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혼란 겸손으로 극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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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과 혼란 겸손으로 극복하자
  • 승인 2003.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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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이라크 전쟁과 원인 모를 질병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국내는 국론 분열과 불경기에 시달리는 가운데 고난주간을 맞이했다.

이런 어려움이 우리를 찾아온 근본원인을 규명하는 일은 시사전문가들의 몫이다. 교회는 최근의 일들을 보고 신앙의 눈으로 말해야 한다. 이것은 교회의 책임이다.

신앙의 눈으로 최근의 일을 볼 때 뒤죽박죽이 된 혼란 가운데 선명하게 떠오르는 두 글자가 있으니 ‘교만’이다.

사람들은 하나님 앞에 정말 너무 교만했다. ‘IT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생명공학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부르고 있는 노래이다. 그 IT가 대량살상에 활용되고 생명공학이 낯선 이름의 괴질 앞에 무력한 것은 불행이요 아이러니다. ‘포퓰리즘’도 새로운 목자의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을 것인데 인기 좋아하던 사람이 인기 때문에 주저앉은 사례를 우리는 너무 많이 보아왔다.

고난은 반가운 것이 아니지만 여러가지 유익을 준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40년의 고난을 통해 신앙 민족의 품성과 면모를 갖추었고, 요나는 고기 뱃속의 고난을 통해 불순종에서 순종으로 전환했다. 한국교회의 성장요인 가운데 하나로 고난을 빼놓을 수 없다.

중국교회는 1949년 중국의 공산화 이후 고난을 겪으면서 믿음이 순수해지는 유익이 있었다. 우리에게는 지금의 어려움을 통해 겸손해지고 하나님 앞으로 다시 돌아와 무릎을 꿇게 되는 유익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큰 고난은 무익하고 무의미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반복되면서 점점 커지고 무거워지고 넓어질 것이다. 아니 지금의 혼란과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세계는 하나님 앞에 돌아와 겸손하게 무릎을 꿇어야 한다.

욥은 이유 모를 고난을 당하면서 자기의 결백을 주장하고 하나님 앞에 항변도 했다.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 것 같던 욥기의 논쟁이 바른 결론을 얻은 것은 욥이 겸손하게 “나는 깨닫지도 못한 일을 말하였고 스스로 알 수도 없고 헤아리기도 어려운 일을 말하였나이다.

내가 말하겠사오니 주는 들으시고 내가 주께 묻겠사오니 주여 내게 알게 하소서”(욥 42:3~4)라고 말한 다음이었다.

우리는 겸손으로 이 혼란과 어려움을 벗어나고 그 겸손을 유지하고 증폭해 나가야 한다. 신·구약 성경 가운데서 가장 긴 장인 시편 119편을 지은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는 알지 못하지만 67절의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라는 고백을 통해 무엇인가 잘못된 길로 가다가 고난을 통해서 바른 길로 들어선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기에 이 신앙은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71절)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시편 119편의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주께서 내게 소망을 가지게 하셨나이다 이 말씀은 나의 고난 중의 위로라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기 때문이니이다”(49~50절)를 대할 때 이 혼란과 고난 가운데서 우리 자신이 먼저 말씀을 통해 소망과 위로를 얻고 이웃들에게 그 소망과 위로를 전파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음도 깨닫게 된다.

고난주간에 우리가 힘써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고난받는 이웃을 기억해야 하는 것인데 올해는 이라크 난민을 비롯해 손을 잡아야 할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오늘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은 군마가 아닌 나귀 새끼를 타셨다. 이 일에 대해 스가랴는 “보라 네 왕이 네게 임하시나니 그는 공의로우시며 구원을 베푸시며 겸손하여서 나귀를 타시나니 나귀의 작은 것 곧 나귀 새끼니라”(슥 9:9)라고 주님의 겸손을 찬양하고 있다. 주님은 하나님 앞에 겸손하였고, 하나님의 뜻에 겸손하게 순종하였고(막 14:36), 사람들에게도 겸손하였으며(사 53:6), 겸손하게 사명을 수행하였다. 만왕의 왕이신 주님께서 이같이 겸손의 모법을 보이셨거늘 하물며 부족한 우리들이랴!

지금의 혼란과 고통을 교만에서 겸손으로의 유턴 표시로 해석하자. 그러면 질서와 평안으로의 회전도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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