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해임위한 무리한 소송” vs “총회 뜻 위반하는 개인 사학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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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해임위한 무리한 소송” vs “총회 뜻 위반하는 개인 사학 전락”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1.1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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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혼란 가속... 앞으로의 향방은?

법원이 총신대 재단이사장 김영우 목사가 제기한 총회결의효력정지가처분을 받아들였지만 예장합동 총회(총회장:백남선)와 증경총회장단, 신학생들까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1민사부(재판장:김재호)는 지난달 31일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며 “제99회차 총회결의와 관련한 본안판결 확정시까지 총회 결의의 효력을 정지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총회결의는 중대한 하자가 있어서 위법하다”며 그 이유로 “△채권자(김영우 목사)를 비롯한 이사들이 정관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총회 내 공직이 박탈되고 목사직이 정지되는 등의 결정은 채권자의 학교 법인 이사 및 이사장 지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총회결의는 학교법인 이사회에 정관개정을 지도하는 차원을 넘어서 사립학교법에서 정한 이사회의 의결사항인 정관변경권 및 임원의 임면권을 사실상 행사하는 것을 허용하게 되며 △각종 내부 규정을 통하여 보장된 대상자의 절차적 권리를 형해화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이같은 판결은 본안이 소송이 끝날때까지 총회가 재단이사회를 상대로 직접 이사 임기를 제한하거나 총회실행위를 통해 재단 및 개방이사를 선출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

법원의 판결을 두고 교단 내에서는 “가처분과 본안 소송이 별개이므로 본안 소송을 승소하면 총회 결의가 준수 될 수 있다”는 입장과 “제99회 총회 결의가 감정적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고, 본안 소송을 이길 가능성이 적으므로 밀어붙이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원의 결정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고 밝힌 한 합동 측 중직자는 “이사장의 해임 권한은 재단이사회의 의결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총회가 사실상 이사장을 해임하기 위해 결의를 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회가 단순한 정관개정 차원을 넘어 이사회 정관개정을 지시한 것도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 총회장을 비롯해 학교 주요 구성원들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백남선 총회장은 지난 10일 “총신대 재단이사는 총회의 뜻을 따라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학교를 운영하는데 이사 신분으로서 다소 개인적인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총회의 뜻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사태에 대해 총신대 재단 이사들의 결단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그는 또 “총회의 뜻을 저버리고 사학법에 의해 신분을 보장받고 학교를 운영한다면 총신은 총회와 무관한 개인 사학이 될 수도 있기에 추호도 이런 여지가 없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에 교단 내 시니어들도 힘을 더했다. 증경회장단 회장인 서기행 목사는 지난 10일 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증경총회장단 총회에서 “제99회 총회 결의는 반드시 준수되어야 하고 헌법을 위반한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증경총회장단의 입장을 밝혔다.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총신대 사태가 총회 결의대로 이행되어야 한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혼란의 와중에 당사자인 총신대 교수 일부와 학생들은 당분간 강경방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신대신대원 교수 14인은 지난달 23일 재단이사장의 가처분 소송을 비판하면서 재단이사장과 총장의 사퇴를 주장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신대원 원우회는 그동안 원우회가 주도했던 재단이사장과 총장 반대운동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체제를 전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총신대학 학생들도 서명운동에서 반대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으며 동문들과의 연계를 시도하는 등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총회 임원회의 결의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학교 측은 총회의 결의를 존중하고, 총회는 결의의 무리함을 인정하는 선에서 모종의 타협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임원회의는 현재 외유중인 백남선 총회장이 11월 중순 귀국한 뒤에야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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