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교회학교, 제 정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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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0년대 교회학교, 제 정신입니까?”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11.22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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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천 3백명이 찾은 교회학교 교사세미나…부천 성만교회 노하우 전수

“지금 교사들은 전통 교회의 수혜자이자 피해자입니다. 1970년대, 80년대, 90년대 교회학교 프로그램이 지금도 쓰이고 있습니다. 세상은 이 만큼 와있는데, 제 정신이 아닌 거예요. 우리 교사들이 멋지게 혁신하면, 교회학교는 일어설 수 있습니다.”

▲ 부천 성만교회가 지난 21일 개최한 교회학교 교사세미나에는 전국에서 208개 교회, 1320여명 교사들이 참석해 교회학교 부흥 노하우를 배워갔다.

# 교회학교 부흥 노하우, 모두 나눕니다.
다음세대 위기가 쉽사리 중단되지 않을 것 같은 게 한국교회 내 대체적인 분위기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오히려 교회학교가 지속해서 성장해온 부천 성만교회. 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이찬용 목사가 안타까운 마음에 목소리를 높인다.

살아 있다. 이 교회의 부흥을 단순히 숫자로 표현하기에는 아깝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고민하는 목회자의 철학과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신앙교육을 향한 교사들의 열정이 빚어낸 열매다.

가장 최근 성만교회 중고등부가 주최한 친구초청잔치 컴앤씨(Come&See)에서 그 예를 찾아 볼 수 있다. 학교 앞 전도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인 끝에 올해 컴앤씨에는 중고등학생이 무려 1천 4백명이 찾은 것.

중고등학생을 교회로 인도하는 것이 지금 얼마나 어려운지 알 만한 사람은 안다. 놀라운 결과다. 자신들과 소통할 수 있는 교회라는 것을 청소년들이 안 것이다. 물론 교사들의 열정이 이 교회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결과이기도 하다.

▲ 올해 성만교회의 중고등학생 초청잔치 컴앤씨(Come&See)에는 무려 천 4백명이나 되는 부천지역 청소년들이 찾아 큰 호응을 이뤘다.

그런데 성만교회는 이 같은 교회학교 부흥 전략을 한국교회에 공유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교사세미나를 열고 있다. 지난 2월 첫 세미나에는 천 2백명이 등록했다. 다시 열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3개월 만에 연 세미나도 정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번 세 번째 교사세미나 역시 전국에서 208개 교회, 1천 3백 2십여명이 넘는 교사들이 현장을 찾았다.
어쩔 수 없이 받은 인원이 백명을 넘어섰다. 그래서 의자에 앉지 못한 교사들이 강단 앞 맨바닥에 앉아서 들어야 했다.

현장에서 지켜본 교사세미나는 잔치 분위기 같다. 딱딱한 강의가 아니라 사례 중심으로 나누다보니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교사들의 눈빛은 반짝반짝 빛난다. 하나라도 더 얻어가려고 열심히 메모한다.

또 교회 앞마당에는 붕어빵, 달고나 등 교사들이 시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교사와 교인들은 새벽부터 나와 직접 만든 도시락을 참석자들에게 정성껏 대접했다. 활기가 넘친다.

# 전국 40만명이 함께하는 ‘꿈을 먹고 살지요’
성만교회의 다음세대 신앙교육 사역은 특화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역이 5월 5일 어린이날마다 열고 있는 ‘꿈을 먹고 살지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며 올해 처음으로 열지 않았지만, 성만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자는 뜻에서 13년째 ‘꿈을 먹고 살지요’를 준비해오고 있다.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서른 개의 부스를 마련해 누구든 마음껏 즐길 수 있어, 2013년에는 시민 2만 5천명이 함께했다. 더구나 대부분 준비와 자원봉사는 교인들이 맡지만, 교회는 공식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시민단체와 관공서가 연대해 함께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안다.

지금은 전국의 10여개 교회가 함께하게 되면서, 약 40만명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다.

교육세미나에서는 바로 이런 사역들을 위한 노하우가 전수됐다. 교회들은 불필요한 실패를 줄이고 교회학교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그래서 세미나는 강좌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상당히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내용들이 전해졌다.

예를 들자면 교회학교에서 설탕을 녹여 모양을 만드는 ‘달고나’ 부스를 운영할 때, 여기에 필요한 기구와 재료, 배합비율, 가열시간 등을 세미나에서 알려준다. 정말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성만교회는 아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이 노하우를 확인하는 데 5년이 걸렸다.

세미나에서는 교역자뿐 아니라 일선 교사들도 자신들의 사역 경험과 간증을 나누며 참석자들과 소통한다.

발달장애우를 위한 사랑부 예배, 부모와 함께 하는 영아부 예배, 아동부 프렌즈데이와 새내기 여행, 반별 부흥전략, 독서마라톤, 예비 고1을 위한 성인식 여행, 담임목사님과 함께하는 파자마 토크, 여기에 교회학교를 돕는 당회 등.

성만교회는 이 모든 프로그램 기획과 전략 등 자료를 참여 교회에 공유했다. 언제든 연락하면 알려줄 수 있다는 게 이 교회의 방침이다.

▲ 교회 앞마당에는 교회학교 분야별 사역을 소개하는 여러 전시와 시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교회학교가 없어도 참석할 수 있습니다”
세미나에서 만난 서울 강서구의 한 개척교회의 정00 사모가 눈물을 글썽인다. 개척한 지 5년째 됐지만, 지금은 교회학교가 없다. 얼마 전 한 명의 아이마저, 큰 교회에 가고 싶다고 해 보내줘야 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주일학교라고 말한다.

정 사모가 세미나에 오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신문에 난 세미나 광고문구 때문이었다.

“교회학교가 없어도 참석할 수 있습니다”.

용기가 났다. 그런데 얼마 전 이찬용 담임목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어떻게 사모님 혼자서 참석할 수 있었느냐’고 물었다. 교회 사정을 전해들은 이 목사는 흔쾌히 세미나에 초대하며,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교회학교가 세워질 수 있도록 교사들을 봉사자로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단 한사람이 아쉬운 개척교회에 훈련된 교인들이 잠시라도 함께한다는 것은 수백, 수천 교인이 부럽지 않은 일이다.

“교회학교가 없는 교회들이 정말 많습니다. 다음세대 교육을 위해 꿈꾸는 이런 교회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세미나가 제게는 큰 감격입니다”.

성만교회는 이번 세미나에 한 교회에 100명 이상의 등록은 받지 않는다고 광고를 내기도 했다. 더 많은 교회와 교사들이 배워갈 수 있도록 한 배려다. 한 실무간사는 세미나가 마감이 되는 경우가 있냐는 항의도 받았고, 3일 전부터는 양해를 구하느라 마음이 어려웠다고 한다.

등록을 못했는데 참석만 하게 해달라는 문자를 보내거나, 당일 무작장 찾아온 교사들도 있었다. 불편함은 감수하겠단다. 목포에서 온 교사 2명은 새벽 1시에 교회에 도착했다. 제주에서 대구에서 전국에서 모였다.

"가서 제자 삼으라 나의 길을 가르치라. 세상 모든 영혼이 네게 달렸나니~" 

이런 교사들이 있어 그래도 교회학교를 포기하기는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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