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문화 위해 성경적인 효의 실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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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문화 위해 성경적인 효의 실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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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1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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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선 박사 (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

천주교와 기독교가 중국과 한국에 들어올 때 가장 갈등을 빚었던 문제가 조상제사였다. 기독교는 인간이 죽으면 천국이나 지옥에 간다고 믿기 때문에 조상제사가 없었다. 기독교는 4계명에 따라 살아있는 부모에게 효도를 강조하지만 죽은 후에 부모에 대한 의례가 없었다.  그러므로 기독교 신앙을 수용한 사람들이 유교의 전통문화인 조상제사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중요한 문화적 갈등의 요인이었다.

현재 기독교 안에서 조상제사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는 크게 보아 세 가지이다. 첫째는 기독교가 조상제사를 허용하지 않고 추도예배만을 드리게 함으로 전도하는데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둘째로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직도 설이나 명절에 제사 지내는 가정의 비율이 80%정도이고, 기독교식의 추도예배를 드리는 가정은 11%이다. 셋째로 기독교가 한국 문화 안에서 민족종교로서 자리 잡기 위해서 한국 문화를 어떻게 포용하고 변혁시킬 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이다.

유교문화에서 발전된 죽은 부모에 대한 효의 실천으로서의 제사는 복음전파의 과정에서 새로운 과제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제에 대해 천주교는 제사 제도의 절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토착화를 하였고, 기독교에서는 추도예배를 드리되 절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였다. 유교 문화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남아있는 조상제사와 기독교가 보급하고자 하는 추도예배 사이에서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

추도예배라는 명칭에서 부모를 생각하며 슬퍼하기 보다는 부모를 사모하고 그리워한다는 의미에서 추도 보다는 추모라고 해야 의미상으로 더 타당하다. 추모예배에 대해 제기되는 비판은 제사가 가지는 가족중심주의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고, 절하지 않음에서 오는 무엇인가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절하는 것에 대해 보수적인 교회는 제1-2계명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이해를 확고하게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수용하기가 쉽지 않다.

국민 효에 따르면 유교에서는 동아시아 귀신 신앙의 전통에 따라 조상의 영혼이 제사의 초혼재생을 통해 자손들과 만남으로써 ‘이 세상’에서 생명이 연속된다는 사고를 발전시켰다. 샤머니즘은 한국의 기성종교와 접합되어 모든 종교가 기복주의의 성격을 가지게 만들었고, 기독교도 그러한 요소가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절까지 허용한다면 신학적으로도 한국의 문화적 전통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성도들에게 추모예배의 성격을 잘 가르쳐 건전한 신앙과 함께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해야 하가지고 있던 효도, 조상기림, 가족공동체 유지의 미풍양속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는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파되어 130년이 지났다. 오늘날 유교를 숭상하던 조선이 망한 지 120여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조상제사가 명절마다 지내진다고 하는 것은 그 제사가 우리 국민들의 의식 속에 가족중심주의를 유지해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증명해 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 선조들은 복음의 진리를 따라 온갖 핍박과 어려움 속에서도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서 신앙생활을 해 왔다. 앞으로 기독교는 한국문화를 성경적인 효의 실천을 통해 좀 더 건강한 가족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성경적인 효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야 하겠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착되어온 추모예배를 더욱 기독교신앙에 토대를 두면서 건전한 가족공동체의 형성과 함께 부모님들의 신앙유산을 이어받는 건전한 삶의 자리로 발전시켜 나아야 하겠다. 전도의 초기 단계에서 일부 가족들은 믿고 일부 가족들은 믿지 않을 때에 추모예배와 기제사를 병행하는 단계를 거쳐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과도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가족구성원의 신앙이 성장하면 추모예배로 점차 통일되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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