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과 함께 캐럴 부르며 '어메이징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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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과 함께 캐럴 부르며 '어메이징 크리스마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12.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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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예술대학교, 지난 18일 '스토리가 있는 음악쉼터' 첫 공연 선보여

'어메이징 크리스마스' 무대를 꾸민 백석예술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들. 왼쪽부터 바리톤 최준원, 소프라노 김은경, 테너 이동명 교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왔음을 알린다. 어둠이 내린 베들레헴 한 켠, 후미진 마구간에서 아기 예수님이 태어나셨다. 피아니스트 정환호 씨는 ‘Silent Night(고요한 밤)’을 연주하며 음악회의 문을 열었다.

지난 18일 백석예술대학교(총장:김영식) 평생교육원은 지역주민들을 초청,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 ‘어메이징 크리스마스’를 선보였다. 소프라노 김은경 교수와 테너 이동명 교수, 바리톤 최준원 교수 등 성악가 3인이 꾸미는 무대에 피아니스트 정환호 씨가 함께 했다.

평일 낮 시간이지만 음악회가 열린 백석아트홀에는 빈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를 안고 온 엄마, 털모자를 쓰고 앉으신 동네 할머니까지 성탄 축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노래가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를 보냈다.

이미 음악계에서 정평이 난 실력있는 성악가들이 직접 꾸민 음악회는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와 ‘투란도트’ 등에 나오는 곡으로 무대를 채웠고, 화려한 무대 매너는 대형 오페라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350석의 소극장 공연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관객과 함께 하는 캐럴이었다. 빨간 머플러를 두른 성악가들이 “울면 안 돼”를 선창하자, 객석에서도 박수와 함께 즐거운 합창을 시작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피아니스트 정환호 씨.
중국에서 온 다문화 가정 주부 판쯔원 씨는 “한국에서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많이 힘들었고, 아이를 키우느라 집에만 있었는데 이렇게 음악회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캐럴을 부르는 시간에 아이가 즐거워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한 백석예술대는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스토리가 있는 음악회’를 마련했다. 서초구가 지향하는 ‘문화예술특구’ 조성에 백석예술대가 초석이 되고자 앞장서 나선 것.

특히 이번 첫 공연에는 서초구에 거주하는 다문화 네 가정이 초청됐고, 지역 국회의원과 서초구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서초구 강석훈 국회의원과 최병홍 서초구의회 의장, 권영중 부의장, 조상현 방배경찰서장, 김기창 서초신문 사장, 남현종 방배3동 동장과 정웅섭 방배3동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여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문화 예술의 저변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는 예술의전당 고학찬 사장도 이날 공연을 관람하면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나눔 활동을 펼치는 백석예술대의 노력에 큰 관심을 표했다.

고학찬 사장은 “문화 예술의 문턱을 낮추고 지역주민들이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는 공연에 감동을 받았다”며 “관객의 몸에 맞는 편안한 공연이야말로 최고의 공연이며, 이러한 다양성이 문화예술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첫 공연을 선보인 백석예술대학교는 내년 1월부터 뮤지컬과 재즈, 국악 등 다양한 음악으로 관객을 초대할 예정이다. 공연은 백석예술대 교수진들이 직접 꾸민다. 그만큼 수준 높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매월 수준급 음악회를 개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백석예술대 김영식 총장은 대학의 사회 기여를 강조하며, 지역주민을 섬기는 대학으로 학교 문화를 바꿔 나가고 있다.

김 총장은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이지만 문화예술의 품격을 누리는 수준은 그에 못 미친다”며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해설이 있는 쉽고 재미있는 공연을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를 준다면 우리 대학의 이미지 재고에도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방배동 주민인 남영자 씨는 “공연을 보면서 훈훈하고 따뜻한 성탄을 느낄 수 있었다”며 “집과 가까운 곳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준 백석예술대학교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스토리가 있는 음악쉼터’는 내년 1월 22일 뮤지컬 갈라콘서트에 이어 3월 26일 ‘봄을 맞이하는 재즈의 향연’ 등 7월까지 총 6개의 문화공연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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