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조직 보다 ‘본질 회복’ 추구 ‘오가닉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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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조직 보다 ‘본질 회복’ 추구 ‘오가닉 교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12.31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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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교회, 그 모델을 만난다(3)

모으는 교회에서 보내는 교회로
‘지도력의 변화’ 무엇보다 중요

대안 교회 모델이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다소 생소한 용어도 들린다. ‘오가닉 교회(Organic Church)’. ‘오가닉’은 화학 성분이나 유해 물질이 첨가되지 않은 유기농 식품이나 그 외의 다양한 건강 제품들을 말하는 것으로, 소비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유기적 교회’라는 뜻의 오가닉 교회가 등장한 것이다.

‘규모에 상관 없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가 그 지향점. 목표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건강한 제자와 리더, 교회와 운동을 확산시켜 온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드는 것. 그리고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제자들로 가득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교회 일만을 위해 성도들을 훈련시켰던 교회들이, 이제 세상 일을 감당하도록 훈련시키고 세상을 바꿀 사역자를 양성하는 교회로 전환되는 운동이 바로 오가닉 교회 운동이라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오가닉 교회, 유기적 교회는 시스템이나 조직의 변화보다는 본질의 회복을 추구한다. 그리고 새로운 유형이나 또 다른 교회 성장의 모델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이다.


# 세상 속으로 찾아가는 교회

오가닉 교회에 대해 닐 콜(Neil Cole)은 “옥토에 복음의 씨를 뿌리고 나면 자연적으로 교회라는 생명체가 탄생하게 된다. 교회는 살아있는 존재, 곧 생명체(유기체)이며, 생명체의 번식은 세포에서 시작해 분열을 통해 복잡한 생명체로 변화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기다리고 불러 모으는 교회가 아니라 찾아가는 교회, 생명의 씨앗처럼 세상 속으로 들어가 자라고 성장하여 열매를 맺는 교회가 오가닉 교회라는 말이다. 예수께서 가르치고 세우신 교회가 바로 그 표본이다.

심경보 목사(태국 선교사)는 “예수의 마음으로 영혼을 사랑한다면 커피숍, 대학 캠퍼스, 기업, 가정, 주차장, 식당과 술집 등 우리의 삶이 있는 곳 어디에서나 복음의 씨가 뿌려져야 하고, 바로 그 곳이 추수의 현장이어야 하며, 또 다른 파송의 현장이어야 한다”면서 “우리의 믿음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오가닉 교회, 단순한 교회는 아니다. ‘3.0’으로 업그레이드 된 교회다. 유독 3.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강조하는데, 3.0과 유기적 교회를 동의어로 보기 때문이다.

교회 1.0 시대는 예루살렘에서부터 시작된 1세기 교회로, 단순하고 유기적인 공동체이며 극심한 박해 속에서 신앙생활을 했던 민중 중심의 소수 종교를 말한다. 2.0 시대는 서기 313년 콘스탄티노플 황제의 기독교 승인으로 유기적 교회들이 체계화된 국가 조직으로 바뀌게 되는 시기다. 종교개혁 등 수백 년 동안 개혁운동과 교파들을 통한 다양한 변화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체계는 수백 년 동안 계속된 기관화되고 제도화된 교회 시대가 이 때다.

심 목사는 “이제 제도화된 교회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단언한다. 목회자가 주도하는 프로그램 위주의 전통 교회를 3.0으로 업그레이드해서 단순하고 자생력이 강하며 관계 중심적인 교회로 되돌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것이 교회 3.0의 시작이며, 유기적 교회 운동이 바로 교회를 3.0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기적 교회들은 어떤 특징들을 갖고 있을까. △성도들을 재생산이 가능한 강력한 주의 군사들로 훈련시키는 데 중점을 둠 △외적 팽창이 아닌 내적 견고함에 집중 △평신도가 사역의 주체가 됨 △프로그램 중심이 아닌 성도들 실제 삶의 변화를 위한 현장 위주의 교육 실시 △더하기 형식이 아닌 곱하기 형식의 성장 추구 등이 유기적 교회를 설명하는 독특함들이다.

# 건강한 교회를 위한 10가지 핵심

그렇다고 오가닉 교회가 건강성, 성숙성만을 추구한 나머지 부흥을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건강한 성장, 교회 배가 운동을 위한 ‘10가지 핵심 사항’이 있다. △권력 분산 △모든 면에서 스스로 배가할 수 있는 능력 배양 △교회의 필요에 따른 최소한의 조직 체계 구성 △외부 자원에 의지하지 말 것 △목회자가 아닌 하나님에 의한 변화로, 복음 전파의 사명감에 불타는 평신도들이 주체가 될 것 △조직이나 기관이 아닌 사람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움직일 것 △모든 차원에서 자발적인 증가가 이루어질 것 △전략 이전에 신앙의 강화에서 출발(개인이 변화된 후 지역사회가 변함) △개인 회심에서 집단 회심으로 옮겨갈 것 △개인 차원의 영성과 신앙생활이 아닌 사회와 문화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 등 기존의 교회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관점이다.

이 10가지 핵심 사항이 교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되는데, “최소 용량에서 최대 용량으로, 모든 면에서 교회의 기능을 새롭게 정립하는 버전이 바로 교회 3.0”이라고 강조한다.

교회 업그레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질의 변화’, 심 목사는 “유기적 교회는 새로운 유형이나 또 다른 교회 성장의 모델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 자연스럽게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고, 교회 안에서 더욱 친밀한 교제를 나누며 삶의 현장에서 이웃을 섬김으로 그들을 전도하는 복음적 삶의 실천”이라고 설명한다. 복음의 능력은 예배당 의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거리에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나타나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시대의 교회들이 효과적으로 하나님의 과업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교회 체질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유기적 교회로의 전환, 교회 3.0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는 ‘지도력의 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지금까지 해 온 방식으로 교회를 이끌어가려고 해서는 절대 교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심 목사의 주장. 세상의 방식에서 하나님 나라의 방식으로, 경영에서 관계로, 권세에서 순종으로, 통제에서 질서로, 자기중심에서 자기 비움으로 지도자의 시각이 바뀔 때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유기체적 교회, 오가닉 교회를 꿈꾸는 이들에게 심 목사는 말한다. “모으는 교회에서 보내는 교회로, 더하기에서 곱하기로, 전통적 형태에서 네트워크 형태로, 중앙집권화에서 분권화로, 자유로운 크기에서 맞춤형으로, 배우는 성도에서 능력 있는 성도로 변화시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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