종교의례의 가는 지를 묻는 질문에는 개신교 80%, 천주교 59%, 불교는 6%로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개신교의 경우 1984년 62%였던 것에 비하면 20% 가까이 늘어난 점도 두드러진다. 

십일조 여부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68%, 천주교인 36%로 답해 지금까지 다섯 차례 여론조사 중 역대 최고 비율을 보였다. 

그렇다면 비종교인들이 가장 호감을 가지고 있는 종교는 무엇일까? 

비종교인이라고 답한 742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가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지만, 25%는 불교를 가장 호감이 가는 종교로 선택했다. 천주교는 18%였으며 개신교는 10%에 불과했다. 

종교분포에 대한 조사 항목에서 불교 22%, 개신교 21%, 천주교 7%였던 것을 감안하면,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다른 종교에 비해 심각할 정도로 낮다고 할 수 있다. 

2004년 불교에 대한 호감도 37%였던 것이 25%로 감소하고 천주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볼 때도 상대적으로 천주교의 호감도가 상당함을 알 수 있다. 

2014년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 내놓은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에서 비기독교인의 47%가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 가톨릭을 꼽고, 38%가 불교, 25%만이 기독교를 선택한 것과도 한국갤럽의 조사 결과는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기윤실 조사에서 사람들은 가장 봉사활동을 많이 하는 종교를 기독교(41.3%)로 알고 있지만, 호감도는 낮았다. 교회가 사회적 섬김을 다할 때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는 교회 내 보통의 생각이 틀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기윤실 조제호 사무처장은 “사회봉사를 하면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사람들은 도덕적 윤리적으로 잘 살아보라는 요청을 한국교회에 요청하고 있다.교인들이 모이는 것은 좋지만, 그 동력은 반드시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종교 분포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이기도 했는데, 불교가 부산 울산 경남에서 42%, 대구 경북에서 32%로 가장 높았고, 개신교는 광주 전라에서 31%, 인천 경기 27%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동쪽과 서쪽이 종교에 있어 뚜렷한 대조 양상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갤럽의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4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2.5% 신뢰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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