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열기 불구 연합의 가능성은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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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년’ 열기 불구 연합의 가능성은 ‘안개속’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5.01.0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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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2015년 교계 기상도 어떻게 될까?
▲ 2015년 한국교회의 모습은 어떻게 될까? 광복 70주년 열기가 교회의 연합을 불러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복 70주년, 한국 기독교선교 130주년 등 2015년은 교회사적으로 의미있는 한 해를 맞이하고 있다. 새해 첫 날 임진각에서 북녘 땅을 바라보며 기도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교회는 통일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같은 대형 참사들이 새해에는 올해는 일어나지 않길 바라면서 교회부터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고 겸허히 무릎 꿇는 기도가 필요하다. 목회와 선교가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 정말 잘하지 않고는 본전도 찾기 어려운 비난 앞에 직면해 있다. 2015년 새해, 과연 한국교회는 어떠한 모습으로 나아갈 지 ‘기상도’를 그려보았다.  <편집자 주>

# 새해 화두는 ‘통일’과 ‘연합’

숫자적 의미에 집착하는 한국교회는 ‘광복 70주년’이라는 숫자를 결코 그냥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교계가 구심점을 잃고 방황하는 때에 ‘광복 70주년’이 새로운 연합을 위한 디딤돌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라는 모양새다. 그러나 광복 70주년, 혹은 ‘평화통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사업 속에서 교단과 단체들 사이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싸움도 예상된다.

한교연과 한기총은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해 비공식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고, 한목협은 ‘교단장’ 중심의 새로운 연합을 추구하고 있다. 새해 첫 날 열린 임진각 통일 기도회는 연합단체들이 힘을 모아 치러냈지만 사안에 대한 순수한 연합이 지속될 지, 연합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견제가 시작될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광복 7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는 이미 지난 12월부터 평화통일 기도운동을 천명하고 나섰다. 교단과 단체마다 70주년 기념행사들을 준비하고 있고, 한국교회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규모 연합행사에 대한 기대감도 쏟아지고 있다. 연합기관의 분열 후 교회 안에 자성의 바람이 불면서 그동안 대규모 연합행사는 사실상 중단되어 왔다.

지난해 알렌 선교사 입국을 기준으로 한국기독교선교 130주년을 맞았지만 4월 개최된 부활절연합예배가 연세대 노천극장을 가득 메운 것을 제외하고 교계는 수천명이 모이는 대형집회를 한 번도 추진하지 않았다. 대형집회에 집착한 과거를 반성하는 의미도 있었지만 사실상 대형집회 개최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여전히 한국교회 안에는 교단 이기주의가 팽배하게 깔려 있어 ‘남이 하는 일’에는 별 관심을 두지 않는 냉소적 태도가 발견된다.

중요한 것은 ‘광복 70년’이라는 역사는 슬프고도 아픈 역사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이 주신 70년 해방을 우리는 ‘분단’으로 맞이하고 말았다. “70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 하나님의 질문에 교회는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까.

강변교회 원로 김명혁 목사는 “분단 70주년을 맞는 지금까지도 남북의 화해는커녕 남남의 갈등과 한국 교회의 분열만 조성하면서 분노와 증오와 정죄와 위선을 몸에 지닌 반 화해적이고 반통일적인 삶을 살아오고 있는 죄를 뉘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교연-한기총 통합 될까?

2015년 현재 한국교회 최대 숙원사업 중 하나가 한국교회연합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오는 21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는 한기총은 이영훈 대표회장 취임 후 자신했던 회원교단 복귀 가능성을 확인하게 된다. 침례교 등 일부 교단을 두고 지속적인 접촉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선뜻 복귀의사를 밝힌 교단은 없다.

상황이 쉽지 않자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단 재론”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영훈 목사는 “이단 문제로 탈퇴한 교단과 진보 교단, 신학대 등에 공문을 보내 이의제기를 받고 있다”며 “이단 재심의 과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기총과 한교연은 원래 한 형제”라며 “장애물을 걷어내고 조속한 시일내 통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표면적인 장애물은 이단문제다. 한기총의 이단 재론은 지난 연말 박윤식 목사 사망과 개신대학원대학교가 다락방과 결별을 선언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영훈 목사의 이단 재론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단 한기총이 이단 재론을 시작하면서 논란의 핵심에 있는 두 인물이 속한 교단에 대해 회원권을 ‘보류’하는 입장만 취해도 한교연과 통합에 상당한 진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교연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 역시 “이단 문제만 선결되면 한기총과 통합을 회기 중에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두 단체의 통합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교계 전반적으로는 “복음주의 연합기구만이라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이 지배적이다. 단일화된 창구가 없이는 한국교회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기총의 이단 재론이 어떠한 방향으로 풀려 나갈지, 한기총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행사하는 홍재철 목사는 어떠한 입장을 표명할지, 과연 두 단체가 ‘연합’을 위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지 등 한교연과 한기총의 통합움직임은 2015년 관심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 새로운 찬송가 발행 ‘꿈틀’

지난해 한국교회의 지형을 바꿀만한 새로운 움직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찬송가’ 문제다. 찬송가 논란은 이미 십수년을 이어온 해묵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찬송가 관련 이슈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었다. ‘새 찬송가 발행’의 가능성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교연이 찬송가대책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재단법인 찬송가공회에 대한 압박에 들어갔고, 9월 총회에서는 합동과 기장이 ‘21세기 찬송가’ 사용 중지를 결정했다. 이어 지난 12월에는 감리교가 ‘21세기 찬송가’ 구매 중지를 확정했다. 사용 중지, 혹은 구매 중지는 개별 교회까지 구속력을 갖지는 못한다. 다만, 재단법인 찬송가공회의 정당성을 둘러싼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주요 교단과 단체가 “21세기 찬송가에 문제가 있으니 사용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내린 것은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미 지난 2012년 교단장들이 모여 새찬송가 발행을 결의한 바 있다. 재단법인 찬송가공회가 불법적으로 설립되면서 그 후유증이 수년 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찬송가를 통해 누군가는 이권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곱지 못한 시선이 확산되면서 작사-작곡가들은 “저작권료 청구”를 시작했고, 이것은 엄청난 저작권료 폭탄으로 돌아왔다.

이미 사용한지 8년이 되어가는 찬송가의 질적인 수준을 말하는 것은 부끄러울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 수차례 문제가 지적됐고, 당초 개발 원칙도 지켜지지 않은 찬송가였지만 판매에 급급해 질적 논란은 뒷전이었다. 재단법인과 찬송가 갈등이 시작되면서 ‘21세기 찬송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시작됐고, 싸움은 새로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합동, 기감, 기장, 기하성 등 일부 교단들이 내린 사용중지 결의는 새로운 찬송가 개발을 위한 포석이라는 점이다. 법적 소송으로 숱한 상처를 입은 ‘21세기 찬송가’를 과감히 버리고 저작권료 없는 전통적인 찬송가를 새롭게 선보이겠다는 움직임이 교계 일각에서 일고 있는 것.

반드시 넘어야할 산도 있다. 하나의 찬송가 전통을 지켜온 한국교회가 새로운 찬송가를 개발할 때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즉, 새로운 찬송가를 내는 것보다 교단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재단법인 찬송가공회와 21세기 찬송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해법 제시를 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다.

# 신앙 본질에 충실한 2015년 돼야

남북 화해와 통일 이전에 필요한 것은 남남갈등의 해소다. 그보다 더 먼저 선행되어져야 하는 것은 기독교계의 ‘회개와 용서’다. 우리 안에 회개와 용서 없이 어떻게 북한 정권을 용서할 수 있겠냐는 것.

광복 70주년도, 기독교 선교 130주년도 중요하지만 한국교회 안에 일어난 갈등이 대부분 이념적이거나 인간적인 이기심에서 비롯됐다면 그 죄를 먼저 철저히 회개해야 한다.

예장 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한국교회가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예수 그리스도, 오직 은혜, 오직 하나님께 영광’이라는 개혁신앙의 5대 표어를 굳건히 붙들고 ‘화해와 연합’이 완성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회개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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