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교회-공동체적 삶을 위한 표본 ‘153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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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교회-공동체적 삶을 위한 표본 ‘153 교회’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12.26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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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교회, 그 모델을 만난다(2)

21세기 ‘교회 혁신과 목회’를 위한 대안
150명 넘으면 공동체 본질 유지 어려워

미국 세이비어교회를 설명하는 ‘150’과는 다른 또 하나의 숫자가 있다. ‘3천.’ 1년에 문을 닫는 교회를 설명하는 숫자다. 7만8천여 개로 집계되는 한국의 교회들 중에 매년 3천여 개의 교회가 개척되고, 또 3천여 교회가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다.

희망의교회 박성철 목사는 “일제 식민지, 남북의 대치 상황, 6.25 전쟁 후의 가난, 민주화 투쟁, IMF 사태 위기에서도 130년 동안 한국 교회는 끊임없이 성장해 왔다. 그러나 지금 한국 교회의 성장 동력은 멈췄고, 유초등부나 중고등부, 청년대학부의 교회 이탈은 생각보다 심각한 지경”이라고 말한다.

암울하기 만한 한국 교회의 상황. 그러나 오규훈 교수(장신대. 목회상담학)는 ‘153 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21세기 한국 교회의 혁신과 목회적 대안”이라고 설명한다.

# ‘나눔과 섬김’으로 한계 극복해야

오 교수는 ‘제도’와 ‘문화’를 한국 교회의 혁신을 이루기 위한 궁극적인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고 보았다. 4영리와 같은 전도지로 개인을 전도하는 방식은 복음을 증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복음 자체가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이었지만, 이제 세상 사람들은 설사 복음을 믿지 않아도 그 내용은 이미 알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바로 문화라는 것. “그들이 처해 있는 삶의 전체적인 정황, 즉 문화를 가지고 다가가야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교회 혹은 복음 안으로 인도할 수 있기 때문이죠.” 교회를 떠나는 청년들이 증가하는 이유가 그들의 문화를 교회 안으로 가져오지 못하기 때문이고, 지식인들이 교회를 외면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 한국 교회가 사회에 보여주어야 할 새로운 영적 가치는 ‘나눔’과 ‘섬김’이라고 주장한다. “더 이상 말을 앞세우지 말고 세상의 필요를 채워주는 섬김의 자세를 묵묵히 보여주는 길만이 교회의 신뢰도를 회복하는 길이며,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를 보여주는 길”이라고 말한다. 목회자들이 인격적 성숙과 전문성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 본질 유지를 위한 최대 인원 153

그렇다면 건강한 교회로 성장해 가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일까. 대안 교회와 관련, 최근 떠오른 키워드 중 하나인 ‘153’ 혹은 ’153 교회’. 오 교수는 153 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디베랴 호수에서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해 그물을 던진 베드로와 동료들이 잡아 올린 물고기들의 숫자(요 21:1~14).

왜 ‘153 교회’를 제안하는 것일까. 오 교수는 150명을 목회자 한 사람이 공동체의 본질을 지키면서 건강하게 목회할 수 있는 최대 숫자로 규정한다. 인류학적으로 볼 때도 150명의 규모는 공동체 의식 기능이 이루어지기 위한 최대 숫자이며,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다 알 수 있는 최대 숫자이기도 하다는 것이 오 교수의 주장.

“그물에 고기가 가득 찼고 찢어지지 않았다는 말은, 곧 그 그물이 담을 수 있는 최대치가 153 마리라는 말이다. 이것을 교회에 그대로 적용해 해석하면, 한 교회가 감당할 수 있는 성도의 최대 숫자가 153명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성도 수가 150여 명이 넘으면 교회가 신앙 공동체의 본질을 지키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에서 목회자들이 성도 수 150명을 적절한 교회의 규모로 생각하는 교회, 즉 ‘153 공동체 교회’를 바람직한 교회 모델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교회 성장이 150명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은 아니다. 150명의 기본 가치와 역동성을 유지하면서도 1,800명까지는 성장할 수 있다고 보았다.

# 교회 갱신을 위한 필요 모델

역동성 있는 공동체인 153 교회의 모델로는 수도원 공동체가 가장 가깝다. 오 교수는 “수도원이야말로 153 교회가 지향하는 공동체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설명한다. 또한 “교회사에 존재했던 수도 공동체, 생활 공동체, 공동체 교회 등 세 공동체 중에서 ‘공동체 교회’가 153 교회가 추구하는 공동체성을 가장 닮았다”고 말한다. 목회적 관점에서 현재의 교회 구조를 해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공동체적 가치를 삶 속에서 구현한다는 점이 153 교회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153 교회는 수도 공동체와 생활 공동체가 추구했던 신앙 생활의 중요한 가치와 양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공동체 교회를 지향한다”는 설명이다.

성도들의 수가 1천만 명을 넘어서고, 파라처치가 점차 늘어가는 한국 교회의 상황에서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는 153 교회가 과연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오규훈 교수는 “파라처치가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무엇보다 교회 자체가 갱신돼야 한다”며 교회의 대형화와 함께 변화와 새로워지려는 노력들의 행동을 강하게 요청한다.

이와 함께 “지금의 난관을 빠져나올 수 있게 인도해 줄 대안은 한국 교회 전체의 갱신이며, 153교회가 교회 갱신을 위한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153 교회 운동이 생겨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는 바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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