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장은 숫자가 아니라 ‘영향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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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성장은 숫자가 아니라 ‘영향력’이죠”
  • 김목화 기자
  • 승인 2014.11.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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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회’ 원로 임종수 목사

기존 틀 깨 ‘큰나무교회 33년 교회사’ 담아
소속 교단 없이 시작... ‘큰나무’로 자라기까지

보통 ‘교회사’를 담은 출간 서적들을 살펴보면 연대별 사진이나 도표로 정리된 연혁들로 가득하기 마련이다. 마치 교회 이력서같은 느낌도 든다. 말그대로 교회사를 담아내는 기록물이기에 왜 시간순대로 사진을 나열하고 역사의 기록들을 써내려갔느냐고 물을 수는 없겠지만, 꼭 교회사를 그렇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럼 어떻게 만드냐고? 성전 사진 한 장 없는 교회사 책, 하지만 그교회의 무수한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큰나무교회(서울 강서구 개화동, 담임목사:박명룡, 원로목사:임종수)의 독특한 교회사 ‘이런 교회, 큰나무교회 33년의 이야기’(토기장이)를 보면 무릎을 탁 칠 것이다. 게다가 개교회 역사서 최초로 일반 서점에도 배포됐다. 큰나무교회 교인이 아니어도 누구나 함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기 때문이다.

‘이런교회’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원로목사 임종수 목사의 공이 컸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편년체(연월일 순으로 기록), 인물 중심의 형식을 탈피했다. 또 객관성 유지를 위해 외부 필진(박명철 기자)를 저자로 선정해 쓰게했다. 기자인지라 교회와 관련된 인물들을 인터뷰할 수 있었고 방대한 교회 자료를 활용해 교회사와 관련해 집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임종수 원로목사는 월간 미술잡지 편집장이자 카피라이터 출신. 그림 실력도 남달라 삽화도 직접 그려냈다. 책 내용 사이사이에 ‘임종수의 한 꼭지 교회사’도 썼다.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요소를 마련한 것이다. 표지의 ‘이런 교회’의 책 제목도 임 목사가 직접 쓴 캘리그라피다.

▲ 임종수 원로목사(왼쪽)와 큰나무교회 담임 박명룡 목사(오른쪽)

큰 나무도 어린 묘목인 시절이 있듯 ‘큰나무교회’는 ‘어린이교회’로 시작된 교회다. 이 책은 1978년 성탄절 교단 소속 없이 서울 봉청동에 20평짜리 방을 얻어 개척한 ‘어린이교회’을 시작으로, 1983년 기독교 성결교단 시은교회로의 재도약, 그리고 서울 방화동으로 이사할 수 있게 된 12억4천만 원의 기적같은 이야기, 2011년 2월 임종수 목사가 원로가 되고 박명룡 목사가 취임하기까지의 사역을 담았다.

큰 틀은 교회사를 담았지만 ‘이런 교회’에는 큰나무교회의 궂은 이야기도 함께 담겼다. 임종수 목사의 자비량 목회, 야심차게 해나갔지만 실패한 헌금 훈련, 이단시비에 붙는 등 웃기기도 울리기도 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임종수 원로목사는 “지난날의 목회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기에 가능했다”며 “큰나무교회가 한 일이 아니라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박명룡 담임목사에게 “지금 출석 교인이 몇 명입니까”라고 물어면 둘 다 이렇게 말한다.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요. 저희 교회가 숫자를 중요시하지 않아서.” 임종수 원로목사는 “교회의 성장은 교인수가 아닌, 교인들의 영향력과 비례한다”고 말한다. 임 목사는 “교우들이 먼저 바로 사는 모습을 통해 그 영향력을 넓혀나갈 때 비로소 누군가를 설득할 수 있다고 믿는다. 교회 부흥도 마찬가지여서, 숫자가 아니라 ‘영향력’이 진정한 부흥”이라고 강조한다. 게다가 큰나무교회는 이 교회를 다니겠다고 멀리서 찾아온 사람에게 “집에서 가까운 교회에 다니라”고 돌려보낸다.

교회 이름을 ‘큰나무’로 정한 것은 교회 바로 옆에 수백년 된 고목들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마태복음의 ‘겨자씨’ 비유를 염두에 둔 작명이기도 하다. 겨자씨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이지만 다 자라면 새가 앉을 수 있다는 비유다. 하지만 임종수 목사는 ‘큰나무’가 덩치보다는 나무가 드리우는 그림자가 커지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그림자는 해를 거듭할수록 더 아름드리 ‘선’한 영향력으로 드리워지고 있다.

큰나무교회는 ‘이런 교회’ 말고도 어린이를 위한 교회사와 사진 화보집도 출간할 계획이다. 큰나무교회의 맛있는 열매들이 무르익어가는 향기가 세상 속으로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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