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가 선천적? 최근 연구에서 뒤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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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가 선천적? 최근 연구에서 뒤집혀”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1.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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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학연구협회, 동성애 선천성 반박하는 기자회견 열어
▲ 길원평 교수가 동성애의 선천성에 대한 최근 연구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성과학연구협회(회장:민성길)가 오늘(21일)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는 주장의 허구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협회가 내놓은 신간 '동성애 과연 타고나는 것일까(라온누리)' 출간 기념식을 겸해서 열렸다.

인사말을 전한 민성식 회장은 “동성애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핫이슈”라며 “과학을 맹신하는 사회에서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는 과거 연구가 뒤집혔음에도 계속해도 그 내용이 언론에 노출되며 혼란을 주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성에관한 올바른 지식이 일반에 알려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책의 대표저자인 길원평 부산대 교수는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면 그들은 동성애에서 벗어나려 애쓸 필요가 없고 우리도 그들을 인정하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천성 연구’가 중요하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 등에서 ‘동성애의 선천성이 입증됐다’는 1990년대 연구만 알려지고 있는데, 2000년대 들어 이를 완전히 뒤집는 이론들은 알려지지 않고 있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길 교수는 “동성애가 선천적이라면 치유도 불가능하게 돼, 그들의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하다”며 “유럽은 1990년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모든 정책이 결정돼 버려 동성애를 완전히 인정했는데, 한국도 그 길을 따라갈 것인지 지금 기로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길 교수는 이어 ‘동성애 유전자의 존재 여부’와, ‘동성애를 유발하는 두뇌 구조의 존재 여부’, ‘일란성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 비율’ 등 서구에서 20여 년 전부터 계속된 동성애 선천성 관련 연구 논쟁들을 소개했다. 

길 교수에 따르면 ‘동성애자와 일반인의 두뇌 크기 차이’ ‘일란성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 비율’에 있어서도 1990년대는 동성애가 선천적일 가능성이 있다는 논문이 발표됐으나, 10년 만인 2000년대 들어 조사 대상을 확대하고 과학이 발전하면서 전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길원평 교수는 “최신 연구들을 보면 일란성 쌍둥이의 동성애 일치율은 10% 내외에 불과하고, 동성애가 유전자와 태아기의 호르몬에 의해 결정되지 않음이 분명히 나타난다”며 “선천성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선천성에 의해 동성애가 결정되는 것이 전혀 아니고 선천적 요인은 간접적 이유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길 교수는 “동성애의 후천적 요인으로는 ‘부모의 잘못된 성역할 모델’, ‘유년기의 불안정한 성 정체성’, ‘잘못된 성 경험’, ‘영화나 음란물 등 문화적 요인’,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회 풍토’ 등이 있고, 선천적 요인으로는 외모나 목소리, 체형 등이 이성(異性)처럼 보이는 것 등이 있다”며 “동성애는 육체적 쾌감 뿐 아니라 정서적 친밀감을 나누고, 두 인격체 사이에 이뤄지므로 상대가 관계를 지속하기 원하기에 다른 의존이나 중독보다 끊기가 더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처럼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동성애의 선천성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온라인에는 옛날 자료들만 소개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질의응답에서는 이태희 변호사와  민성길 회장 등이 참여했다. 이태희 변호사는 “동성애는 과학적·윤리적 이슈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철학적 이슈라고 생각한다”며 “동성애는 일종의 철학적 표현이기 때문에, 이번 발표가 큰 반향을 일으킬 것 같지만 한편으로 묻힐 것 같은 이유는, 동성애 지지자들은 과학이나 윤리가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이들은 선천적이라는 것 외에도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이유를 주로 드는데,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제한하자는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동성애를 금지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이 추진 중인 차별금지법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동성애를 자유롭게 인정하되 동성애를 비판할 자유도 보장해 달라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동성애는 선천적이라는 주장의 허구를 밝힌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동성애가 타고난 것이라고 오해하게 만들었던 서구의 왜곡된 1990년대 연구결과들이증거로 많이 인용되고 있다"며 '잘못된 것으로 이미 밝혀진 1990년대 연구결과들을 증거로 인용하지 말 것', '동성애가 선천적인 것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정보를 유포하지 말 것', '최신 연구 결과들을 소개하여 동성애에 대해 국민들이 바른 지식을 갖도록 해줄 것', '과학 자료를 왜곡하여 특정 집단에게 유리한 법을 만드는 데 근거자료로 활용하지 말 것'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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