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책임 있는 학문의 의미 고찰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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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책임 있는 학문의 의미 고찰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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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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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사실 학술계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전문적 영역에서 시간을 많이 가지고 ‘깊이 있게’ 연구하며 그 연구한 것을 잘 전달하는 일을 하면 된다. 우리나라는 일반 학술계도 그렇지만 기독교 학술계도 깊이 있는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으므로 각 분야에서 깊이 있는 연구를 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 없다. 요즈음은 조금 나아졌지만, 그렇게 한 분야에서 깊이 연구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것, 그리고 그렇게 연구한 산물을 그런 깊이를 드러내는 모습으로 제시하는 일은 늘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학술계는 일차적으로 다른 일에 신경 쓰지 말고, 그저 자신의 영역에서 깊이 연구하는 일에 힘쓰는 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독교 학술계를 생각하는 것이니 만큼 그 연구가 과연 진정 ‘신약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위한 연구인지를 깊이 생각하면서 연구하고 발표하는 일이 있기를 바라게 된다. 신약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위한 학술 활동이 아니라면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것이 되며, 결국 책망 받을 일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학문은 책임 있는 학문(responsible scholarship)이 되어야 하는데, 첫째는 하나님 앞에서 우리가 감당해야 하는 책임을 지는 학문이며, 둘째는 이 땅에 주께서 이미 주신 특별계시와 일반계시에 충실한 것이어야 하며, 셋째는 우리가 속해 있는 신약 교회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신약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이 땅 가운데 잘 드러내는 데 필요한 학문적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우리가 하는 학문적 작업이 과연 기독교적인 것인지를 검토하는 중요한 시금석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단을 옹호한다든지, 결과적으로 불건전한 기독교적 활동을 보조하는 일을 하는 것은 기독교 학문계가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일이 된다. 때때로 우리 주변에 이단과 불건전한 사이비 운동을 돕는 결과를 가져온 학문적 활동이 있었기에 올 한 해 기독교 학술계가 이점에 주의를 하여 될 수 있는 대로 이단이나 사이비 운동이 이 땅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하는 데 기여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성경의 가르침에 충실하고, 성경의 진정한 의미를 드러내는데 좀 더 힘쓰는 학문 활동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게 된다. 때때로 성경을 파괴하며, 성경의 의미를 잘 드러내지 못하거나 천박하게 만드는 학문 활동을 보게 된다. 성경의 진정한 의미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학문적 활동은 진정한 기독교 학문적 활동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20세기 초에 게르할더스 보스(Geerhardus Vos) 같은 분들이 나타내 보이신 학문적 활동이 우리들 모두가 본받고 따라가야 할 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 계시의 객관성을 분명히 하고, 성경이 무호하게 주어진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또한 계시가 역사적 과정을 통해 주어진 것임을 명백히 하여 그 계시의 역사를 잘 드러내는 것이 보스의 귀중한 성경신학적 작업이었다. 이런 활동은 언제나 요구되는 활동이다. 이는 성경을 존중하면서, 성경 게시의 내용을 무시간적으로 취급하지 않고, 또 한편으로는 그 계시의 형식에도 주의하는 진정한 성경적 학문의 방향을 잘 지시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항상 힘써 나가야 할 이런 방향의 노력이 올해 우리나라 기독교 학술계에 더 분명하게 나타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학문적 활동이 진정 하나님 앞에서 성경적인 것이지, 신약 성경적인 교회를 위한 것인지를 깊이 생각해 나가는 학문적 활동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의 핵심은 과연 우리들이 어떤 사람들로 나타나느냐 하는 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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