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 청년 절반 ‘성 경험’, 이제 교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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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청년 절반 ‘성 경험’, 이제 교회는?
  • 이인창 기자
  • 승인 2014.11.1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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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탐구센터, ‘기독 청년들의 성, 어떻게 지도할까?’ 세미나 개최

IVF 한국교회탐구센터(소장:송인규)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미혼 기독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 인식’ 설문조사 결과, 남자의 59%, 여자의 44%가 성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로 보면 무려 52%나 된다.

성관계 지속 비율도 주 2~3회 5.4%, 주 1회 16.1%, 월 2~3회 22.4%로 조사됐고, 지금까지 성관계를 가진 대상자 숫자도 남성은 평균 6명, 여성은 3.2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발표된 이 같은 결과는 성에 있어서는 교회 청년들은 보수적일 것이라는 통념을 여지없이 깨는 것이었다.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성에 대한 개방적 인식과 태도가 교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 결과로 평가된다.

기독 청년들의 성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는 이 때, 교회는 청년들의 성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사역자들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까?

# 성 자체보다 성 왜곡이 더 큰 문제
20대 후반의 미혼 기독 청년 A씨는 상당한 연봉을 받는 대기업 직원으로, 집안 또한 부유해 다른 사람이 보기에 아쉬울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있다. 매일 밤 음란물을 보는 그는 십계명을 어겼다는 죄책감에 자신을 늘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청년들이 상담을 요청해오면 담당 교역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난 17일 개최한 '기독 청년들의 성, 어떻게 지도할까?' 세미나.

한국교회상담센터가 지난 17일 개최한 ‘기독 청년들의 성, 어떻게 지도할까?’ 세미나에서 성 상담전문가 김미랑 소장(탁틴내일연구소)은 사역자는 우선 성을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과 관련한 당연한 인식조차 교회 안에서는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아 청년들이 성 상담 자체를 꺼린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교회 내 보통의 분위기는 성 담론 을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많다. 이렇게 될 경우 기독 청년들은 오히려 성에 대한 왜곡, 자기 죄책감 등에 시달려 더 곤경에 처할 수 있다. A 씨의 경우 상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더 깊은 늪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

▲ 탁틴내일연구소 김미랑 소장

김미랑 소장은 “성 호르몬이 가장 왕성할 때 청년들이 충동을 조절하기는 더 어렵다. 이 때 성에 대한 억압이 많아지면 죄책감으로 성 자체를 불편하게 느끼게 된다”며 “사역자들은 청년들이 성에 대한 태도와 신념, 정체성, 역할을 스스로 살펴보도록 돕고 마음을 열고 대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성 중독 갈수록 심각, 교회가 나서야
최근 10대 청소년, 20~30대 청년들이 엄청난 양의 음란물에 쉽게 노출되면서, 사랑하고 이성교제를 하기 어려울 정도로 성 중독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성 상담자들이 자위 등을 일부러 허용하는 입장도 취했지만, 지금은 조금 다른 차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미랑 소장은 “음란물에 지나치게 빠져, 이성과 교제하고 사랑하는 것조차 감정노동이라는 청년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가장 큰 문제는 젊은 세대들이 인간관계를 맺는 능력을 갈수록 상실해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김 소장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연애가 아니더라도 교제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오픈된 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럴 때 음란물 중독, 왜곡된 성 인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 가정 안에서도, 학교 안에서도 청소년, 청년들의 성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측면에서 종교, 특히 교회 안에서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년 사역자들은 성 상담을 할 때 관련된 인지, 행동, 정서적 특성, 성문화 실태의 이해, 개방적 의사소통 등 기본적인 이해와 지침을 갖춰야 한다. 무엇보다 성에 관한 대화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고 성에 관한 관심과 행동을 명료화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청년들의 발달과정에서 일어난 경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교회 안에서 성 상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성폭력에 관한 것이다. 청년, 특히 청소년들은 성적 자기결정권이 침해돼서는 안되며 성폭력은 일방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범죄임을 인식 시키는 것이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성적으로 민감한 사람이 스스로 통제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성폭력을 당한 경우에도 신뢰를 쌓고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개입해야 한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가해자들에 대한 지도이다. 성폭력 가해자들이 평균적으로 처음 범행을 저지른 나이가 15세, 첫 치료는 33세라고 한다. 만약 15세 전후에 적절한 지도로 신체접촉 경계를 분명히 하는 인식을 갖게 했더라면 더 많은 범죄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 남녀 간 스킨십은 어디까지?
이번 성세미나에서 송인규 소장(전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기독교적 관점에서 성은 하나님의 선물이며 자연스럽고 선하고 거룩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데이트 간에 있어 남녀간의 스킨십은 이웃 사랑의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한국교회탐구센터 송인규 소장

보통의 남성은 여성에 비해 공격적인 스킨십 양상을 보인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복합적이며 다양한 요소가 고려된다. 성경에서 스킨십을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은 없다. 이 때문에 기독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견해가 갈리기도 한다.

이를 송인규 소장은 ▲엄정한 금지 ▲철저한 단속 ▲신중한 허용 ▲과감한 완화 네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엄정한 금지’와 ‘철저한 단속’은 스킨십에 대해 상당히 보수적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신중한 입장’과 ‘과감한 완화’는 표현대로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스킨십에 보다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모두 성관계까지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송인규 소장은 “개인적으로는 남녀가 손을 잡고, 안아주고, 가벼운 입맞춤을 할 수 있다고 보지만, 스킨십은 서로가 헤어진다 하더라도 후회할 바를 남기지 않는 수준이 적당하다”고 제안했다. 혹시 다른 사람과 결혼해도 부끄럽거나 후회를 남기지 않는 수준에서 친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스킨십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또 청년들은 남성과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차이를 숙지해야 하고, 배우자와 결혼생화를 위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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