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박해받는 교회 위해 기도 잊지 말아야
상태바
새해에도 박해받는 교회 위해 기도 잊지 말아야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2.30 1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오픈도어, 최신 박해 소식 전하며 기도 요청

유난했던 2014년

2014년은 유달리 지구촌 도처에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소식이 많았다. 특히 6월에 발생한 이라크 북부 사태는 가장 광범위하면서도 복잡한 박해 유형으로 꼽힌다. 이라크 북부지역인 모술과 니느웨 등지 일어난 기독교 박해는 이슬람 수니파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의해 발생했다. 당시 IS의 위협으로 인해 적어도 180만 명의 사람들이 고향을 떠났다. 사태가 발생한 이라크 북부 지역은 최대 10만에 가까운 기독교인들이 살아온 곳. 주민들 대부분은 시리아 정교회 소속 기독교인들로 IS의 강제 이주와 무자비한 학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현재까지 이 지역에 남아있는 기독교인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남은 이들에 대한 박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미국 오픈도어 선교회의 데이비드 커리 회장은 지난 달 폭스뉴스 웹사이트에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제목의 기고글을 통해 지구촌의 고통 받는 크리스천들을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런가하면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세계복음주의연맹, 세계오순절협의회 등 4개 단체는 박해받은 지구촌 기독교인들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이 결의는 이달 열리는 글로벌크리스천포럼의 ‘기독교인의 차별과 박해, 순교’를 주제로 하는 국제회의 사전모임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 보코하람이 지난 5월 여학생들을 납치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박해 급증하는
나이지리아

지난해 유난히 박해가 심각했던 지역을 꼽으라면 역시 나이지리아를 빼 놓을 수 없다. 기독교 인구가 51.2%에 달하는 나이지리아지만 샤리아법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는 북부 지역에서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보코하람에 의한 기독교인 박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보코하람은 일반적인 이슬람 테러 조직들이 크리스천과 온건 무슬림에게 가하는 단순한 살해나 폭력 이상으로 훨씬 복합한 형태의 박해를 가하고 있다. 지역 정부와 사회 조직들이 가세해 크리스천들이 생존할 터전을 거의 남겨두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워치리서치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관찰 기간 내에만 612명의 크리스천들이 살해당했고 300개가 넘는 교회가 파괴됐다.

특히 지난 5월에는 북동부 지역 치복에서 대부분이 크리스천으로 알려진 230여 명의 학생들을 납치했다. 보코하람은 여학생들을 무슬림으로 강제 개종시켜 아내로 삼는가 하면 노예로 팔려했던 사실이 밝혀져 국제적인 공분을 샀다. 당시 유엔 인권위는 “보코하람이 여학생들을 납치해 노예로 팔려는 위협은 반 인륜적행위”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는 박해

▲ 십자가만 남은 바흐리 복음주의 교회의 잔해 @국제오픈도어

국제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구촌 곳곳에서 벌어지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는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지난 11월 중순부터 교회와 크리스천에 대한 수단 정부의 박해가 가속화되고 있다. 12월 2일에는 수도 하르툼에 있는 바흐리 복음주의 교회가 무장 경찰들에 의해 파괴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경찰들은 교회에 대해 재산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한편 교회 부지를 포위한 채 이를 거부하는 약 40명의 성도들을 체포했다.

수단 대통령 오마르 알 바시르는 2011년 남수단과 분리 이후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엄격하게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슬람 종교와 문화, 아랍어 사용을 강화했다. 이후 교회 부지 압수와 크리스천 체포, 폭행 사건 등이 잇달아 일어나면서 박해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월과 6월에도 옴두만과 하르툼에서 교회 건물들을 파괴했다.

올해 대선을 앞두고 있는 수단은 2014년 국제오픈도어가 선정하는 기독교박해지수에서 11위에 올랐으며, 미 국무부에서는 수단을 기독교 및 인권침해 국가로 특별 지정한 바 있다.

▲ 그루네왈드의 가족사진, 아내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오픈도어

그런가하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는 탈레반의 공격으로 크리스천 가족이 살해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1월 29일 탈레반 반군은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구호단체 ‘학문과 개발의 동반자’(Partnership in Academics and Development, PAD)의 숙소를 습격했다. 이 공격으로 PAD의 카불지부 대표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베르너 그루네왈드(Werner Groenewald)와 그의 아들 딸, 현지인 직원 한 명이 살해됐다.

탈레반은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하고 습격한 곳은 기독교 복음주의의 중심이며, 무슬림을 개종시키는 ‘비밀선교센터’라고 주장했다. 희생당한 베르너는 네덜란드 개혁교회에서 목회를 한 뒤에 2003년부터 가족들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에 살며 PAD 대표를 맡아왔다. 베르너와 두 자녀의 장례식은 고향인 남아공에서 치러졌다.

지속적인 기도 요청

국제오픈도어는 수단과 아프가니스탄 외에도 파키스탄 펀잡에서 발생한 크리스천 부부 화형 사건과 케냐의 크리스천 노동자 36명 살해 사건 등을 전하며 “교회와 성도들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굳게 서서 그리스도의 빛을 비출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오픈도어선교회는 오는 7일 2015년판 기독교박해지수(WORLD WATCH LIST, WWL)를 발표한다. 10년간 부동의 1위를 기록했던 북한이 올해에도 ‘절대적인 박해’ 수준인 1위를 고수할 전망인 가운데 ‘극심한 박해’ 수준의 2위에서 13위 역시 강경 이슬람 국가들인 소말리아,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2014년 유독 심각한 박해가 일어났던 나이지리아가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