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세력집단으로 왜곡… ‘기득권’ 내려 놓을 때 연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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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세력집단으로 왜곡… ‘기득권’ 내려 놓을 때 연합 가능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2.26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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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목협 김경원 대표회장 송년 대담

고 옥한흠 목사를 시작으로 손인웅, 전병금 등 한국교회의 내로라하는 목회자들의 뒤를 이어 지난 2013년 7월부터 한목협을 이끌고 있는 김경원 목사. 그는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갱신그룹인 한목협 대표회장으로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에는 한국교회가 연합과 일치, 통일을 위해 함께 나가자며 송년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담자 : 이석훈 부국장
일시 : 2014년 12월 19일
장소 : 서현교회 당회장실

올해는 유난히 가슴 아픈 일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사건사고들이 한국교회에 주는 하나님의 경고 메시지 같았는데요. 목사님께서는 2014년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금년은 세월호 참사로 빚어진 사회적 문제의 여파가 교회에 미치는 영향이 많았습니다. 올 한해를 돌아볼 때 저는 ‘안타까움’ 혹은 ‘혼돈’으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특히 그렇지만 사회적 사건 중에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뭔가 정리되지 못하고 깨끗하게 마무리되지 못하는 느낌 때문에 아직까지 혼돈스럽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시고 국가 흥망성쇠를 다 주관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범죄했을 때 주변의 나라나 사건을 통해 백성들 때리시고 깨닫게 하시고 섭리하시는 손길이 있었는데, 이 사회에 일어나는 일들이 우연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 좁게는 한국교회를 향해서 경고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교회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하나님은 직접적으로 경고하기도 하시지만 사회적인 일들을 통해 말씀하십니다. 이를 읽을 줄 아는 영적인 안목이 필요합니다. 지도자들이 먼저 깨달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목회자들부터 정신차려야 합니다. 정신 안 차리면 더 큰 일이 터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져야합니다.

국가적으로 큰 일이 생길 때마다 교회가 많은 역할을 했음에도,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습니다. 부정적인 사회적 시선에 대해 한국교회나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한국교회의 위상이 많이 추락했다는 것은 목회자나 교인들 모두 다 느끼고 있죠. 그런데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첫째는 안티기독교 세력의 무조건적인 무차별 공격입니다. 이들은 어떻게 하든지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려고 하는 반교회적 세력입니다. 그 다음은 교회가 스스로 위상을 추락시킨 사건들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지도자들의 도덕성 추락은 세상이 교회를 비판할 빌미를 제공한 측면이 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봤을 때 비판한다는 것은 기대한다는 것이 있다는 뜻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수준을 가진 교회와 성도의 삶을 기대하는데 거기에 대한 실망감을 비판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교회를 하나의 기득권을 가진 세력으로 보고 있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해서든 세력화 되서는 안 되는데 일반인들 볼 때는 교회가 하나의 세력집단으로 보이기 때문에 비판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세월호 사태 이면에는 이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교회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이단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우리 안의 방어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기총과 한교연이 하나되는 문제만 봐도 이단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은 이단인지 정통교회인지 거의 구별 못합니다. 이번에 구원파 사건 때문에 최대 피해본 쪽이 건전한 침례교였습니다. 어떤 침례교 목사들은 여기가 그 구원파 집단 아니냐는 항의를 들었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이단세력이 세월호 참사 때문에 부각됐습니다. 과거의 이단들은 있기는 했으나 세력화되지 않았고, 그들의 본거지는 주로 산이었습니다. 사회로부터 도피하고 단절된 이들이 집단을 형성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가 경계하는 이단들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세상 속에서 존재하고 있습니다. 기업화되는 추세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정통교회를 향한 무차별적인 공격이 공격적으로 바뀌었고, 기업화되고 세력화되어 마구 들어오는 상황입니다. 과거에 느끼던 위협보다 더 크게 느껴집니다.
또한 이단 문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한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어디는 맞다 어디는 아니다” 하면 혼란만 커질 수 있습니다. 이단문제 만큼은 교단별 연합, 연합체까지 포괄해서 공동적인 연구와 대책이 필요합니다. 이단문제는 신학대학까지 포함해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함께 연구하고 왜 이단인지 밝힐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목사님께서는 한목협을 이끌고 계시면서 한국교회 연합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신 바 있습니다. 한국교회 연합의 중요성과 해법을 들려주신다면?

오늘 교회 문제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세속화’라고 생각합니다. 세속화는 한마디로 교회다움이 상실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교회다움을 여러 가지로 얘기하지만 세속화의 반대되는 개념인 ‘성결성’을 잃어버렸습니다. 신앙과 삶, 가치관, 프로그램 등 모든 면에서 결국 세상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과 얼마나 삶이 다른지 보여줘야 하는데 말입니다. 여기에서 교회에 대한 세상의 실망이 큰 것입니다. 자기들하고 수준이 똑같으니까 기대치가 무너진 것이죠.
특히 교회 갱신운동 주체는 목회자와 장로그룹을 포함한 지도자들이며, 그 대상 역시 당사자들입니다. 스스로가 갱신을 부르짖고 동시에 갱신의 대상이 돼야하기에 어려운 것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한목협은 ‘URD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기서 U는 연합과 일치(Unity), R은 회개운동을 뜻하는 갱신(Renewal), D는 섬김 (Diaconia)를 뜻합니다.
현재 한국교회는 세 가지가 다 결여돼 있습니다. 연합과 일치는 분열로 치닫고 있습니다. 갱신 역시 저를 포함한 지도자부터 회개해야 합니다. 그 첫걸음은 성결성과 소명의식입니다. 나를 돌아봤을 때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서있는가 살펴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해야하는데 이미 교회는 나눔과 섬김을 많이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이 볼 때 잘 안보입니다. 최상의 상태는 지역주민들이 ‘우리 동네는 저 교회가 있어서 좋다’고 느낄 만큼이 돼야 합니다.

지금 한기총과 한교연이 합쳐져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복음주의 연합기관의 통합을 위한 선결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아주 고무적인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이 합치겠다고 양 기관의 대표회장들이 선언한 것입니다. 양병희 목사님과 이영훈 목사님이 내건 통합 선언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인상을 줬다고 봅니다. 다만 과정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제가 속한 합동교단의 경우는 한기총을 탈퇴하고 난 뒤 한교연에도 들어가지 않았거든요. 사실 두 곳이 합친다고 한국교회가 정말 하나가 되나 하는 의구심도 있습니다. 차라리 ‘교단장협의회’를 복귀시키자는 것이 제 주장입니다. 최근에 17개 교단장들이 모였습니다. 책임 있는 공교회 교단들이 모였을 때 한국교회 진정한 연합 아우를 수 있지 않나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모든 연합을 이뤄가는 가장 큰 걸림돌은 ‘기득권’입니다. 어느 누구든지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다 내려놓고 하나 되자’ 이것이 성경이 말하는 것입니다. 교단장협의회로 하나 된 후에 NCCK와 ‘한지붕 두가족’ 체제로 가야 합니다. NCCK를 포함하는 한국교회 연합체를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아픔 많던 2014년도 거의 지나가고 2015년 오고 있습니다. 미래교회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새해를 맞아 기독교가 반드시 준비해야 할 일이 있다면 덕담과 함께 말씀해 주시지요.

내년은 해방 70년이자 선교 130년이 되는 아주 의미 있는 해입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내년에는 통일을 강조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론상으로는 당장 통일이 이뤄질 수 없다고 합니다. 통일은 하나님이 갑작스럽게 주시는 선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기도운동’을 시작해야 합니다. 통일을 위해서 개교회가 기도운동 펼치길 바랍니다. 내년 8월 15일에는 큰 통일기도집회도 열릴 예정입니다. 그것을 염두해 두고 힘써야겠습니다.
앞으로 가장 중심적으로 해야 할 것이 다음세대를 세우는 것입니다. 교회마다 고민하면서 해법이 없어 힘들어하고 있는 줄 압니다. 30년 뒤 한국교회는 반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구의 전철을 따라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교회만 괜찮다고 안도하면 안 됩니다. 한국교회가 한 배를 타고 있다고 느껴야 합니다. 오늘 좋은 교회가 아니라 ‘10년 뒤 좋은 교회’가 진짜 좋은 교회 입니다. 주일학교에 담임목사가 가끔씩 들어가고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현실에서 부정적인 모습이 있다 하더라도 교회가 ‘희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한국교회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한국교회를 통해 전 세계 복음화를 이루실거라 봅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깨닫고 힘을 합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리=손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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