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크리스마스 문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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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크리스마스 문화' 어떤가요”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12.24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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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교회 문화, 계승해야할 교회 문화는 무엇이 있을까?

 응답하라! 1990년대 한국교회

잊혀져가는 건강한 교회 문화 현대에 알맞게 계승해야
교회 카페, 생활관, 스포츠 선교 … 현대 다양한 선교 전략
‘문학의 밤’과 성극 등 문화 선교의 도구로 활용해야

성탄절이 다가오면 으레 사람들의 발걸음은 교회로 향했다. 성탄절 전야제를 앞두고 함께 얽히고설키어 교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이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한껏 들뜬 마음으로 꾸몄던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코끝까지 새 빨게 지는 추운 날씨에서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가가호호 돌며 불렀던 새벽송…. 90년대 교회를 떠올리면 가슴 찡한 몇 가지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렇다면 오늘날 교회의 모습은 어떨까. 시대가 변하는 만큼 교회의 풍경도 진화하고 있다. 세상과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어우르는’ 교회 문화가 살아남는 이 시대, 2015년을 밝힐 교회 문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건강한 교회 문화 창출, 시급한 과제

그 때 교회는 그랬다. 비록 지금처럼 부유한 것도, 풍성한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유난스러울 정도로 반기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정감 넘치는 곳이 바로 교회였다. 추수감사절, 부활절, 성탄절 등 주요 절기가 되면 교회에서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려 비기독교인을 초청하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갖기도 했다.

이중에서도 워십, 꽁트, 각종 성극과 CCM 댄스 등을 선보였던 ‘문학의 밤’, 크리스마스 전날 온 동네를 두루 다니며 캐럴과 찬송가를 부르던 ‘새벽송’, 교회에 출석하는 어린이들에게 달란트를 지급해 선물을 주는 ‘달란트시장’ 등을 비롯해 과거 교회는 아름다운 기독교 문화들로 가득했다. 물론 이중 몇몇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지만, 대부분이 그 자취를 감추어 버린 지 오래다.

오늘날 교회의 건물은 훨씬 커졌고 더욱 풍요로워진 모습으로 각종 먹을거리와 선물을 제공하며 복음을 전파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교회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은 뜸해지고 있다. 더욱이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교세 감소가 예측되고, 한국교회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현 시점에서 교회가 세상에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교회 문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교회 문화가 사라져가는 이유

사라진 교회 문화 중 대표적인 사례는 ‘새벽송’이다. 과거에는 믿지 않는 이들도 새벽송을 반기며 좋아했지만, 이제는 이를 시끄럽다고 여기며 불편하게 여기는 세상이 됐다. 교회가 공유하는 문화들을 점차 사회에서 거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의용 교수(국민대)는 “교회 문화는 시대에 맞지 않아 사라진 것도 있지만, 기독교 정체성을 제대로 지키지 못해 사라지는 사례도 있다. 오늘날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잃으면서 함께했던 문화들마저 점점 그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문화도 발전을 이룬 것일 수 있다. 이 교수는 “교회종 소리, 새벽송, 찬송가 전도가 사라진 것은 기독교 문화의 약화가 아닌 시대나 문화의 흐름에 따라 대체 현상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달리 말하면, 새로운 시대 상황에 맞게 현대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 반면 시대에 맞지 않는 문화들을 재고해 변화를 물색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추태화 교수(안양대)는 “우리의 삶이 과거 공동체적인 삶에서 새로운 공동체로 변화해 가고 있다, 도시형 공동체로 다른 이들의 집 방문이 어려워졌다. 그로인해 사생활에 저촉이 되는 교회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인식하고 ‘열린 교회’로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꾀하고 있는 교회들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카페 운영, 스포츠선교, 생활관 제도 등이 있다.

#변화하는 교회 문화

포항에서 교회를 다니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 서울로 상경한 김경희 학생(가명·19)은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깜짝 놀랐다. 집안 사정이 넉넉지 못해 고민하던 중 교회에서 마련한 생활관에서 살 수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비용도 한 달에 10만원. 아침까지 제공되며 무엇보다 외로운 타지 생활을 크리스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학사관은 교회가 생활이 어려운 농어촌 지방 출신의 대학생(원)들에게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하는 공동생활 시설이다. 전월세대란으로 청년들이 주거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 교회와 기독교 시설이 대안시설로 자리 잡고 있는 것.

카페 및 스포츠를 통한 문화선교도 지역사회에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다. 지역주민들에게 대화와 소통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새로운 전도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만나교회(담임:김병삼 목사)는 교회 내 카페와 체육관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지역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형교회가 아닌 ‘좋은 교회’를 만들기 원한다는 교회의 비전에 따라 교회 1층에 공익카페 파구스 10호점을 마련했다. 발생된 수익금은 국내외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는 일에 사용된다.

경기도 과천시 청계산 자락 부지에 위치한 과천소망교회(담임:장현승 목사)는 각종 프로그램으로 교인과 비교인들과 만남의 장을 여는 다양한 문화선교를 실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축구, 배구, 탁구, 산악회 등 다양한 스포츠 선교팀을 운영한다. 또 1층에는 교회 카페를 운영해 아름답고 운치 있는 자연 경관으로 주중에도 많은 지역주민들이 모인다.

#교회 절기가 세상에 뿌리 내리도록

그렇다면 사라져가는 교회 문화 중 현대사회에 알맞게 접목해 나가야 할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추태화 교수는 “‘문학의밤’ 행사는 세상과 교회가 인문학을 통해 소통하는 시간인데 신앙만 살아남고 기독교 인문학은 사라지게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하고 다시 되살려야 할 건강한 교회 문화로 꼽았다.

사실 성경은 이야기로 구성된 만큼 기독교와 인문학은 그 뿌리에서부터 관계가 깊다. 하지만 성극, CCM, 다양한 이야기 거리 등으로 비기독교인들이 친숙하게 교회에 다가갔던 ‘문학의 밤’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는 것.

특히 그는 “이러한 교회의 활동은 순수한 복음을 전달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감성을 어루만지고 내면적 세계를 넓힐 수 있다”고 진단하며 “세상 속에서도 바른 인문학적 가치와 소양을 기르도록 도울 수 있다”고 전했다.

시각적 자극에 민감한 현대인들을 위한 ‘성극’도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교회 문화다. 과거 촌극의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깊이 있는 성경 내용의 구현으로 청소년에서 청장년층까지 골고루 배우로 투입해 복음을 보다 흥미 있게 풀어내자는 것이다.

추 교수는 “교단 교육국 차원에서 선교, 전도의 방법으로 성경을 내러티브로 풀어나가는 성극을 개발해 교회에 보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24절기 중 하나인 동지(冬至)날 팥죽을 먹는 풍습처럼 ‘교회 절기’가 세상 문화 속에도 자연스럽게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성탄절하면 산타클로스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기 예수’가 오신 것을 기념하는 날로 기억하고 성육신의 의미를 되새기고 복음에 다가갈 수 있는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기 때문.

이의용 교수는 “성탄절이나 추수감사절을 비롯해 주요 민속명절에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 문화 개발이 필요하다”며 “이는 교회와 사회 모두가 모두 원하는 일”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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