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처음 가는 나, “이렇게 해주면 좋겠어요”
상태바
교회 처음 가는 나, “이렇게 해주면 좋겠어요”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5.01.21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신자-방문자 입장에서 교회 가기

주차 봉사자들, 미소 잃지 않는 여유로움 필요

교회 출석 유무 확인과 강요는 엄격히 구분

강민중 집사(52세). 서울 노원구의 한 교회 새신자부에서 봉사하고 있다. 6명의 다른 위원들과 함께 거의 매주 새신자들을 만나고 환영한다. 하지만 새신자들이 ‘불편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가끔 받는다.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고 환영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새신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어느 교회에나 있는 ‘새신자부’. 교회에 처음 나오는 사람들, 이른바 새신자들을 환영하는 부서다. 괜히 남의 집에 온 것 같은 어색함 때문에 쉽게 교회에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새신자들을 환영하고, 정착하게 도와주는 일을 한다.

그러나 막상 환영을 받으면서도 ‘내 집 같은 편안함’을 느끼는 새신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 창일교회 권수일 목사는 “새신자가 아니라 환영자의 입장에서 이들을 환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른바 눈높이가 맞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편안함을 느낄까. 답은 간단하다. 뒤집으면 된다. ‘새신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접근하면 된다. 미국에서 순회 목사(traveling evangelist)로 활동하는 그렉 스티어 목사가 제안한 10가지 항목들을 문화선교연구원(원장:임성빈 목사)이 한국적 상황에 맞게 재해석했다.

스티어 목사는 “순회 설교를 위해 가족들과 함께 교회들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교회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자신이 느끼고 경험했던 것들을 방문자, 교회에 처음 발을 들여놓는 사람의 입장에서 새로 온 사람이 환영 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사항들을 제안했다.

# 편안한 주차장

교회에 첫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문제는 ‘주차’. 교인들 대부분이 승용차를 이용하는 현실에서 주차 공간을 찾기란 만만치 않다. 새신자들을 위한 별도의 주차 공간을 마련해 두고 이 곳에 주차하도록 안내한다.

맨 처음 새신자들을 만나는 주차 봉사자들은 ‘미소를 잃지 않는’ 여유로움과 편안함을 갖추어야 한다. 스티어 목사는 “우리가 좋은 곳에 주차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차에서 나올 때도 말을 걸어주면서 환영해 주었다”면서, “첫 시작부터 우리는 환영 받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주차와 봉사자들의 첫 대면은 이처럼 중요하다.

# 쉬운 표지판과 빠른 등록

‘이해하기 쉬운 표지판’ 배치는 새신자들을 편안하게 만든다. 교회의 구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새신자들이 내 집처럼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은 표지판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른들의 예배 장소와 아이들이 예배를 드리는 장소는 어딘지, 화장실은 어딘지, 교회 사무실은 어디에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우왕좌왕하면서 적절한 목초를 찾는 동물처럼 다녔다. 목자의 인도에 따라가는 양처럼 안내를 받지는 못했다”고 스티어 목사는 말하는데, 이런 새신자를 발견하면 새신자부 혹은 안내위원들이 “도와드릴까요?”라면서 그림자처럼 동행하고, 새신자들의 질문에 적극 대답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일학교로 보내야 하는 자녀들 또한 문제. 예배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도 시간이 빡빡한데 주일학교에 등록하는 시간 또한 만만찮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자녀에 대한 전반적인 인적 사항들만 기록하고 끝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담당 부장이나 교사들이 계속 대화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주일학교에 등록하는 시간이 10분 이상 소요될 경우 부모들은 예배 시간을 놓치는 것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예배에 방해가 된다는 짐을 안고 예배에 참석하게 된다는 것이 스티어 목사의 지적. 아동 사역 담당자들이 이 과정을 조금 더 간편하고 빠르게 만들 것을 권고한다.

# 쉽고 명확한 설교와 초청

새신자들은 예배에 참석하더라도 어색함은 감출 수 없다. 막연한 불안감마저 느낀다. ‘예배 중에 혹시 나를 지목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스티어 목사는 “설교 후 광고시간에 호명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예배 내내 긴장하게 된다”고 말하는데, 예배에 처음 참석한 사람이 일어서서 환영 받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상당하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쉽고 명확한 설교’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스티어 목사는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복음의 간략한 개관은 잘 설명하지만, 비 기독교인이 들었을 때도 이해가 가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가질만한 설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된다. 개인 생활을 침해 받거나 공개되는 것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강한 요즘에는 교회 소식을 담은 문자를 매일 보내거나 연락을 하는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킨다. 교회를 새로 방문한 성도의 상황과 출석 유무를 확인하는 것과 교회 출석을 강요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예배에 대한 초청’은 빠트려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내가 방문했던 그 어느 교회에서도 나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오라’는 초청을 하지 않았다”고 스티어 목사는 말하는데, 꼭 전화를 걸어 계속 교회에 출석해 줄 것을 요청하고 다음 주일 예배에도 초청하도록 한다. 새신자는 자신이 선택한 교회가 가족 모두에 대해 관심을 보여주는 것을 원한다.

이 외에도 △새신자들에게 헌금을 받지 않는 것 △예배에 심취한 일부 성도들의 유별난 행동에 대한 주의도 새신자들을 위해 교회가 각별히 배려해야 할 부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