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사의 기독교 기여도 공정하게 기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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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의 기독교 기여도 공정하게 기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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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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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교수(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한국 근현대사에서 기독교가 교육과 의료를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국사 교과서 서술에서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하여 내재적인 발전론을 주장하는 관점에서 기독교의 역할에 대한 공정한 서술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한국의 근현대사에 이루어진 기독교의 다양한 활동들이 역사교육을 통하여 우리의 후손들에게 올바르게 전달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라는 측면뿐만 아니라, 기독교에 대한 긍정적인 호감도를 형성하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초·중·고등학교 국사교과서에서 기독교를 역사적인 사실에 입각하여 올바르게 서술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개항 이후 한국의 여러 종교들 가운데 이러한 민족주의와 민주주의 성립에 필요한 자유와 평등의 근대의식의 성립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기독교이다. 개항 이후에 기독교는 근대화를 자신의 본래적인 과업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나 복음 전파와 함께 근대의식을 형성하고 확산시키는데 기여하였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해하는 여러 관점들이 교과서에서 충돌하고 있다. 첫째는 민족사관이다. 이 민족사관은 우리나라의 역사 발전을 내재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자 한다. 그래서 근대의 교육의 출발과 의료의 출발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을 강조하려고 한다. 민족사관에 입각하여 우리나라의 역사발전에서 우리의 주체적인 역할을 사실에 입각하여 설명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좀 더 객관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할 것이고, 민족사관과 동시에 문화발전 과정은 문화교류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문명교류사관의 입장도 반영되어야 하겠다.

둘째로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우리나라의 한말의 역사에서 일본의 침략에 대해 제국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고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런데 기독교 선교사들의 국내에서의 활동을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비판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고종을 중심으로 한 조선정부는 미국정부가 조선정부를 지원해 주기를 원하였다.

그렇지만 당시 미국은 조선의 내정에 관여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하였고 오히려 선교사들에게도 정교분리의 원리를 지키도록 강조하였다. 조선정부가 근대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을 때 선교사들의 국내 입국이 매클레이를 통해 타진되었고 정부는 허용하였다. 정부는 동도서기론의 입장에서 기독교의 선교활동은 막고자 하였으나, 그들을 통해 근대화의 필요성을 충족시키고자 하였다. 이들은 심지어 을미사변 후에는 고종의 개인적인 안위를 지켜주어야 상황이었다.

일부 학자들은 선교사들이 이권사업에 개입하여 개인적인 이득이나 미국의 이득을 추구한 것을 가지고 제국주의의 침략자라고 규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이라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모든 것이 제국주의라고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선교사들의 과도 있겠지만, 그들의 우리나라 근대화의 역사발전에 기여한 공적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의 근대화 과정에서 했던 역할을 객관적인 근거에 입각하여 공정하게 평가하고 교과서에 서술하여 교육되도록 해야 하겠다. 특히, 개항 이후 기독교의 한국사회의 변화에서 했던 역할을 한 곳에 모아 서술하여 교과서 집필 기준에 명시된 내용이 충족되어야 하겠다. 지금도 기독교와 관련된 내용들이 분산되어 서술되어 있어 개항 후의 기독교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명확하게 인식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므로 여러 곳에 분산된 내용들을 한 곳에 모아 서술하여 개항 이후 기독교가 한국사회의 근대적인 발전에 기여한 역할이 공정하게 인식되도록 해야 하겠다. 아울러, 일제 강점기의 기독교와 관련된 사건인 105인 사건, 한글 보급에서의 기독교의 역할, 여성교육에서의 기독교의 기여 등이 좀 더 보강되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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