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으로 찬양하는 '예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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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으로 찬양하는 '예배자'가 되겠습니다”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11.2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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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문재숙과 문하생이 함께 하는 ‘얼쑤 크리스마스’ 공연 열려

“우리는 찬양의 의미를 하나님의 언약궤를 되찾고 어린아이 같이 뛰며 춤추는 다윗의 모습을 정죄한 미갈의 시선이 아닌, 하나님의 시선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30년째 국악을 통해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찬양을 올리고자 노력해온 가야금산조의 인간문화재 문재숙 교수(이화여대)의 말이다.

▲ 가야금산조의 인간문화재 문재숙 교수(이화여대). 그녀는 유명한 예술인이 되기보다, 국악으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예배자’로 서길 원한다. 사진은 국악찬양 공연 실황 모습.

문 교수는 찬양의 도구로 서양음악이 주를 이룬 한국교회에 처음으로 ‘국악찬양’ 공연에 나서며, ‘우리 음악으로 드리는 예배’를 보급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대표적인 예술인이다.

27일 정오 이화여대 한 중식당에서 만난 문 교수는 ‘국악찬양’에 대한 애정과 한국교회 예배 문화를 향한 바람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2006년 미스코리아 진(眞) 이하늬 씨의 어머니이기도 한 그는 “과거에 비해 큰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오늘날 교회에서는 아직까지 국악을 ‘손님’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문 교수가 처음 국악찬양을 드렸던 80년대 한국교회는 장구를 강대상 위에 올리거나 굿거리장단을 사용하지 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국악찬양’에 보수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서양음악이 아닌, ‘우리의 음악’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무슨 큰 잘못이라도 된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영적인 영역의 흑백논리 때문이라고 본다. 예수의 유일성 같은 영적인 측면은 절대적이지만, 혼적인 영역의 문화에 있어서는 다양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국악찬양이 널리 알려지고, 일반화 된 것은 반가운 소식. 문 교수는 “아직 명절이나 행사 때 특송 정도로 할용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래도 한국교회가 전통음악을 점차 포용하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국악찬양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숱한 편견과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그는 유명한 예술인이 아닌, 국악으로 찬양하는 ‘예배자’로 서길 원한다.

“30년이 넘게 국악찬양을 해왔지만, 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날을 회고한 문 교수는 “전통국악과 찬양을 통해 앞으로도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사랑, 은혜를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교수는 ‘우리 음악’으로 드리는 예배의 대중화를 크리스마스를 맞아 국악공연에 나선다. “문재숙과 문하생과 함께 ‘얼쑤 크리스마스’ 공연”이라는 이름으로 오는 19일 저녁 7시 30분 양재 온누리교회 사랑성전(사랑홀)에서 개최된다.

‘찾아가는 무형문화재’ 지원사업으로 (사)죽파류가야금산조보존회와 (사)예가회가 함께 한다. 문재숙 교수의 두 딸인 이슬기 씨와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 씨가 함께 공연자로 나서 풍성함을 더한다.

1부는 죽파제 문재숙 전승 민간풍류,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 등 전통국악으로, 2부는 국약찬양으로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사랑의 꿈Ⅱ △가족 앙상블 ‘이랑’ 특별공연(You raise me up) △대금산조 △캐롤 메들리 등 다채롭고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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