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끌어안는 중용이 한국교회의 진정한 연합 불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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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보수 끌어안는 중용이 한국교회의 진정한 연합 불러와”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1.2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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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대담 //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

기독교연합신문은 2015년을 시작하며 한국교회 주요 교단 총회장들과 함께하는 연속대담을 마련했다. 한국교회가 나갈 방향과 과제, 교단이 추진해갈 역점사업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듣고, 올 한해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감리회 정상화 이후 감독제도를 비롯해 교리와 장정의 손질로 대대적인 개혁을 이루고 교단을 새롭게 세우겠다고 천명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을 지난 14일 광화문 감리회빌딩 감독회장실에서 만났다.

전용재 감독회장은 새해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평화를 힘입어 진정한 화합을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속화와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진정한 복음의 가치를 잊고 있었다면,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고 세상에 평화를 전파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독교대한감리회 전용재 감독회장은 분단 광복 70년을 맞는 올해 한국교회에 진정한 하나님의 평화가 도래하기를 소망했다.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 바라는 소망과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해는 한국사회와 교회가 하늘의 평화를 힘입어 평화의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요즘 사회가 물질적인 복이나 육체의 강건함을 지나치게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기독교인들이 더욱 하늘의 평화를 사모해야겠습니다. 평화를 힘입자는 말들이 새해 덕담이 되어야 하는데 많은 성도들이 기복적이고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복만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평화롭고 서로를 배려하는 사회로 바뀌어야 하는데 한국교회 성도들이 먼저 신령한 복, 하늘에서 내려오는 평화를 추구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리회 교단 내에서도 2015년을 맞이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올해 특별히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이미 발표한 바 있듯 금년은 감리회 내한 주재 선교사 130주년입니다. 교단 내적으로는 우리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되 특히 젊은이들, 청소년과 청년에게 이를 널리 알리는 시간으로 대회를 성대하게 준비할 것입니다. 또 교육 홍보용 동영상을 만들어 조선말에서부터 대한민국 근대사까지의 감리회 선교사들의 공헌과 희생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선포하려고 합니다. 감리회 선교 130주년 사업은 우리 스스로 각성하는 기회인 것과 동시에 사회를 이끌어가고 공헌하는 감리회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감리회 정상화 이후 다양한 개혁 과제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별히 감리회 개혁특별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현안에 대한 담론이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감리회 개혁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지난해 감리회는 내부적으로는 선거, 교단의 조직 문제로 많은 소송이 있었고 학연과 계파로 인한 많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다양한 현안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감독제도를 비롯해 여기에 따르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저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입니다. 이밖에 의회제도, 총대제도, 은급제도 등의 개혁을 이룰 것이며 미자립교회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것입니다. 특히 미자립교회 목회자들의 기본 생활비 지급 등의 처우 및 복지와 관련한 논의는 감리회 전체적인 신앙운동으로 이어가야하는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개혁특별위원회는 매주 특별포럼을 열어 감리회의 현안에 대한 과감한 개혁의 과제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10월 정기입법의회가 열리는데 시대에 맞는 건강한 교단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개혁적인 입법의 변화를 이끌고 입법의회와 장정개정위원회 위원들을 총동원해 보다 혁신적이고 개혁적인 입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이밖에 개 교회들의 부흥을 통해 감리회가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이며,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하셨듯 올해 감리회는 정기입법의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신년사를 통해서도 “2015년 정기 입법의회를 통해 분명하고 확실한 제도와 체제 변화를 이루어낼 것”이라고 강조하셨는데요. 감리회 교단 안에 어떤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십니까.

여러 혁신적인 의견들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는데, 여러 의견 중에 다수가 공감대를 이룬 내용을 선별해 장정개정위원회와 법적 논의를 거쳐 입법의회에서 다뤄질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감리회가 시대에 맞는 교회로 30년, 50년 이 사회를 끌고 가는 교회가 될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다양한 개혁안을 입법의회가 이뤄지기 전 미리 듣고 분과토의를 열어 충분한 논의를 거칠 것이므로 입법의회에서는 더욱 수월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저는 그동안 감독회장 제도의 개혁과 관련해 감독회장 제도를 2년 임기의 겸임으로 가야한다고 내다보고 이를 주창해왔습니다. 이러한 견해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지만, 이것이 시행되는 것이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그동안 감리회 내부적으로 이어온 관행과 체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 바로 2년 겸임제가 실시된다면 큰 혼란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는 구조적인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감독회장이 겸임을 하면서도 감리회가 운영되는데 혼란이 없도록 감독회장의 역할, 권한 등이 잘 분담되어야 합니다. 먼저는 물리적인 한계를 직시하고 여기에 맞게 구조를 바꾸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것은 앞으로 장정개정위원회가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현재 감독회장님이 지난해 발족한 한국교회한반도녹색평화운동협회의 ‘녹색한반도 통일화합나무 8천만 그루 심기 범국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얼마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요.

현재 정식 사단법인으로 등재가 됐고, 함께 하기로 한 교단장들을 총 망라해 대표회장이 되어 이 일을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 운동을 금년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입니다. 북한 나무심기운동은 남북통일의 시기를 떠나 지금 바로 나무 심기를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에서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북한의 식목일은 3월 말입니다. 이 시기에 맞춰 교단장들이 북한을 방문해 10만 그루의 묘목을 심을 계획입니다. 현재 묘목 구입을 끝냈고, 북한과 가까운 연길의 묘목장에서 나무들을 키우고 있는 상태입니다. 지속적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한데 먼저는 북한에 나무를 심는 과정을 영상으로 만들어 대대적으로 북한나무심기운동에 대한 관심을 촉발해 전 국민운동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교단 내적으로는 ‘선교기념대회’ 등을 열어 교인들의 헌금이 모아지면 정확한 수치를 정해 북한나무심기운동의 일부를 감당할 생각입니다. 이를 확대해 나가면 한국교회가 천만 그루의 묘목은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현 남북관계 속에서 앞으로 추진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부탁드립니다.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으므로 남한 정부의 차원이 아닌, 민간단체들을 중심으로 추진해 가려고 합니다. 현재 통일부의 허가를 받은 상태며 최근 미국교포 중심의 단체인 OGKM와 아시아녹화기구 등과 협력을 체결했습니다. 특히 OGKM는 북한의 산림 회복을 위해 지난 10년간 나무를 심어온 단체로 저력이 있는 단체는 아니지만, 소량이라도 꾸준히 북한에 나무심기를 진행해왔습니다. 그간 북한과 신뢰를 쌓아온 OGKM를 중요한 루트로 이를 활성화시켜 북한 나무심기운동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다른 교단장들의 임기가 짧으므로 감리회가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나서야 할 것입니다.

올해로 우리나라는 광복, 분단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는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분단 70년은 성경에서 ‘희년’을 가리킵니다. 꿈과 같은 통일의 날이 오길 바라는 우리들의 소망이 하나님의 손 안에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남북 정부 당국의 교류가 참 중요한데 북한이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광복절 연합예배를 같이 드린다든지 하고 싶은 일들은 참 많이 있습니다. 북한 나무심기운동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까지 합의된 것은 없지만 광복 70주년을 맞아 통일을 위해 교회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특히 130주년 기념사업을 통해 감리회 내적으로 결속되고 정체성을 새롭게 하는 내적 변화와 갱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가 올해 주요 과제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감리회 교단의 역할도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 이에 대해 한 말씀해주십시오.

장로교회가 크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나뉘어 있습니다. 모든 장로교를 인정, 연합하고 받아주는 일이 쉽지 않겠지만 감리회와 장로교가 하나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일단 포용하고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견해에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일단은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됨을 추구하는 마음은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기에 어떻게 이를 세워나갈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먼저는 한기총, 한교연, NCCK 등의 연합기구들이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분열은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한국교회와 사회적으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을 리 없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될 때 세상적인 존경의 대상은 아니더라도 지금처럼 지탄받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감리회단의 역할은 포용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리회는 진보와 보수의 중립지대에서 둘 모두를 끌어안는 중화, 중용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감리회는 이를 위한 터전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여기에 우리 교단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지도자’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감독회장님이 보시는 바람직한 지도자의 역할과 모습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의 지도자들, 더욱이 큰 교회의 알려진 목회자들이 큰 지탄을 많이 받고 있어 안타깝고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먼저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더욱 존중받는 지도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지도자들이 먼저 십자가 정신으로 돌아가 각성해야 하며 교회도 민주적 방식으로 운영해야 하는 이 시대에 과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켜주어야 할 모습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을 너무 부끄럽게 만들면 지도자에 대한 권위가 사라지고 교회를 존중하는 마음이 사라질 것입니다. ‘풀뿌리 민주화 시대’에서 교인들이 오히려 목사보다 주권의식을 많이 이야기 하는 시대가 되니 갈등이 증폭되는 것 같습니다. 지도자들이 먼저 겸손해지고 십자가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한국교회가 원하는 지도자상에 대한 자각이 무엇인지 필요할 것입니다. 희생하고 양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도자들이 먼저 변화하면 교회나 성도들도 이들을 바라보는 모습이 바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교회와 교단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시대적으로 우리의 주인 되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시각을 놓치고 있지 않나 안타깝습니다. 하나님의 관계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또 교인들은 목회자들을 조금 더 믿어주고 격려해서 이들이 변질되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해주길 부탁드립니다. 지도자들은 교인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세상이 요구하는 바를 듣는, 그래서 겸손하게 자기 희생할 수 있는 모습을 만들어 간다면 한국교회가 사회적 신뢰도를 회복하고 내적으로 조금 더 아름다워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교회에 분란이 많은데 하늘의 평화를 힘입어 목회자는 겸손한 목회자의 모습을 되찾고 기도하는 성도들이 늘어나는 하나님이 기뻐하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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