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에 바란다 - 여성이 만드는 생명의 탈핵 세상을 염원하며
상태바
기독교계에 바란다 - 여성이 만드는 생명의 탈핵 세상을 염원하며
  • 운영자
  • 승인 2015.01.28 1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성희 (한국YWCA연합회 사무총장)

2015년 을미년 새해가 시작된지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세월호 참사를 포함하여 많은 사고로 생명을 잃는 가슴 아픈 한해였기에 새해를 시작하는 우리의 기도는 더 이상 아픔이 없는, 생명이 소중하게 지켜지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하게 된다.


3월이 되면 후꾸시마의 원전 참사가 일어난지도 벌써 4주년이 된다. 4년이 지났지만, 후꾸시마와 인근 지역은 여전히 재앙의 땅으로 남아있다. 지난 해 3월 11일, 한국YWCA는 후꾸시마 참사 3주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탈핵운동을 결의하고, 매주 화요일에 명동에서 생명과 평화의 세상을 염원하는 탈핵 기도회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탈핵운동은 소비와 물질 중심의 성장 우선주의 경제개발 논리에서 벗어나,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지키며 지역과 마을에서 재생에너지를 찾고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며 마을의 주민들이 함께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오는 2월 4일에 열리는 한국YWCA전국 총회에서 전국의 회원대표들은 수명이 다한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의 운행 중단을 촉구하는 10만인의 서명을 부산시에 전달하게 된다.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독여성들의 탈핵운동은 지역의 시민들과 함께, 교회와 함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치고 힘들때도 있지만 한주도 빠짐없이 매주 1회씩 거리에 나가 시민들과도 만나면서 핵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독교여성운동이 ‘탈핵’을 외칠 수 있는 동력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신앙인으로서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핵을 더 이상 우리 삶에 용이할 수 없다’는 것과, ‘여성이 가진 생명 감수성’을 이야기한다.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고 보살피는 여성들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아이들에게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먹을거리를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어머니들의 실천은 생명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핵무기와 핵발전소에 대해 가장 앞장서서 반대해온 사람들도 대부분 여성들이었다. 1970년대부터 유럽에서 일어난 유럽의 반핵운동의 중심에 여성들이 있었고, 후꾸시마 참사 이후의 보고에서도 남성들은 지역의 이권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엄마들은 아이들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말했다. 거대한 물질의 문명이 세상을 뒤덮을 때, 기독여성들은 신앙의 실천으로, 생명을 돌보고 지키는 여성의 실천으로, 탈핵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올 한 해 기독여성들의 순례길은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는 길을 버리고,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길을 찾아 떠나는, 생명의 길을 향해 떠나는 길이 되기를 소망하며, 명동 성당 앞에서 매주 시민들과 함께 간절히 드리는 탈핵세상, 생명의 세상을 위한 기도를 드린다.
 
“생명의 바람으로 우리를 불러일으키시는 하나님, 작고 미약하지만 당신 안에 동역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미 아름답고 조화로운 삶을 주셨건만 더 크고 더 높은 바벨탑을 소유하려고 오만과 욕망으로 가득 찬 이 땅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이 시간, 회개하오니, 용서하소서. 주여, 간절히 원하오니, 올바른 깨달음과 지혜를 허락하사, 맘몬에 사로잡힌 이기주의를 벗어버리고 함께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기쁨을 회복하게 하소서. 선한 가치를 바라보고 소박한 삶을 다짐하며 내딛는 이 발걸음을 통하여 온 세계가 함께 생명의 메아리를 발하게 하소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